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지 못했습니다만, SEP의 Evolutionary Epistemology 항목에서
Much of the contemporary work in evolutionary epistemology derives from the work of Konrad Lorenz (1977), Donald Campbell (1974a, et al.), Karl Popper (1972, 1984) and Stephen Toulmin (1967, 1972).
라는 얘기가 나오는군요.
그런데 이건 억견일 수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비전공자가 '내가 과학 내용으로 철학의 거장을 비판한다다!'라고 말하는 것에는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보게 되는게 있습니다. 현대 과학으로 수 백년 전 고전 철학자의 글을 '논파'하는 것은 사실 너무 쉬운 일이니까요.
이를테면 임마누엘 칸트라는 18세기-19세기 사람의 인식론 자체는 어찌보면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19세기부터 일찌감치 논파당했다고 볼 수도 있고, 상대론이 받아들여진 지금에야 뭐 말할 것도 없죠. (물론 아인슈타인 본인은 철학적 소양이 풍부한 사람이었습니다만 ...) 하지만 중요한건 임마누엘 칸트씨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계승한 소위 '칸트주의'이고, 이런 과학적 발견과 충돌하지 않는 형태의 칸트주의적 인식론이야 현대에도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책을 읽지 못해서 단언은 못하겠습니다만, 만약 @YOUN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Lorenz의 칸트에 대한 비판이 '인식의 가능 조건은 가변적이다!'라는 점이라고 한다면, 그런 문제점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칸트주의적' 철학은 이미 있음을 언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Friedman의 아래 저작은 2001년에나 나온 저작이기는 합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