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심론은 물리학과 조금도 충돌하지 않는다

  • 본 게시글은 위 칼럼을 발췌 및 요약한 글입니다.

"Panpsychism is the view that consciousness is a fundamental and ubiquitous feature of the physical world. It is the view that the basic building blocks of the physical universe – perhaps fundamental particles – have incredibly simple forms of experience, and that the very sophisticated experience of the human or animal brain is rooted in, derived from, more rudimentary forms of experience at the level of basic physics."

"But panpsychists are not dualists. According to panpsychism, an electron doesn’t have two kinds of property: physical and non-physical. Rather, it’s physical properties (mass, spin, charge) are forms of consciousness. Consciousness is the ultimate nature of the physical."

"If you’re doing physics, it doesn’t feel like you’re studying networks of conscious entities. But that’s because when you’re doing physics you’re just interested in mathematical structure, not in what, if anything, underlies that mathematical structure. The latter question is one for philosophers."

Philip Goff에 따르면, 범심론(panpsychism)은 물리학에 대한 철학적 해석이다. 물리학은 실재에 대해 순전히 수학적인 기술만 제공할 뿐이다. 그러나 순전히 수학적인 기술만으로는 다룰 수 없는 질문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물리학을 할 때 딱히 의식적 존재자들의 네트워크를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이 물리학을 할 때 오직 수학적 구조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보통은 무엇이 수학적 구조의 기저를 이루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후자의 질문은 철학자들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근본적으로 실재는 "순전히 수학적이라고" 주장한 Max Tegmark 같은 부류와 실재는 물리적이고 비-물리적인 원소들 모두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Angus Menuge같은 부류와 충돌한다. 아무래도 Goff는 이원론(dualism)이나 제거주의(Eliminativism)보다는 범심론이 더욱 심플하고 합리적이라고 본다. 범심론은 전자(electron)가 물리적 속성과 비-물리적 속성과 같이 속성 이원론을 견지하기보다는, 오히려 물리적 속성이야말로 의식의 양식(form)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의식이야말로 물리적인 것의 궁극적 본성이라 할 수 있다.

범심론자들은 모든 존재자들이(그것이 얼마나 작든지(minimal) 상관없이) 어떠한 방식에서든지 의식에 참여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들은 이러한 가정을 통해서 비물질적인 접근 없이 정신의 실재성을 명쾌하게 긍정할 수 있게 되리라 본다. 범심론 논의는 기존 유물론이 의식에 대한 핵심 질문들을 적절하게 다루지 못했던 무능력으로 인해 크게 그 수준이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 다시금 강조하자면, 이와 같은 범심론은 순전히 자연주의적인 관점이라는 사실이다. 즉, 초자연적이거나 영적인 존재자를 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nature)이란 무엇인가? 물질이 전부인가? 그러나 물질이란 도무지 무엇인가? 결국엔 아무도 진정으로 알지 못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정교한 철학적인 질문이 요청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과학자들의 최근의 아티클에서는 범심론을 과학의 진지한 논제로 다루려 한다. 이러한 흐름은 신경과학자 줄리아 토노니의 Integrated Information(통합 정보 이론; IIT)이 조명을 받는 상황에 빚을 지고 있다. IIT는 무생물적 물질이라거나 우주가 아마도 의식적일 수 있음에 대한 함축과 함께 수학적 모델링을 제공하는 이론이다. 만약 IIT가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감을 얻는다면, 범심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상과학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5개의 좋아요

재미있네요. 그런데 범심론이 형이상학 논의로는 흥미롭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이 논의가 정상과학에 대해 새로운 지식이나 통찰을 덧붙여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결국 법심론은 "물리학에 대한 철학적 해석"인데, 이런 해석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닌가 해서요. 마치 똑같은 물리적 세계를 보고서도 어떤 사람은 "이 세계는 참 경이로운 인과질서로 구성되어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이 세계는 참 냉혹한 인과질서로 돌아가는구나."하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비슷한 입장으로, 힐러리 퍼트남이 에버렛과 디윗의 다세계 해석(Many-Worlds Interpretation)에 대해 제시한 비판이 생각나요. 양자역학에 대한 다세계 해석은 파속붕괴 상황을 두 개의 평행우주가 갈라지는 상황으로 해석한는데, 퍼트남은 이런 해석이 단지 세계에 대한 결정론적 직관을 옹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점 이외에는 사실상 물리학적으로 아무런 새로운 변화도 일으키지 못한다고 지적하거든요. 그러니까, 애초에 "세계는 결정론적으로 움직인단 말이야! 모든 것을 결정론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신의 관점(God's eye-view)'이라는 게 존재한다고!"라고 답을 정해놓고서 물리학적 실험을 그 답에 어거지로 끼워맞춘 게 아니냐는 거죠.

물론, 저는 범심론이 반드시 이런 식으로 비판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설령 이런 식의 해석이라고 해도 여전히 범심론은 토론해 볼 만한 형이상학적 '세계관(world-view)'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이런 입장이 물리학을 비롯한 정상과학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1개의 좋아요

범심론은 꽤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은 설명력이 너무 미약한 수준이죠. 의식적인 것들의 네트워크, 혹은 의식적인 것들이 이루는 구조를 통해 물질적인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범심론이 유물론, 이원론에 비해 진정한 경쟁력을 갖게 될 텐데, 아직은 이런 설명이 가능한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 같아요.

추가로 토노니의 IIT는 제가 알기로는 물질적인 것들의 구조(물질적인 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긴밀하게 통합되어 있는 수준)에 따라 의식적인 것이 생겨난다는 이론이라, 고프의 범심론과는 궤가 다르지 않나 싶어요. 결국 IIT는 물질적인 것의 구조를 통해 의식적인 것을 설명하는 이론인데 이건 고프의 범심론과는 정반대의 방향이죠.

1개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