현재 '모래 군의 열두 달'(레오폴드), '환경윤리'(데자르댕), '동물해방'(싱어)를 읽으려 하는데 더 읽고 싶어서 두 권 정도 더 추천 부탁드립니다!
아직 환경윤리에 관한 내용을 포괄하는 교과서나 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데자르댕의 책이나 싱어의 <실천윤리학>에서 환경윤리와 관련되는 부분들을 읽어보시고 주제를 조금 더 좁혀보면(예컨대 기후윤리, 동물윤리 등) 접근성이 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최근에 알게 된 책이라 직접 읽어보진 못했는데, 최근에 발간한 김일방 씨의 <환경사상의 흐름>이나 <환경문제와 윤리>가 괜찮아보입니다.
저는 좀 비판적으로 읽긴 했지만, 제인 베넷의 『생동하는 물질』이 꽤 재미있긴 하였습니다. 쓰레기나 금속 등도 일종의 '생명'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소위 '비인간 행위자'의 관점에서 생태 문제에 접근하더라고요.
(1) 질문자님이 관심을 가진 영역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통상 환경 윤리(enviromental ethics)라 하면, 환경을 (인간과 같은) 윤리적 고려대상으로 삼을 이유와 있다면 그 방범과 규범 등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여러 교차점이 있지만, (자연 환경이 아닌) 동물만으로 국한된 동물 윤리(animal ethics), 생명공학의 발달에 따라 개입할 수 있게된 자연현상(예컨대 배아, 줄기세포, 복제생물)으로 국한된 생명윤리(bio ethics)와 구분됩니다.
또한 환경 윤리는 광의의 환경 사상(thoughts about enviroment)과도 구분됩니다. 통상 이 흐름에는 (a) 자연의 신비/영적/심미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흐름 (뉴에이지, 히피, 여러 종교 전통, 딥 에콜로지)과 (b) 인간의 환경 파괴로 인해 발생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작된 흐름 (공해, 환경병, 기후 위기, 보존생물학), (c) 그리고 (a)/(b)의 환경 운동 흐름에 명확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응용윤리학적 흐름이 있습니다. 통상 여기에 동물 윤리/생명 윤리/환경 윤리가 들어가 있죠.
(@sophisten 님이 추천해주신 책은 대체로 (a)-(b)에 집중되어있는 편입니다. 반대로 라쿤님의 책은 (c)에 가깝고요. @YOUN 님의 추천은 좀 특이한 편인데, 굳이 분류하면 (c)에 가깝습니다. 환경 문제에 대한 메타적 이론을 만들려는 흐름이니깐요. 다만 피터 싱어와 같은 윤리학 전통과는 구분된, 일종의 형이상학/행위자 이론입니다.)
(2)
통상 (a)에 해당하는 책이
(언급하신) 레오폴드, <모래 군의 열두달>
고전적으로는 <월든>이나 존 뮤어의 책들이 있을 겁니다.
(b)에 해당하는 책으로는
레이첼 카슨의 책들이 고전으로 여겨집니다. (한국에도 전집이 번역된 걸로 기억합니다.)
최근 책으로는 아미타브 고시의 <대혼란의 시대><육두구의 저주>를 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본 책이라 영미권에서 시작된 정전 리스트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지만
이시무레 미치코의 <고해정토>(미나마타병에 관한 논픽션입니다.)도 좋은 책입니다. (검색해보니 최근 개정판이 나왔네요.)
(c)에 해당하는 책은 국내에는 드문 편인데
말하신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도 있고
피터 싱어가 편집한 05년 <응용윤리>에도 해당하는 주제를 다룬 챕터들이 있습니다. (다만 원서 자체가 제 기억으로는 90년대에 나온 책이라 좀 낡은 감이 있습니다. 그때에 비해 환경/동물/기후/생명 윤리가 압도적으로 주목을 더 받는 상황이라서요..)
국내에선 그래도 피터 싱어책들이 이런 주제를 접하기 좋을겁니다. 라쿤님이 말하신 <실천윤리학>도 그런 책이고요.
영어가 되신다면, 다음 SEP 아티클도 유용할겁니다.
https://plato.stanford.edu/entries/ethics-environmental/
https://plato.stanford.edu/entries/justice-climate/
https://plato.stanford.edu/entries/theory-bioethics/
https://plato.stanford.edu/entries/moral-animal/
(통상 학술적인 범위에서 응용윤리는
(a) 70-80년대 낙태, 배아복제, 유전자 문제를 둘러싼 사회점 담론에서 보다 엄밀한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려던 응용윤리-생명윤리의 흐름이 있었습니다. 이 범위에서 개발된 툴들이 이제 피터 싱어 등을 통해서 광범위한 영역으로 뻗어나갔고 그 중 하나가 (b) 동물 윤리와 비즈니스 윤리 같은 영역이였죠. 이제 환경 문제와 인류세 문제와 더불어, 생물학의 철학 등과 엮여서 (c) 환경 윤리에 대한 본격적인 담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좀 더 복잡한 생명 현상에 대한 이야기들도 적극적으로 논의에 들어와서 오늘날 환경 윤리는 좀 더 전통적인 윤리학 논의를 넘어서는 편입니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으시다면, 생명윤리부터 보시는게 좋을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