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 원래 밝던 분이라면 연/고대 중에서 서양철학 중심(연대) vs 동양철학 상대적 강세(고대)라는 구도를 기준으로, 자발적으로 선택하시면 될 거 같구요.
만일 철학에 대해 까막눈이나 다름없다고 하면 그냥 특정 대학에 대한 선호도 등을 기준으로 취향껏 고르시면 될 거 같긴 해요. 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무지의 커튼(?)에 가려진 상태라면 연대 철학과가 조금 더 합리적인 선택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연대 철학과가 비교적 더 다양한 세부전공 교수님들이 계시고 그만큼 수업의 다양성도 아무래도 좀 더 크다 보니까, 연대 철학과 정시 원서를 가리켜 '덮어놓고 보자면 일단은 보다 더 합리적인 계산'이라고, 막연하지만 그렇게 판단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라는 소문(?)이 대체 어디에서 나온 건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제가 청소년일 때부터 있던 소문 같습니다. 실제로 잘 맞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교수님들 퇴임 문제로 고려대에는 지금 논리학, 인식론 교수, 연세대에는 불교철학, 윤리학 교수가 공석입니다. 참고해서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아마 학부에서 공부하실 때는 두 학교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학부 강의는 외부 강사분들도 많이 맡으시다 보니, 전임교수님들의 전공에 제약되지 않는 여러 가지 분야들을 배울 수 있거든요. 가령, 저도 서강대에서 공부할 때, 학부 수업에서 독일관념론이나 분석 형이상학 같은 과목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서강대에 그 두 분야를 전공하시는 전임교수님들이 없었는데도요.
동양철학은 고려대, 영미분석철학은 연세대라는 분류가 지금도 유용한 건지 모르겠군요. 도올 선생이 교수로 계시던 고려대 시절도 아니고, 분석철학의 대가 이한조 선생은 서강대에 계셨었는데...
저는 이린 분류보다는 대학 사이트에 들어가 학과 홈 페이지에서 교수진을 한 번 찾아볼 것을 권합니다. 들어가 보면 교수님들의 학력, 전공분야, 그리고 대표적인 저서나 논문등이 소개되어 있을 테니, 참고 하십시오.
자신이 철학을 선택하게끔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던 분야, 또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전공자인 교수님이 있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며, 아울러 철학을 전공했던 사람으로서 덧붙이자면 철학의 무기는 언어, 즉 어학이니 외국어 습득을 부지런히 하십시오. 영어의 중요성이야 누구나 아는 것이고,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하시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동*서양 철학 어느 쪽이든 일본은 강하며, 특히 신뢰할 만한 서양, 중국, 인도 철학 고전들의 번역이 가장 많이, 그리고 잘 된 나라의 하나이고, 또 한국인에게 일본어는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외국어이기 때문입니다. 순수이성비판의 자국어 번역을 100년 전부터 출간해 온 나라는, 동아시아에서는 일본밖에 없습니다.
현재 고려대학교 철학과 학부 재학생입니다. 많이 늦긴 했지만, 혹시라도 확인하실까 댓글 달아봅니다. 고학번에다가 과 생활을 안 해서 과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소수과다보니 사이좋고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 같습니다.
고려대학교 철학과는 현재 다양한 교수님들이 계시는데,
독일 해석학 전공 김창래 교수님
동양 도가-도교 전공 오상무 교수님
고대그리스 철학 전공 손병석 교수님
한국철학 전공 (동양철학 전반적으로 두루 다루십니다) 김형찬 교수님
미국윤리학, 정치철학 전공 성창원 교수님
독일근대철학 전공 권영우 교수님
중국송명철학 전공 이찬 교수님이 계십니다.
추가적으로, 기호논리학과 언어철학 전공의 정인교 명예교수님도 강의를 열고 계십니다. (23-1학기 기호논리학, 23-2학기 언어철학)
강사님들까지 고려하여 종합해보면, 고려대학교 철학과는 현재 (서양철학 한정) 독일 철학 쪽이 강세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 외에 다른 분야도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논리학과 인식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강의가 없다는 점은 많이 아쉽게 느낍니다.
연세대학교 철학과와는 달리 전공 필수 과목이 존재하지 않아 관심있는 과목을 직접 찾아 들어야 하는데, 이건 좋다면 좋고 나쁘다면 나쁘게 느낄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공필수 과목 및 정해진 트랙이 없다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학교 간 큰 수준 차이는 없는만큼 아무쪼록 학생분 본인의 취향에 맞추어서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