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많은 철학자들이 자유의지주의(Libertarianism)을 지지하나요?

세미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철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PhilPapers의 2020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약 20%의 철학자들이 자유의지주의를 지지한다고 합니다. 자유의지가 없다고 주장하는(또는 그런 주장에 기우는) 철학자들은 10% 정도밖에 되지 않네요. 나머지는 대부분 양립가능론자들입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매우 신기한(?) 사실입니다. 양립가능론자가 대다수리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자유의지주의자가 자유의지불가능론자보다 많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자유의지에 관한 SEP 문서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자유의지에 반대하는 강력한 존재론적 · 인식론적 · 자연과학적 · 의미론적 논증은 여럿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유의지를 지지하는 철학자들은 이런 논증에 대항하는 반론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직관(intuition)에 기대어 자유의지를 지지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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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한 고찰은 아닙니다만, 위 항목에서 상관분석 결과를 보면 자유의지주의 지지 여부와 나름 강한 상관관계를 이루는 항목들로

양의 상관관계: Cosmological fine-tuning: design / God: theism / Consciousness: dualism
음의 상관관계: Abortion: permissible / Mind: physicalism / Metaphilosophy: naturalism / Other minds: future AI systems

이 나오네요.

그리고 2020년 것은 모르겠지만, 2009년 설문조사 결과로 PCA 분석을 돌려보니 '유신론 / 자연주의 거부 / 자유의지주의 / 마음에 대한 비물리주의 ...' 같은게 합쳐져서 (저자들이 이름 붙히길) '반-자연주의'라는 한 주성분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이들 입장들은 다 한 배에 타고 있는 입장들로 여겨진다는 것이죠.

이를테면 2020년 결과를 보니 유신론자 비율이 18.93%, 의식 이원론자가 21.96% 등으로 나오네요 - 물론 이 숫자만 봐서는 이들이 정확히 자유의지주의자들과 같은 사람들이랑은 보장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나름 시사하는 바가 있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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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매우 흥미로운 분석이네요! 논문에 자세한 분석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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