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철학과 vs 고대 철학과

오늘 수능 본 철학과 지망하는 고3입니다. 서울대 철학과를 가면 제일 좋긴 하겠지만, 성적을 보니 그건 좀 힘들 것 같고 고대나 연대 철학과를 가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대와 연대가 '가'군에 같이 있는 바람에 한 군데 밖에 쓸 수가 없습니다. 제가 듣기로 고대는 동양철학 중심, 연대는 영미분석철학 중심이라고는 하는데, 학부에서는 이런 부분은 고려할 필요가 없는 걸까요?

대학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항목이 어떤 것들이 있는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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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소문(?)이 대체 어디에서 나온 건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제가 청소년일 때부터 있던 소문 같습니다. 실제로 잘 맞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교수님들 퇴임 문제로 고려대에는 지금 논리학, 인식론 교수, 연세대에는 불교철학, 윤리학 교수가 공석입니다. 참고해서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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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아마 학부에서 공부하실 때는 두 학교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학부 강의는 외부 강사분들도 많이 맡으시다 보니, 전임교수님들의 전공에 제약되지 않는 여러 가지 분야들을 배울 수 있거든요. 가령, 저도 서강대에서 공부할 때, 학부 수업에서 독일관념론이나 분석 형이상학 같은 과목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서강대에 그 두 분야를 전공하시는 전임교수님들이 없었는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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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카르납님과 윤님의 의견에 매우 공감합니다. 그래서 솔직히 저라면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하겠습니다.

  1. 내 주변 친구들은 어느 학교를 많이가는가? 저는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을 진학했을 때 같은 고등학교 출신 친구들이랑도 많이 놀았습니다.
  2. (서울 분이라면)집에서 가까운 학교는 어디인가?
  3. 자취를 할 것이라면 어디 근처가 더 싼가? 물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필요 없는 고민입니다.
  4. 어디 학교 쪽에 거주하는 것이 놀러 다니기에 좋은가? (당연 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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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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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분들이 진지하게 좋은 이야기 잘 해주셔서, 약간 날라리 선배(?)의 느낌으로 말씀드리자면

청춘을 즐기기에 신촌이 참 좋습니다..
물론 안암도 좋다고는 들었습니다.. 그래도 신촌이 좋습니다..

아, 그리고 예술 쪽에 관심 있다면 연세 추천드립니다.
주변에 관련하여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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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런 답변들 감사드립니다. 계속 고민되었었는데 연세대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 같습니다. 꼭 합격하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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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은 고려대, 영미분석철학은 연세대라는 분류가 지금도 유용한 건지 모르겠군요. 도올 선생이 교수로 계시던 고려대 시절도 아니고, 분석철학의 대가 이한조 선생은 서강대에 계셨었는데...

저는 이린 분류보다는 대학 사이트에 들어가 학과 홈 페이지에서 교수진을 한 번 찾아볼 것을 권합니다. 들어가 보면 교수님들의 학력, 전공분야, 그리고 대표적인 저서나 논문등이 소개되어 있을 테니, 참고 하십시오.

자신이 철학을 선택하게끔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던 분야, 또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전공자인 교수님이 있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며, 아울러 철학을 전공했던 사람으로서 덧붙이자면 철학의 무기는 언어, 즉 어학이니 외국어 습득을 부지런히 하십시오. 영어의 중요성이야 누구나 아는 것이고,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하시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동*서양 철학 어느 쪽이든 일본은 강하며, 특히 신뢰할 만한 서양, 중국, 인도 철학 고전들의 번역이 가장 많이, 그리고 잘 된 나라의 하나이고, 또 한국인에게 일본어는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외국어이기 때문입니다. 순수이성비판의 자국어 번역을 100년 전부터 출간해 온 나라는, 동아시아에서는 일본밖에 없습니다.

학과 내부 분위기를 아시는 분이 조언해주시면 좋겠네요 겉으로 드러나는 교수진보다 학과 내부에서 얼마나 선후배 간의 스터디가 활발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요~!

현재 고려대학교 철학과 학부 재학생입니다. 많이 늦긴 했지만, 혹시라도 확인하실까 댓글 달아봅니다. 고학번에다가 과 생활을 안 해서 과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소수과다보니 사이좋고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 같습니다.

고려대학교 철학과는 현재 다양한 교수님들이 계시는데,

독일 해석학 전공 김창래 교수님
동양 도가-도교 전공 오상무 교수님
고대그리스 철학 전공 손병석 교수님
한국철학 전공 (동양철학 전반적으로 두루 다루십니다) 김형찬 교수님
미국윤리학, 정치철학 전공 성창원 교수님
독일근대철학 전공 권영우 교수님
중국송명철학 전공 이찬 교수님이 계십니다.
추가적으로, 기호논리학과 언어철학 전공의 정인교 명예교수님도 강의를 열고 계십니다. (23-1학기 기호논리학, 23-2학기 언어철학)

강사님들까지 고려하여 종합해보면, 고려대학교 철학과는 현재 (서양철학 한정) 독일 철학 쪽이 강세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 외에 다른 분야도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논리학과 인식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강의가 없다는 점은 많이 아쉽게 느낍니다.
연세대학교 철학과와는 달리 전공 필수 과목이 존재하지 않아 관심있는 과목을 직접 찾아 들어야 하는데, 이건 좋다면 좋고 나쁘다면 나쁘게 느낄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공필수 과목 및 정해진 트랙이 없다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두 학교 간 큰 수준 차이는 없는만큼 아무쪼록 학생분 본인의 취향에 맞추어서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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