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설 현상학에서 Urstiftung의 뜻

최근에 후설 텍스트를 여럿 훑어보다가 <위기>에서 Urstiftung 이라는 단어를 보았는데, 뜻이 무엇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아서 질문드립니다. "근원설립" 또는 "근원적으로 건설함" 이라고 번역되는 단어인데, 이것이 혁신적 학문영역을 세워서 지평의 확장을 일으킨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특히 저것과 같이언급되는, "최종설립"이라고 번역되는 Nachstiftung의 뜻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면 제 해석이 틀린 것 같고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 Urstiftung의 의미가 (모든 문맥에 적용되는 정확한 의미로가 아니라 대충의 의미로라도) 무엇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Husserl's concept of Urstiftung 이라는 책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열람할 수가 없는 사정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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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주관적 명증의 현상학: 후설을 토대로, 그리고 후설을 넘어서」이라는 논문에는 이렇게 설명되어 있네요.

근원설립은 무언가가 우리의 의식 속에서 최초로 경험되는 사태와 관계한다. 우리는 우리의 인식이나 의지, 결단 등을 통해 어떤 대상을 한 번 분명히 경험하면, 다음에 그 경험을 다시 꺼내어 재활성화시킬 수 있다. 즉 우리의 의식 속에 자리 잡은 경험은 이후의 우리의 의식을 동기 짓는 자산이 되는 것이다. 어떠한 최초의 경험이 이렇게 우리의 인식의 소유물이 되는 것은 이러한 경험이 지각, 기억 등에 의해 반복됨으로써 향후 우리가 이것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끔 우리의 의식에 침전(Sedimentierung)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령 내가 남대문을 보는 것은 나의 의식에 남대문을 “설립(Stiftung)”하는 일이다. 그리고 남대문에 대한 의식상은 나의 의식에 침전된다. 그런데 이러한 설립 중 특히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대상의 최초의 설립이다. 가령 내가 생애 처음으로 남대문을 봤을 때, 나의 의식에는 전에는 없었던 “남대문”이라는 의식상이 생긴다. 이러한 최초의 설립을 후설은 “근원설립 (Urstiftung)”이라고 한다. (박지영, 「상호주관적 명증의 현상학: 후설을 토대로, 그리고 후설을 넘어서」,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2018, 137쪽 각주 13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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