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맥긴의 20세기 철학사

콜린 맥긴 (Collin McGinn)의 블로그 (Blog - Colin McGinn)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네요.

제목: 나의 솔직한 견해

나는 데이비드 루이스(D. Lewis)는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도널드 데이비드슨(D. Davidson)은 기초 논리와 결정이론에 지나치게 감명받았다고 생각하며, 윌러드 콰인(W. Quine)은 몇 가지 철학적 곁가지 관심사를 가진 그저 그런 논리학자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대니얼 데닛(D. Dennett)은 철학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마이클 더밋(M. Dummett)은 자기의 좁은 전문 분야 밖에서는 멍청이(dimwit)였다고 생각하며, P. F. 스트로슨(P.F. Strawson)은 철학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길버트 라일(G. Ryle)은 고전학자였고 어떤 수단을 써서든 철학을 없애고 싶어 했다고 생각하며, 개럿 에반스(G. Evans)는 철학적 깊이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존 설(J. Searle)은 철학적으로 가벼운 인물이었다고 생각하고, 제리 포더(J. Fodor)는 철학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솔 크립키(S. Kripke)는 철학의 특정 제한된 분야들에 스쳐 지나가는 관심을 가진 수학자였다고 생각하고, 힐러리 퍼트남(H. Putnam)은 철학을 이해 불가능한 것으로 여긴 과학자-언어학자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 Wittgenstein)은 약간의 역사조차 배우려 하지 않을 만큼 오만한 철학적 무지렁이였다고 생각하고, 버트런드 러셀(B. Russell)은 회의주의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고틀로프 프레게(G. Frege)는 다른 철학적 관심사는 없는 그저 그런 수학자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선의였지만 멍청이들이었다고 생각하고, 에드문트 후설(E. Husserl)은 자기 의식 밖의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마르틴 하이데거(M. Heidegger)와 장 폴 사르트르(J.P. Sartre)는 주로 심리학적 정치꾼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존 오스틴(J. Austin)은 과학에 무지한 언어학도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노엄 촘스키(N. Chomsky)는 전문 언어학자도, 철학자도, 심리학자도 아니고, 그 셋이 불편하게 뒤섞인 어떤 종류의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 철학자들의 대다수는 철학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전혀 모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도 버거워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철학은 데카르트 이후로 엉망진창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적 유치원생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누구도 철학적 문제의 본성을 제대로 파악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인간의 뇌는 나쁜 철학이 들끓는 온상이며(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그 위대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AI번역 약간 수정; 출처: My Honest Views - Colin McGinn]

물론 많은 경우 저자의 과장된 수사가 섞여 있어서 저자의 유머러스한 시적 표현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저의 경우 적어도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완벽히 이해가 가더군요...

이 글이 반향이 좀 있었는지,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글도 포스팅했습니다.

제목: 나의 솔직한 견해 2탄

나는 내 무해한 글 「나의 솔직한 견해」가 몇몇 사람들의 심기를 거슬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이게 꽤 웃기다. 분명히 내 짧은 시는 어느 정도는 농담 반 진담 반(tongue-in-cheek)으로 쓴 것이었고, 방심한 독자를 걸려들게 하려는 함정이기도 했다(제법 큰 고기를 낚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 말의 진실성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 같지는 않고, 그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즉 나—에게만 반응하는 듯하다. 전부 내 “오만함” 같은 것 이야기뿐이다. 내가 오만하든 말든, 그게 당신들한테 무슨 상관인가?

또 고백하자면, 나는 최근 나보코프의 작품과 그에 관한 글을 많이 읽고 있었다. 그는 신성시되는 작가들에 대해 가차 없이 혹평하기로 악명 높았고, 그 때문에 때로는 맹비난을 받기도 했지만(그래도 언제나 정신이 번쩍 들게 했고 대체로 옳았다). 게다가 나는 도발하고 자극하기 위해 고안된, 철학적 담론의 새로운 문학적 형식들을 시험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제 지루할 만큼 사실적으로, 산문적으로 평범하게 가보자(유감이지만 물러설 생각은 없다). 데이비드 루이스의 가능세계에 관한 견해가 황당무계하다고 다들 생각했다는 것은, 그 자신이 명시적으로 인정한 바다(그 “믿기지 않는 시선들 (incredulous stares)”은 정말로 믿기지 않아서 나온 시선들이었다). 나는 철학에서 황당무계한 견해를 검토하는 것 자체를 개의치 않으며, 그가 가능세계의 존재론에 대해 내놓은 견해는 충분히 생각해 볼 가치가 있었다고도 생각한다(나도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글을 쓴 적이 있다). 하지만 정말 그 견해는 완전히 황당무계했다.

