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니 중국 철학 카테고리가 없네요. 무척 마음이 상했습니다.(장난)
아래 리스트 중 빠져야 할 것 같거나, 들어있지 않아 더해져야 할 것 같은 책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배경
헤겔과 베버: 헤겔은 중국철학에 자유 개념이 없다고 주장하였고, 비슷하게 베버는 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학자들(literati)들이 전통의 전달자에 불과했다고 주장.
(이와 같은 내용은 Roertz,의 ~~ 에 소개된다.)
참고: 신유학 연구에 기여한 이들의 저서들은 아직 정리가 부족하여 일단 제외하였다. (드 베리, 줄리아 칭, 왕칫찬, 뚜웨이 밍, 도널드 먼로 등)
Fingarette, Herbert
핑거렛트의 Confucius: The Secular As Sacred(1972)는 기념비적인 연구서적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윤리학 분야에서 중국철학이. 적어도 대안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주장한 초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핑가렛트는 그러나 여전히 헤겔과 베버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유학에는 자유 개념도, 책임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예(li 禮)의 역할을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도덕적 행위자의 자율성에 주목하지 않는다.
Chad Hansen
Language and logic in ancient China(1983) 고대 중국 철학을 현대 언어 철학으로 접근한 연구서. 이러한 접근은 새로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Benjamin Schwartz
The World of Thought in Ancient China(1985)도 중국 철학 연구에 있어 중요한 서적이다. (유학만 다루고 있진 않다.) 슈바츠는 유학에 선택의 개념이 존재하며, 도덕적 행위자로서의 인간을 자유로운 존재로본다. 인간은 가치 체계를 스스로 창출할 수 있다.(p. 18~24, p. 78~79) 義를 도덕적 선택의 의미로 이해. 핑가렛트는 이를 예만 강조해서 의의 의의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비판.
David Hall and Roger Ames
Thinking through Confucius (1987) 핑거렛트와 달리 유학적 인간의 창조성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연구자들을 양분하는 하와이 학파와 스탠포드 학파 중 하와이 학파를 이끄는 조류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A.C Graham
Disputers of the tao(1989) 핑가렛트와 비슷하게 유학에 있어 자유와 책임 개념이 없음을 주장한다.
Robert Eno
Confucian Creation of Heavon (1989)
Philip J. Ivanhoe
Ethics in the Confucian Tradition(1990)
Confucian moral self cultivation(1993)
Heiner Roetz
Confucian Ethics of the Axial Age: A Reconstruction Under the Aspect of the Breakthrough Toward Postconventional Thinking (1993)
유학으로부터 윤리학적 보편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David Nivison
The ways of Confucianism(1996) 유학에 대한 분석철학적 접근을 보여주며, 이러한 방법론은 스팬포드 학파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 받는다.
Edward G. Slingerland
Effortless action (1998)
Joseph Chan
Confucian Perfectionism: A Political Philosophy for Modern Times (2002)
유학을 정치철학으로 읽으려고 하고 있으며, 유학적 정치의 근본 목표와, 새롭게 해석되는 인권 등의 개념을 이야기하고 있다.
Kwong Loi Shun
Confucian Ethis: A comparative Study of Self, Autonomy, and Community(2004)
공동체 내에서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유학적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러 학자들의 논문집)
David Wong
Natural Moralities (2006)
Bryan Norden
Virtue ethics and consequentialism in early chinese philosophy(2007)
Chung-ying Cheng
The Imperative of Understanding: Chinese Philosophy, Comparative philosophy, and Onto-Hermeneutics(2008)
몇몇 경향성이 뒤섞여 있네요. 음. 제가 유학 전공은 아니지만, 간단한 제 평가만 나열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도덕 심리학 혹은 분석철학에서 시작해서 중국 철학으로 넘어온 학자들의 연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해석이 텍스트를 면밀하게 보지 못한 경우나 한문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오류들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들의 아이디어와 초점, 동서양의 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죠.
이 계열 학자로는 핑가렛과 데이빗 왕이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데이빗 왕의 저 책은 별로 였습니다. 과연 이 사람이 중국 선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나....의심스러운.....그런 부분이 좀 있죠. (실제로 데이빗 왕은 고전 한문은 잘 못해서....번역본으로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중국 사상을 중심으로 했던 1세대 학자들과 그들의 제자 그룹이 보이네요. 대표적으로 그레이엄이나 슈월츠, 채드 한센, 니비슨 - 이들의 제자나 동료 그룹인 신광래나 아이반호, 반 노덤 등이 있습니다.
