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 Overfitting and Heuristics in Philosophy, by Timothy Williamson

최근 이런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검색에 걸리기로는 이 주소에서 정보가 나와야 할 듯한데, Page Not Found 에러가 나는 걸 보니 관리자 실수로 올라온 페이지를 코브스가 캡쳐해서 올린 건지… 뭔지 잘 모르겠네요.

여하간, 도서 설명이나 제목으로만 봐서는 철학의 방법론에 관한 (어쩌면 보수적인) 윌리엄슨의 견해가 소개되나봅니다. 특히, 초내포주의(hyperintensionalism)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소개된다는 설명이 인상적입니다.

거의 훑어보지는 못했는데, 구글링으로는 이 책의 제1장제2장의 초고가 확인되네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앞 두 장만 빠르게 훑어보시는 것도 즐겁겠습니다.

(방금 제2장만 훑어봤는데 꽤 재미있네요. 출간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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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문하지만 요근래 윌리엄슨의 출간작들을 보면, 현재 분석철학에서 "제 3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은게 윌리엄슨의 욕망처럼 보입니다.

시작은 루이스/크립키처럼 논리학적/수리적 툴을 사용하는 것에 가까웠지만 점점 더 데이터를 사용한 귀추적 이론 (일종의 사회과학에서의 "모델")을 옹호하더니, 그러면서도 실험 철학에는 회의적인...미묘한 입장이더라고요.

"모델로서의 철학"이 궁극적으로 윌리엄슨이 포지션하고 싶은 미래의 (분석) 철학처럼 보이는데....흠....그렇게 판도를 확 바꿀까? 에 대해서는 살짝 회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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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슨의 그간 행보를 잘 알지 못해서 (머쓱하네요;) 말씀하시는 것이 어떤 식의 발전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흥미로운 지적이네요!

두 측면에서의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 자연과학의 방법론과 유비된 철학 방법론은 ‘미래’라기엔 이미 현재라는 생각입니다. 지난 근 20년간의 실험철학의 발전은 물론, 사고실험을 양적 실험의 일종으로 간주하는 Kölbel 2021 또한 이와 같은 인식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저는, 또한 제 관심사가 윌리엄슨에 따르면 이미 ‘모델 구축’이 만연한 분야와 관련이 있기도 해서, 윌리엄슨이 대체 어떤 분야들에서 모델 구축이 소외되고 있다고 말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철학의 실천에서는 이미 가설-반증의 기본적인 과학적 입증 방식이 취해지고 있어 보입니다. 그것을 자연과학에 유비해 이해하는, 말하자면 메타철학이 새로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모델 구축의 강조는 일종의 전기 비트겐슈타인적 관점을 계승, 확장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계승되는 부분은 실재에 관한 담론이 (언어의 모형으로 기능하는) 모조 세계에 관한 담론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말하자면 그림 이론의 부분입니다.

반면 확장되는 부분은 그림 이론이 적용되는 대상입니다. 전기 비트겐슈타인적 관점에서 그림은 세계의 대상에 관한 것이었지만, 윌리엄슨이 제2장에서 암시하는 관점은 우리가 세계 내적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이론적 대상들에관한 이론에까지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는 것처럼 보입니다. 눈으로 자기 눈을 그린 그림을 보며 자신의 눈을 사고하는 것처럼요.

여하간 이런 관점이 맞다면, 윌리엄슨의 주장은 파격적이라기보다는… 뭔가 당혹스러운 것이 될 것 같습니다. 왜, 엄청 동의하고 싶지는 않는데 뻔한 말 같고, 아무도 지금까지 딱히 안 말했던 그런 말이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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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네요! 석사논문 쓸 때 윌리엄슨이 참 재밌어서 많이 휘적거렸고 저서도 거의 소장하고 있어서 눈길이 갑니다. 윌리엄슨은 정말 파격적인 주장의 전문가라고 할까요. 좀 이상해 보이는 것도 있지만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들을 잘 발굴해서 정당화하는지 참 신기했습니다.

윌리엄슨의 글은 따라가기 좀 어렵기도 하고 해서 메타철학적인 입장은 저도 제대로 소화를 못했는데, 제가 읽기에는 고전 논리학이라는 도구(고차 양화 양상 논리까지 포괄하는 범위겠지요)를 가지고 안락의자 철학(armchair philosophy)을 새롭게 하는 게 윌리엄슨의 그림이 아닌가 짐작합니다.
윌리엄슨의 메타철학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철학과 논리학의 비예외성 논제(철학과 과학의 연속성, 논리 체계의 수정가능성 등)나 고전 논리학에 대한 윌리엄슨의 방어(다치 논리, 직관주의 논리, 초평가주의 등의 변형 이론보다 고전 논리를 선호할 이유가 있다는 논증), 선험-후험 구분의 모호성 뭐 이런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간단히 얘기하면 수학적 모델링을 철학 방법론의 한 범형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배경에는 강한 실재론적 세계관 및 논리학과 세계의 근본 구조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관점이 있는 것 같구요.

베이징 대학에서 줌으로 진행된 윌리엄슨의 철학적 방법론 강연 영상이 있습니다.
내용은 대략 Doing PhilosophyPhilosophical Method: A Very Short Introduction (둘은 내용이 아마 거의 같을 겁니다)에 소개된 내용들입니다. 밥먹으면서 보면 재밌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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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 상품 추천 알고리즘 오버피팅 문제 같은 걸 실무에서 종종 마주하는 입장에서 매우 재미있어 보이는 제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