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주제 책 추천 질문, 아이디어 질문입니다. 부탁드립니다

  1. 반 자유의지 주장과 반자유의지 세계관에서의 윤리, 사회사상과 세상의 모습

(뭔가 양자역학에 의해 라플라스의 악마 같은 고전역학 기반 결정론은 격침된 것 같았기에, 결국 그 양자 주사위 역시 비자발적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모든 것의 예정•결정됨을 나타내는 결정론보단 "자유 없음"을 강조하는 반자유의지라고 하였습니다.)

  1. 자유의지의 옹호자들, 반자유의지 세계관에서의 기존 윤리의 옹호자들

  2. 도덕적 논쟁은 구조적으로 화해불가능하다

  3. 정당성, 정당하는 말은 왜 정당한가 (정당성의 정당성, 가치의 근거는 무엇일까)

  4. 애매모호한 상황들(사회상규의 선, 같은 도덕적 잣대를 사용하는데도 의견이 갈리고 뭔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같은 상황)

  5. 논리는 왜 옳은가? 논리가 옳은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유의미할까?

  6. AI와 철학, 현상학과 AI, 분석철학과 컴퓨터공학 등 첨단기술과, 그 기술적 측면과 연관되는 철학과 그 도덕적 지위나 의식과 사고와 인격의 여부를 따지는 철학

이렇게 여덟 주제입니다.

각 주제에 대하서 제 짧은 식견을 어떻게든 끌어모아

괴델, 도덕철학 입문서, 국가, 도덕의 계보 등을 찾았습니다만
이런 주제에 대해 먼저 달려들어보신 분들의 추천을 받고 고견을 여쭙는 편이 더 현명한 선택일 것 같다고 생각이 되어 질문드리게 되었습니다.

부디 선배님들의 조언을 바랍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반자유의지에 관해 그를 옹호하는 짧은 문장 2개를 써 보았는데 이에 대한 비판과 피드백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통제되어 동일한 유전자와 환경인 두 공간과 그 각 공간 안에 완전히 같은 두 사람이 있을 때, 결과가 같다면 선택이란 환상인 것이고

다르다면, 그 다름을 갖는, 야기하는 영혼의 차이가 자발적이지 못하니 선택은 환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라는 곳에서 나온 마음과 철학 서양편, 불교편, 유교편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이 시리즈가 읽기에 어떤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조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보내시도록 되어계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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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이 주제와 관련해서 로티-퍼트남 논쟁이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퍼트남은 ' 이상화된 합리적 수용가능성'이라는 기준을 바탕으로 도덕적 논쟁 상황에서 상이한 두 당사자 사이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로티는 그러한 퍼트남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흥미롭게도, 로티는 인종주의를 옹호하는 나치 어용 철학자와의 가상의 논쟁 상황을 가정하면서, 퍼트남에게 그런 철학자를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해 보라고 요구하죠. 적어도, 우리가 그런 완전히 다른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명확한 알고리즘 따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 무엇이 도덕적인 것이고 무엇이 비도덕적인 것인지가 '사실의 문제'로 환원된다는 식의 입장을 섣부르게 주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 로티의 지적입니다.

(하지만 로티가 도덕적 상대주의나 회의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로티는 도덕이 우리가 이미 받아들이고 있는 세계관에 의존한다는 자문화중심주의를 주장하는 것일 뿐입니다.)

존재와 언어: 리처드 로티의 「힐러리 퍼트남과 상대주의의 위협」(1)
https://blog.naver.com/1019milk/221350603671

존재와 언어: 리처드 로티의 「힐러리 퍼트남과 상대주의의 위협」(2)
https://blog.naver.com/1019milk/221465301305

이와 유사한 주제를 다룬 국내 연구서 중에 김경만 교수님의 책이 있습니다.

두 가지로 나누어주신 의문은 사실상 동일한 의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의문은 '도덕'에 대한 의문과도 연결됩니다. "논리학은, 윤리학처럼, 규범적 학문이라고 역시 일컬어질 수 있다(Logic, like ethics, can also be called a normative science.)."라는 프레게의 유명한 말처럼, '정당성'은 윤리와 논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질서입니다. '정당성'이란 '…해야만 한다" 혹은 "…하는 것이 허용된다"와 같이 표현될 수 있는 질서이고, "살인하지 말라"와 같은 윤리적 질서나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이 참이어야 한다."와 같은 논리적 질서는 모두 '정당성'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죠.

