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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마스의 별세를 계기로 규범적 턴 후의 그의 사상을 센스있게 비판적으로 조감하는 길지 않은 글을 하나 번역하고 싶었다. 객관적으로나 내 개인적 기준에서나 그 글의 필자로 내가 수 십년 동안 ‘레이먼드 게우스’로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던, 그리고 아직도 ‘레이먼드 게우스’로 부르고 싶은 레이몬드 고이스 만큼 적절한 인물은 몇 명 없을 것이다. 아도르노로부터 멀어졌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서 하버마스의 후기 사상에 비판적인데다가 하버마스의 것을 포함해 비판 이론을 영어권에 선구적으로 소개한 학자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버마스가 90세 생일을 맞게 될 즈음에 웹 여기저기서 나온, 아마 대다수가 비판보다는 칭송이었을 글 중 하나인 그의 글을 냅다 하드 한 귀퉁이에서 집어 올려 아래 한글에 불러 들였다. 별세 뉴스가 뜬 다음에나 읽으려고 저장만 해두었더랬다. 번역하면서 꼼꼼히 읽어보니 역시나 완전 마음에 든다. 그러나 물론 그가 하버마스를 부분적으로라도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그의 비판이 일면적이거나 심지어 그의 비판의 기준을 물들이고 있는 어떤 사실판단들이나 가정들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을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글에 맞서 하버마스를 다소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제임스 고든 핀레이슨의 다음 글을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국역되어 있기도 한 하버마스 입문서를 포함해서 비판 이론에 대해 적잖은 논문과 책을 썼고 특히 — 아도르노에게는 미안한 표현이지만 — 아도르노의 미학 쪽 아닌 사유들도 꿰뚫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학자다. 비판 이론에, 특히 아도르노에 관심 많은 이들은 ‘제임스 고든 핀레이슨’이라는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
Happy Birthday Jürgen Haber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