슈월츠나 그레이엄, 채드 한센 책은 지금 기준에서는 고전이긴 하지만 아무도 안 읽는 서적에 가까워 보입니다. 오늘날 기준에서 이들 제자백가 연구들의 한계와 오류에 내해서는 여러 방면에서 지적당하고 있죠. (최근 논문에서는 예전에 그레이엄이 이런 주장을 했더라...정도로 서론에 요약 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저들 책은 오늘날 기준에서는 논문 수십개가 나올 수 있는 걸, 간략한 몇 챕터로만 정리하는, 사실상 입문서나 개론서에 가까운 측면도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하와이 학파와 스탠포드 학파 구분은 이제 무의미 해보입니다. 사실상 미국 내에서 중국 사상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전멸했기에.......중국이 부상하면서 그레이엄 이후 제자 라인들이 (아이반호 등등)이 대거 중국이나 홍콩으로 넘어가서, 미국 본토내 중국 철학 연구가 씨가 말랐다가, 이제 일련의 사태들이 계속 터져서 다시 본토로 몇몇이 귀환하는 형국입니다.
유학은 오늘날 영미권 철학에서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어 보입니다. 하나는 덕 윤리학과 자기 수양의 개념이 부상함에 따라, 유기적 수양법과 덕 윤리학을 결합시킨 연구들이죠. 다른 하나는 정치철학 - 사회철학과의 연관성 속에서 서구적 개인주의와 구별되는 공동체 주의 혹은 '예'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들이 보입니다.
전부 동의가 되는 코멘트입니다! 특히 마지막 연구 경향에 대한 말씀에 크게 동의가 되네요. 경향에 대해 감히 덧붙이자면 유교를 도덕 심리학(특히 감정 중심으로)으로 읽어내고자하는 흐름도 여전히 보이는 듯합니다. 또 한편으론 20세기의 New Confucianism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한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동양철학(일단 유가쪽부터..)에 대한 영어권 자료에 익숙해지려고 노력을 시작하는 단계인데, 아직 정보가 부족해서 워낙 유명한 슈월츠나 그레이엄 말고 어떤 사람을 보아야 할지 감이 잘 안 오네요. 혹시 이 두 저자의 한계와 오류를 지적하는 학술자료나 학자들 중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로 한 두 개 정도만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렇게 접근하면 나름대로 맥락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엄........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왜냐하면 그레이엄의 <도의 논쟁자들>을 종합적으로 지적하는 책을 제가 기억하기로는 없습니다. (그리고 슈월츠책은 요즘은 인용되는 경우 자체를 별로 못 봤고요...)
일단 그레이엄의 연구 성과는
a) 후기 묵가/명가를 재구성해서 서양 철학과 비스무리한 것들을 학계 담론 위에 안착시켜놓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연구 성과는 니비슨의 맹자의 '추' 개념, 그레이엄 본인의 장자 <제물론> 해석 등에도 곧바로 적용되었죠.
b) 그리고 '성' 개념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습니다. 일단 서복관 - 모종삼 등의 중국쪽 연구자들은 맹자의 성 개념을, 서양 철학의 nature의 근접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허나 그레이엄은 이 '성'이 일종의 성장 과정으로 이해되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쪽이었죠.
c) 마지막으로 최초의 종합적이고, 읽을만한 제자백가 책을 저술했다. 정도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 점 때문에, N님이 원하는 방향과 어긋나 보일듯합니다. 일단 그레이엄은 유가에 대해서 별 말을 안하거든요.
a) 맹자에 대해서는, '신광래 - 맨얼굴의 맹자'가 가장 자세하고 뛰어나보입니다. 텍스트 자체에 대한 연구는 이걸 넘어서는 책은 없어보이고, 오늘날 연구도 대체로 맹자에 요즘 인식론적 논의들을 적용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깐요. (특히 <맹자> 내에서 해석의 여지가 가장 많은 양혜왕 사례, 이지와의 논쟁 등에서 말이죠.)
b) 논어나 중용, 대학에 대해서는 본인이 아는 바가 없습니다. 제가 별 관심이 없는 텍스트들이거든요.
c) 순자에 대해서는, 그레이엄/슈월츠 시기에 비해서 요즘이 압도적으로 연구 성과가 많습니다. 가장 고전적인 책은 P. Goldin의 Ritual of the Way일텐데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좀 낡긴 합니다.
