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enz - Behind the Mirror

혹시 이 책 읽어보신 분 계신가요? 다윈으로 칸트 비판한다고 하는데 되게 흥미로워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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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로티가 비슷한 입장을 취하죠. 다윈과 헤겔을 결합시켜서, 칸트의 인식론을 비판하거든요. ‘인식의 가능 조건’이라는 건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일종의 진화의 산물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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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그런가요? 어떤 이유에선지 로티는 분석철학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였군요. 언젠가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읽어보지 못했습니다만, SEP의 Evolutionary Epistemology 항목에서

Much of the contemporary work in evolutionary epistemology derives from the work of Konrad Lorenz (1977), Donald Campbell (1974a, et al.), Karl Popper (1972, 1984) and Stephen Toulmin (1967, 1972).

라는 얘기가 나오는군요.

그런데 이건 억견일 수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비전공자가 '내가 과학 내용으로 철학의 거장을 비판한다다!'라고 말하는 것에는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보게 되는게 있습니다. 현대 과학으로 수 백년 전 고전 철학자의 글을 '논파'하는 것은 사실 너무 쉬운 일이니까요.

이를테면 임마누엘 칸트라는 18세기-19세기 사람의 인식론 자체는 어찌보면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19세기부터 일찌감치 논파당했다고 볼 수도 있고, 상대론이 받아들여진 지금에야 뭐 말할 것도 없죠. (물론 아인슈타인 본인은 철학적 소양이 풍부한 사람이었습니다만 ...) 하지만 중요한건 임마누엘 칸트씨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계승한 소위 '칸트주의'이고, 이런 과학적 발견과 충돌하지 않는 형태의 칸트주의적 인식론이야 현대에도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책을 읽지 못해서 단언은 못하겠습니다만, 만약 @YOUN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Lorenz의 칸트에 대한 비판이 '인식의 가능 조건은 가변적이다!'라는 점이라고 한다면, 그런 문제점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칸트주의적' 철학은 이미 있음을 언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Friedman의 아래 저작은 2001년에나 나온 저작이기는 합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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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동의합니다. 철학은 결론의 학문이 아니니깐요. 단순히 그 철학자가 내린 결론 중에 몇 개가 현대과학과 compatible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라는 점, 또 헤겔 학자 Richard Dien Winfield가 이 책을 철학수업에서 가르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철학적인 말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은 제가 그렇길 바란다는 게 더 맞겠네요. 혹시라도 읽게 된다면, 어떤 것을 얻었는지 공유를 하겠습니다. 근시일 내에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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