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납의 "Empiricism, Semantics, and Ontology"를 읽다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제 생각에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비트겐슈타인 연구자 분들을 화나게 해서는 안돼!' 라는 염려 때문입니다. 아래 번역문에 올라온 인용구와도 맥락은 다르지만 의미는 거의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는 것이 거의 자동적으로 그건 비트겐슈타인을 얕게 읽어서 생긴 오해라는 비판을 초래할 것임을 알았다. 잠자는 개가 누워 있게끔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상책이었다 (링크).

제 생각에 많은 학자들은 공부 과정에서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한번쯤은

'나는 P라는 입장을 개진하려고 하고, 이런 입장의 선구자로는 A, B, .., 비트겐슈타인, ..., Z가 있다.'

라고 누가 말했을 때, 그 반론으로 비트겐슈타인 전문 학자가

<탐구> x절 및 y절, 전쟁일기, 유고 ..... 등등을 참조하였을 때, 비트겐슈타인이 P라는 입장을 띠고 있다고 보는 것은 합당치 않다.

같은 식으로 지적하는 것을 접하는 것 같습니다. 나아가 비트겐슈타인 해석에 있어서의 근본적 쟁점들에 대해서도 매우 다양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또한 옆동네 사람 입장에서 대충 헤아릴 수 있구요.

그런 차원에서 비트겐슈타인을 섣불리 인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부담감이 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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