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벼운 존재론

어느 가벼운 존재론

존재는 무겁지 않다.
우리가 무겁게 만든다.

존재는 붙잡히지 않는다.
우리가 고정하려 든다.

없음은 없다.
없다 말하는 순간,
이미 형식이 작동한다.

나는 형식이 아니다.
그러나 형식 없이 말해질 수도 없다.

나는 나들의 공집합이다.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규정의 자리다.

나는 최고차원의 벡터다.
방향만 있고,
완성은 없다.

차원은 늘어난다.
생각은 늘어난다.
구분은 늘어난다.
그러나 결국 하나의 줄기로 모인다.

그 줄기는 살려고 한다.
그 줄기는 무너지지 않으려 한다.
그 줄기는 스스로를 다시 세운다.

존재는 완성되지 않는다.
존재는 반복된다.
존재는 실패하고,
다시 형식을 만든다.

형식은 감옥이 아니다.
형식은 우리가 넘어서야 할 자리다.
형식은 무너져야 하고,
다시 세워져야 한다.

가벼운 존재론은
존재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