'정당성' 혹은 '규범'이라는 것이 어떻게 성립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가 있지만, 제가 추천드리는 것은 다음의 책들입니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비트겐슈타인의 수학의 기초에 관한 강의』 제21강, 제22강

에른스트 투겐트하트, 『논리-의미론적 예비학』, 제4장

모순율을 왜 준수해야 하는가?: 에른스트 투겐트하트 & 우슬라 볼프, 『논리-의미론적 예비학』 제4장
https://blog.naver.com/1019milk/222358755492

Robert Brandom, Articulating Reasons 제1장

이승종, 『비트겐슈타인이 살아 있다면』, 제9장, 제10장

각각의 글들의 세부 주장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 글들은 모두 논리학이 사람의 '삶'에 의존한다고 강조합니다. 형식적 논리는 실질적 논리에 의존하고 있고, 실질적 논리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인해 우리에게 강제력을 발휘한다는 거죠.

오래 전에 부분적으로 읽어보았지만,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루는 폭도 넓고, 저자분들도 모두 각각의 분야의 전문가들이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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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들에 관해서 저는 <철학 논쟁>이라는 책을 추천드립니다. 대니얼 데닛과 그래그 카루소의 자유의지에 대한 대립적 견해에서 비롯된 논쟁을 담은 책입니다. 카루소는 결정론이 타당하고 자유의지와는 양립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데닛은 결정론이 타당함과 동시에 자유의지가 가능하다고 보는 양립가능론자입니다. 이 둘의 실제 논쟁을 다루는 책인데, 이 과정에서 도덕적 책임과 법 체계에 관한 논의도 포함되어 있어요.

여기서 양자역학에 대해서도 아주 짧게 언급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기를, 양자역학의 주류 해석 중 일부는 결정론과 부합하는 경우도 있고, 미시세계 차원에서 비결정성이 있다 가정해도 그것이 곧바로 일상적 선택이나 뇌의 전기적 작용 등의 범위를 다루는 결정론을 반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대 물리학이 결정론을 완전히 부정한다 보기는 어렵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양자역학의 일부 비결정론적 해석들이 뉴턴 물리학 시절 결정론에 대한 확신을 뒤흔든 것은 맞지만, 그것이 곧 결정론에 대한 완전한 부정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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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들을 많이 추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음과 철학 서양편을 구매했는데, 발쵀독해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해불가능한 도덕적 논쟁과 정당성의 정당함에 대해서, 제가 찾은 도서는

메킨타이어 덕의 상실
니체 도덕의 계보
제임스 레이첼즈 도덕철학의 기초

였습니다. 이 책들에 대해서, 이 책에서 제가 궁금해하는 위의 주제들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지가 궁금합니다.

또한 추천해주신 책들과 제가 말씀드린 것들 중 난이도 측면에서 유의해야 할 만한 것이 있다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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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언젠간 읽어야지 리스트"에 있군요. 다른 분 입으로 들으니 더 읽고싶어지는 느낌입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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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권 모두 좋은 책들이고, 궁금해하시는 주제들과도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 책들이지만, 아마 이 책들의 내용 자체에서 그 주제들을 직접 뽑아내시기에는 다소 어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덕의 상실』이나 『도덕의 계보』는 꽤 난이도가 있는 텍스트이다 보니,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하시는 데에만 집중하시다 보면, 이 텍스트들이 어떻게 글쓴이님의 물음에 대해 대답을 주고 있는지 놓치기 쉽습니다.

우선 『도덕철학의 기초』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시면서 윤리학 분야 전반에 대한 기초적인 배경 이해를 갖추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과 더불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도 좋은 입문서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구하실 수 있다면, 매킨타이어의 『윤리의 역사, 도덕의 이론』(A Short History of Ethics)이 저 두 저작으로부터 조금 더 어려운 책으로 넘어가기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킨타이어는 니체의 도덕 이론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그 두 인물의 관점은 묘하게 서로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둘 다 결국 '도덕'이 허공에 붕 떠서 존재하고 있는 추상적 실재 따위가 아니라, 인간의 '사회'와 '역사'에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고 지적하니까요. 아주 단순화해서 말하자면, 그 두 인물에게서 정당성의 근거는 인간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유념하시면서 텍스트를 읽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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