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숙의 민주주의 이론과 정치적 배제의 문제」, 『시대와 철학』, 제35권 4호, 2024

2024년 12/31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차후에 내용을 보완하는 논문을 낼 계획입니다. 다들 2025년에 학문적 성취가 있길 기원합니다.

<초록>옮겨둡니다.

현대 숙의 민주주의 이론과 정치적 배제의 문제

본 논문은 숙의 민주주의 이론이 배제의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비판에 맞서 발전한 궤적을 추적하고,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숙의 민주주의 이론은 선호 집합적 모델에 맞서 합리적 이유 제공을 한 사회 및 의사 결정의 민주적 정당성을 따지는 중요한 요소로 제시한다. 하지만 초기의 숙의 민주주의 이론은 민주적 정당성을 향상하는 비합리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고, 결과적으로 일부 목소리를 배제한다는 경합적 민주주의자들의 비판에 직면한다. 이에 대해, 숙의 민주주의 이론가들은 ‘확장 접근법’, ‘공감 접근법’, ‘차이 접근법’ 그리고 ‘체계 접근법’과 ‘탈중심화 접근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제시된 대안적 접근법들의 주장은 공허할 뿐이거나 초기 이론이 직면한 문제에 다시 빠진다.

우선 초기 숙의 민주주의 이론에 대한 개요를 제공하고(1장), 그것이 가진 배제의 문제를 지적하는 경합적 민주주의자들의 비판을 제시한다(2장). 이후 비판 대응을 위해 제시된 2세대 이론인 ‘확장 접근법’은 과도한 개념 확장의 문제를 겪는다는 지적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공감 접근법’은 숙의 이론이 극복하고자 했던 주관성의 철학으로 회귀한다는 평가를 살펴볼 것이다(3장 1절). 그리고 이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이 접근법’이 제시됐음에도, 해당 접근법은 수동적이고 개념적으로 공허한 이론임을 보일 것이다(3장 2절). 이에 더해, 4세대 이론인 ‘체계 접근법’과 ‘탈중심화 접근법’ 각각이 숙의 민주주의의 핵심인 ‘시민들 사이의 숙의’를 버리게 된다는 점을(4장 1절), 초기 이론이 겪은 실천적·제도적 부실함의 문제를 유사하게 겪는다는 점을 보일 것이다(4장 2절).

주제: 정치 철학, 사회 철학, 비판 이론

검색어: 민주주의, 배제, 숙의, 경합, 갈등, 합리성, 비합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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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에서 소개해주신 무페의 반론이 저에게는 상당히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세 요소 중에 로고스를 가장 후순위에 두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비합리적인 의사소통으로 야기된 정치과정에 대한 가치 판단을 미뤄둔다면, 많은 경우에 정치는 비합리적인 감정, 그리고 화해하기 어려운 가치관의 대립인 경우가 많은듯합니다. 그런 과정을 숙의민주주의에서 제대로 다루는 거 같지는 않긴 합니다. (숙의민주주의 이론가들은 혹시 규범적인 근거를 제시하나요?, 현 정치는 이렇치만 합리적인 의사소통이 강조되어야한다 같은?)

추가로 저는 의사 결정 근거 중에는 언어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을 현장에서 근무하고 성과를 내서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이 관련 의사결정을 할 때 근거를 잘 못 말하는 경우도 꽤 있는 듯합니다. (다만, 그들은 내린 결정에 따른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거 같습니다.) 운동선수 중에서도 실제로 축구를 시켜보면 잘 하지만, 왜 자신이 축구를 잘하는지, 그리고 남을 가르치는데는 능숙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이 있죠. 이를 보면 know-how 많은 경우는 암묵지로 이루어져있는 듯한데, 이런 암묵지는 숙의가 염두해두는 게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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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적 민주주의자들, 특히 언급하신 무페의 비판이 바로 "숙의 민주주의자들이 말하는 '합리적 의사소통 방식을 통해 더 좋은 의견을 도출할 수 있다'라는 주장이 암묵적으로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근거 지어지지 않은 맹목적 믿음에 기초한다"라고 요약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무페나 영이 숙의적 행위를 다 버려야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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