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철학과 학부생 2학년입니다. 서강올빼미에 가입한 지는 좀 됐지만 글은 차마 못 쓰고 선생님들의 글들을 보면서 제가 철학에 대해 갖고 있는 마음을 키워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에서 정말 선생님들께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은 것이 생겨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철학에 대한 배움도 짧고 배경지식도 많은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특정 주제에 관해서 고민을 굴려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요즘엔 인간의 윤리적 행위의 근원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윤리적 행위의 근원은 인간의 감정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특히, 이성을 중심으로 윤리적 행위를 설명하려고 한 윤리학자들에 대해 든 생각이 "그건 감정이 발현된 이후의 행위를 규율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맹자의 사단설과 비슷한 맥락이기도 한데요. 우선 그 윤리적 사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그 "계기" 자체는 이성적인 작용이라기보다 감정적인 작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이성 중심의 윤리학자인 칸트의 경우에도 도덕법칙에 대한 '존경심'이 그 행위의 기초가 된다고 볼 때, 그 윤리적 행위의 근원을 이성으로 환원해서 설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최근 감정 중심의 윤리학자라고 일컬어지는 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아직 생경해서 그런지 무엇부터 읽어보면 좋을지 감이 잘 안 오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러한 고민을 말씀드린 것도, 제 상황을 부족하게나마 설명드리고 이와 관련한 공부에 실마리를 얻고 싶은 마음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물론 흄에만 국한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생님들이 보시기에 이러한 궁금증을 갖고 있는 제가 어떤 것을 읽어보면 좋을지 추천해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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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cognitivism쪽으로 봐도 도움될 것 같습니다.

https://www.jstor.org/stable/2181987#metadata_info_tab_contents

이 논문도 좋고요,

David Brink의 Moral Realism and the Foundations of Ethics 란 책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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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메타윤리학의 간략한 '구도'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된 글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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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자료 몇가지 서지사항을 알려드릴게요. 배움에 대한 열정이 크신 만큼 앞으로 크게 되실 분 같아요. 부디 열심히 노력하셔서 바라시는 것들을 이루세요!

  1. 흄 도덕이론의 덕윤리적 조명 : 감정과 행위 그리고 아크라시아 문제를 중심으로, 양선이 (哲學 123집, 2015 여름, pp.47-69, 한국철학회)

  2. 윤리학에서 감정의 위치와 역할, 박정순 (哲學, 55(1998.5), pp.307-335, 한국철학회)

  3. 인간의 감정과 도덕 능력, 서병창 (가톨릭철학. 제6호 2004. 3, pp.17-51)

  4. 흄의 도덕 인식론 : 이성과 감정의 도덕적 역할과 관계, 전영갑 (大同哲學. 제24집 2004. 2, pp.411-437)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시고요, 다음에 또 서강올빼미에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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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읽어볼만한 자료들 추가합니다.

  1. 칸트의 도덕 감정에 대한 체계적 고찰, 박필배 (칸트연구. 제15집 2005년 6월, pp.163-190)

칸트의 도덕 감정에 대한 이론은 그동안 윤리학 내에서 그리 관심을 받지 못해왔는데, 그것은 인간 개개인의 구체적, 경험적 요소를 배제하는 칸트적 해석은 도덕이론에 있어서 도덕적 내용이나 감정의 위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논문 5는 이와는 다른 해석을 전개하려 시도하는데요, FreeWheel 선생님의 관심사와도 연결되는 듯하여 위 논문을 읽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1. 도덕 원리의 형성에서 기능하는 감정의 법칙 : 현상학적 윤리학을 중심으로, 이길우 (고려대학교 人文論集, 41('96.12), pp.123-137)

여기서는 흄의 감정 도덕과 칸트의 윤리학에 대한 후설의 비판을 다루고 감정의 경험독립적 법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흄과 칸트에 대한 위의 논문들을 읽어보신 후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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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non-cognitivism의 경우에는 특히나 더 제 관심사와 비슷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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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윤리학은 이름만 들어봤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테마들이 있었군요… 좋은 링크 고맙습니다:)

우선 따뜻한 격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알려주신 문헌들도 너무 제 관심사에, 특히 흄이나 도덕 감정에 관련해서,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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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윤리학을 “감정” 중심으로 독해하는 것보단 아무래도 이성 중심으로 독해하는 것이 더 주류인 것 같네요.. 그럼에도 저는 칸트 윤리학 또한 감정 중심으로 읽어낼 수 있다고 믿어서(이쯤되면 신앙이 아닌지.. 물론 맹목적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알려주신 박필배 교수님의 글에 더욱 관심이 가네요..!!! 또한 개인적으로 후설 현상학에 관심이 있어서 현상학적 관점으로 풀어낸 것도 재밌게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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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al Sentimentalism에 대한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항목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Moral Sentimentalism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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