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바로 철학의 황금기?

"2022년 지금이야말로 철학의 황금기가 아닐까?" 라는 사뭇 도발적인(?) 트윗이 눈에 띄어 공유해봅니다.

https://twitter.com/n_g_laskowski/status/1526585115542859777?s=20&t=clDfyoS4h4CXrfB1KzyBnQ

https://twitter.com/n_g_laskowski/status/1526605090563379205?s=20&t=clDfyoS4h4CXrfB1KzyBnQ

https://twitter.com/n_g_laskowski/status/1526606486046027777?s=20&t=clDfyoS4h4CXrfB1KzyBnQ

물론 요는 "황금기" 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있겠습니다만 ...

여러분은 적어도 위 트윗에서 언급된 사안들, 요컨대

  • 다변화된 철학적 주제들
  • 다양한 배경의 철학자들
  • 명료한 글쓰기
  • 높은 (경제적) 접근성

등의 사안들 및 그 의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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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것에 동의하는 동시에 황금기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2) 적어도 지금 철학에서 가장 불만인 지점은, 더 이상 거대 이론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죠. "다변화된 철학적 주제들"이라는 말처럼, 요즘은 "X의 철학"이라는 형태가 무한한 변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온갖 과학과 사회과학 분과, 예술 장르들, 중요해 보이는 사회/문화적 개념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거대 이론이 사실상 결핍되어 있죠.

거대 이론의 결핍이 아쉬운 점은, 철학이 그 동안 해왔던 일 - 즉 일종의 시대정신을 제시하는 일-을 더 이상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시대정신이라는 단어가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간단히 예를 들자면, 당대에 존재하는 모순적인/문제적인 상황들을 해결해 나름의 정합적인 체계를 만들려는 노력 정도로 하겠습니다. 예컨대, 근대 철학이 근대 과학과 유럽 외의 타자들을 발견하면서, 생긴 의심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처럼 말이죠.

(3) 나아가 적어도 영미권 분석 철학은 대중과의 괴리도 심합니다. 대륙 철학도 별반 다르진 않지만, 그래도 철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이라면, 대부분 대륙철학을 곧 철학이라 알고 있죠.

(4) 전 소문자 철학은 생존하겠으나, 과거처럼 어떤 시대정신을 제시하는 철학이 가능할지, 혹은 누군가가 여기에 도전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고, 어쩌면 포기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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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황금기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서울에서 박사과정 밟을 돈이 없어 공부를 포기하거나 미국으로 가야만하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강제로 놓여버린 저에게 좋은 때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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