순자라면, Dao companion to the philosophy of Xunzi가 가장 괜찮습니다.
d) 이제 도가로 넘어가면, 일단 노자는 제가 관심이 없어서 넘어가겠습니다. 장자라면, 그레이엄 이후 대체로 그레이엄의 방향(묵가에 대한 비판으로 장자를 읽는 것)으로 지속되지만, 이것저것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컨대, 그레이엄이 별 관심이 없었던 도가의 존재론/형이상학/자연학을 인식론과 연결시키는 작업.) 최신 경향은, Dao companion to the daoist philosophy에 있습니다.
e) 묵가랑 명가가 가장 문제인데, 깔금하게 들어갈 수 있는 논의는 SEP(스탠포드 철학사전)에 있는 Mohism과 Mohist Canon, School of Names입니다. 셋 다 크리스 프레이져가 쓴 건데, 현재 영미권 제자백가 연구자 중, 인식론과 관련된 측면이라면 가장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프레이져의 연구가 그레이엄을 다수 계승하고 있는데 그레이엄의 전제 자체를 의심하는 학자들이 꽤 있다는 점은 감안하셔야합니다. (예컨대, 그레이엄의 재구성한 <묵경> 텍스트의 재구성 자체를 의심하는 견해도 많죠. 또한 <공손룡자>의 부분 위작설을 그레이엄은 주장하지만 수용하지 않는 학자들도 많습니다. ; 참고로 프레이저는 둘 다 수용합니다.)
<논어>는 많은 번역서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논어> 읽기는 크게 몇 가지 관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춘추전국시대의 맥락에서 <논어>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관점일 것입니다. 이는 당시의 맥락 아래에서 <논어>의 여러 명제들을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논어>를 둘러싼 후대의 여러 해석을 확인하는 관점입니다. <논어>는 동아시아 지식인들이 자신의 사유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지적 자원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면으로 이해해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동아시아의 지식인들이 <논어>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했다는 것이죠. 그래서 같은 구절이라 할지라도 해석자마다 굉장히 다양한 견해를 내놨습니다. 예컨대 주희와 정약용의 <논어> 해석만 비교해보더라도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는 <논어>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보려는 관점입니다. 특히 <논어>의 여러 구절을 철학의 언어로 이해해보려는 시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논어>에 대한 연구서들을 보면 이러한 관점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논어>의 현대적 해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논어>의 해석사를 언급하기도 하고, <논어>를 맥락적으로 이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논어>에 대한 현대적 재해석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죠. 저는 이러한 관점들을 구분해야겠지만, 구체적인 연구 과정에서는 이러한 관점의 얽힘이 부득이한 것 같다는 입장입니다.
제가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질문자께서 <논어>로 접근하게 된 관점이 무엇이냐에 따라 추천의 방향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논어>의 번역서를 선택할 때에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면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책을 고를 수 있을 것입니다. 수 많은 <논어> 번역서를 제가 다 읽어보지도 않았고 이를 평가하기도 어렵지만 저의 주관적인 취향에 따라 몇 가지를 나열해보자면 이렇습니다.
박성규 역, 대역 논어집주, 소나무, 2011.
→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번역서 중 하나입니다. 왼쪽에는 원문이 적혀 있고 오른쪽에는 번역문이 적혀 있어서 오른쪽 페이지만 보더라도 논의의 흐름을 쭉 따라갈 수 있습니다. 박성규 선생님의 번역 역시 꽤 신뢰할 수 있죠. 이 책의 장점은 <논어>에 대한 주희의 관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주자어류>와 <논어혹문> 등의 구절을 각주 곳곳에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이러한 각주를 배제하고 <논어>의 경문만 읽고 싶더라도 잘 읽혀서 범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무라 에이이치, 공자와 논어, 나종석 역, 에코리브로, 2020.
→ 저는 개인적으로 20세기 일본의 대가들의 연구성과를 높게 평가합니다. 꼼꼼하고 집요한 해석이 마음에 들거든요. 이 책은 공자의 일생과 각 편의 구조를 치밀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논어>를 하나의 완성된 텍스트가 아니라 여러 기록의 파편들이 종합된 텍스트라는 관점을 갖고 각 부분들을 해체하고 정리하는 솜씨가 일품입니다.
카린 라이, 케임브리지 중국철학 입문, 심의용 역, 유유, 2018.
→ 질문자께서 풍우란의 <중국철학사>만 읽어보셨다고 해서 그 다음으로 읽어볼만한 책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철학의 관점에서 선진시대 제자백가의 사상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입문서인 것 같습니다. 영미권 학자 특유의 세련된 언어로 제자백가를 잘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성백효 역이라든가 그레이엄의 연구서, 요시카와 고지로의 강연 등 여러 학자들의 고전적 저술들이 있지만 이는 유명하기도 하고 절판된 경우도 있어서 여기에서는 제외했습니다. 비전공자라고 하셔서 일단 위의 책들이 생각났는데요. 혹시 더 추가적인 의문을 남겨주시면 그에 맞춰서 제 생각을 또 적어보겠습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서로 얽힘이 생길 것이라는 말씀은 직관적으로 충분히 이해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아마 3)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여쭤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여력이 생긴다면 2) 까지는 충분히 관심이 생길 것 같습니다.
조선사에 대한 관심 때문에 성리학의 모습,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철학은 어떠했을까 궁금하긴 했습니다!
<번역서>
소개해주신 책 3권 모두 소장하겠습니다. 제가 원하는 방향의 책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도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