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웰의 은퇴를 접한 감회

존 맥도웰이 재작년 2024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했군요.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25년 4월에 Reason in Nature: Variations on Themes from McDowell이라는 주제로 은퇴 기념 학회도 열렸네요.

뒤늦게 맥도웰의 퇴임 소식을 들으니, 분석적 헤겔주의/실용주의 내지 피츠버그학파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프랑크푸르트학파에 흔히 붙고는 하는 1세대, 2세대, 3세대 등의 구별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면, 그리고 이 구별을 피츠버그학파에 적용한다면, 피츠버그학파는 어느덧 2세대에서 3세대로 세대교체가 된 것 같습니다. 윌프리드 셀라스가 1세대, 존 맥도웰과 로버트 브랜덤 등은 2세대이고, 이제 이 2세대가 이들의 제자인 존 맥팔레인(John MacFarlane)과 매튜 보일(Matthew Boyle) 같은 3세대에 의해 계승되는 거죠.

그리고 세대교체가 이루어질수록 각기 철학적 주장들이 다변화되면서 하나의 학파로서의 성격도 점점 옅어지는 것 같습니다. 마치 프랑크푸르트학파/비판이론 철학자들도 점점 세대가 바뀔수록 한 학파로 묶일 수 있나 싶을 만큼 각기 다양한 논제들을 발전시키면서 다각화되고 있다는 점처럼 말이죠. 당장 맥도웰과 브랜덤만 해도 각기 상당히 다른 분야에서 상이한 철학적 논제들을 주장하고 있고, 똑같이 셀라스의 제자였던 처칠랜드나 밀리칸은 이들과는 완전히 다르다시피한 방향성을 보여줬죠. 맥팔레인과 보일도 같은 학파로 묶일 만큼 공통된 뚜렷한 철학적 공통성을 보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두 철학자들에 대해 저는 잘 모르지만, 둘은 연구 분야도 상당히 다르고(맥팔레인은 형이상학과 논리학, 보일은 자기의식이나 지각철학 등의 심리철학), 공유하고 있는 핵심 철학적 논제들도 되게 다른 것 같아서요.

이런 생각을 하고 저를 다시 돌아보니, 저와 제 주변의 동학들 사이에서도 이런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저는 학부 때 여러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으면서 셀라스, 브랜덤, 맥도웰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고, 제가 본격적으로 헤겔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피츠버그학파의 영향이 컸습니다. 학부 때는 동학들과 더불어 이들의 글을 열심히 읽으면서 이들의 주장에 깊이 찬동했고, 헤겔에 접근할 때도 이들의 영향을 깊이 받았었는데, 지금의 저를 보니 피츠버그학파 등의 관심주제와 상당히 떨어져 있는 헤겔의 논리학/형이상학을 주제로 삼아, 브랜덤이나 맥도웰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헤겔을 읽고 있네요. 이처럼 같은 나무뿌리에서 다양한 가지들이 뻗어나간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고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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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팔레인과 보일의 글은 각각 논문 한 편씩만 읽어보았지만, 맥팔레인은 브랜덤에게 더 가까운 논의를 전개하는 것 같고, 보일은 맥도웰에게 더 가까운 논의를 전개하는 것 같더라고요. 맥팔레인의 박사학위 지도교수가 브랜덤이고, 보일의 박사학위 지도교수가 맥도웰이라 그런 걸까요?

그나저나, 맥팔레인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 재직 중이고, 보일은 시카고 대학교에 재직 중이니, 이제 '피츠버그 학파'라는 용어도 다소 어색하게 되었네요. 게다가, 이 사람들의 철학이 셀라스나, 맥도웰이나, 브랜덤처럼 '이유의 논리적 공간'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개념주의를 옹호한다거나 헤겔주의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니, 철학적 경향으로도 기존 피츠버그 학파와는 다소 거리가 있고요.

저도 예전에 맥도웰과 브랜덤 이후 신생 철학자들은 누가 있을까 하고 찾아본 적이 있는데, 레딧에 어느 유저가 이런 글을 남겼더라고요. 이것도 벌써 10년 전의 글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참고해 볼만 한 것 같습니다.

simism66

I am a bit biased, as I'm a graduate student at one of the schools that is in the same "camp" of philosophical orientation. The school is relatively unique, but it is not limited to Pittsburgh anymore, as there are several universities with younger generation of Pittsburgh-style philosophers. Chicago has a few students of McDowell on their faculty (David Finkelstein, Mathew Boyle), as well as Jim Conant, who was a colleague of Brandom and McDowell at Pittsburgh for a while. Georgetown has also taken up a strand of Pittsburgh philosophy, with Mark Lance (a student of Brandom) and Rebecca Kukla (a student of John Haugeland) doing some very interesting work in Brandom-style pragmatics. Leipzig University is another interesting branch of Pittsburgh-style philosophy, with Sebastian Roedl, who worked with Brandom in Pittsburgh and engages in very interesting ways with his work.

https://www.reddit.com/r/askphilosophy/comments/6ocw7q/the_pittsburgh_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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