콰인에 관해서 말하자면, 내로라하는 논리학자들(특히 솔 크립키를 염두에 두고 있다)은 콰인이 수리논리학자로서는 꽤 아마추어 같다고 생각했다(‘콰인의 정리’라는 것, 다들 알지 않나?). 그 밖의 영역에서는 그는 철학의 아주 좁은 띠 같은 부분에만 자신을 가두었고, 다른 영역들에는 관심도 지식도 별로 없어 보였다. 그를 ‘제너럴리스트’라고 부르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그의 철학적 견해는 꽤 엉뚱했고, 변호도 그다지 명료하게 되지 않았다(나는 예전에 그에 대한 서평을 쓴 적도 있고, 분석-종합 구분에 대한 그의 공격에 관해 글을 쓴 적도 있다). 콰인은 전통 철학의 대부분이 쓰레기라고 기본적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말했다(「Epistemology Naturalized」를 보라). 그는 고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실증주의자이자 행동주의자였다. 거의 아무도 그에게 동의하지 않았다.

이제 내 사랑하는 스승이자 친구였던 스트로슨을 보자. 그는 매우 유능하고 중요한 철학자였지만, 철학의 상당한 영역들 앞에서는 어리둥절해했다. 내가 학생으로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는 내 형식논리가 얼마나 고급 수준인지 물었다. 나는 그리 대단치 않다고 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좋아!”라고 말했다. 그는 그 과목을 어렵게 느꼈다(우리 모두 그렇지 않나?). 나는 그가 당시 옥스퍼드에서 크게 유행하던 타르스키의 진리 이론을 끝내 완전히 마스터했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는 언어철학과 심리철학의 큰 부분들—하물며 실존주의는 더더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좋다,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사실이다. 그는 철학적 박학다식가(polymath)는 아니었다.

더밋은 또 다른 경우다. 그는 현대 철학의 넓은 영역들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내가 제리 포더를 꺼냈을 때 그가 꽤 어리둥절해하던 것이 기억난다. 그리고 그래, 제리 포더. 천재였고 총알처럼 빠르며 그만큼 치명적이었지만, 철학의 대부분에 대해서는 완전히 귀를 막았다. 그는 철학이 완전히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고, 아예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까지 여겼다. 그는 실험실 없는 심리학자였다.

학자들은 대개 좁은 분야에 갇히기 쉽고, 자기 전문 밖에서는 꽤 멍청할 수도 있다. 내가 간결하게 특징지은 다른 철학자들도 대체로 마찬가지다. 내 비평가들이 그렇게 흥분하며 문제 삼는 지점이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들은 그저 내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싫어할 뿐이다. 나는 어차피 이 사람들의 학술적 추천서를 써 준 것도 아니고, 그저 그들에 대한 내 진심 어린 생각을 말했을 뿐이다. 그게 문제인가? 표현의 자유니 뭐니 하는 그 모든 소리 말이다.

나는 내 글의 댓글에서 나 자신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지 않은 묘사를 하기도 했다. 우리 모두에겐 맹점이 있고, 철학적 암점(scotoma)이 있다.

[AI번역 약간 수정, 출처: My Honest Views II - Colin McGinn]

마지막 두 문단은 뭔가 교훈을 주는 것도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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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아 이런 거 너무 재밌네요. 저도 다는 모르겠지만 대충 어떤 느낌의 캐리커쳐인지 느껴집니다.

맥긴의 "Favorites"라는 포스트에서 짧게 쓴 부분을 가져와 봅니다.

철학은 어렵고 까탈스러운 마님이다. 당연한 말이다. 그 엄격함에 가장 잘 대응한 이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으뜸 가는 셋을 꼽자면 토마스 네이글(Thomas Nagel), 마이클 에이어스(Michael Ayers), 버나드 수츠(Bernard Suits)다. 각자 다른 이유로 말이다. 그들은 높은 나무를 오르고, 깊은 물속을 헤엄치며, 더 맑은 공기를 마시는 데 성공했다. 그들의 공헌을 여기서 일일이 요약하지는 않겠지만, 내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이들은 저 셋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데카르트, 로크, 버클리, 흄, 리드를 꼽겠다.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은가. 아이리스 머독(Iris Murdoch)과 엘리자베스 앤스컴(Elizabeth Anscombe)도 빛나던 시기가 있었고, 피터 기치(Peter Geach)와 시드니 슈메이커(Sydney Shoemaker)도 마찬가지다. 브라이언 오쇼네시(Brian O'Shaughnessy)는 특별히 언급할 만하다.

공통점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일단 수학적/형식적 방법론을 철학적 방법론으로 취하는 사람들이 아닌 것 같고, 좀 더 뭐랄까 거시적인 통찰을 제시하는 철학자들이라고 할까요.. 네이글, 근대철학자들, 앤스컴, 슈메이커 같은 인물들은 1인칭적 관점과 같은 연구 주제로 묶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맥긴도 그에 관한 연구를 했던 걸로 알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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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동료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 둘로 카르납과 하이데거를 꼽은 것을 들은 뒤, 한 사람의 철학적 취향이 꼭 정합적이거나 공통점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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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가는 약간 의외네요. 더밋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더밋의 분석철학사나 후설에 대한 논평을 보면서 더밋이 일반적인 영어권 철학자들과는 달리 철학적 폭이 넓다고 생각했거든요. (심지어 후설의 『논리연구』 영어판 서문도 더밋이 썼을 정도니까요.) 애초에 더밋의 의미론이나 실재론-반실재론 논쟁도 영향 폭이 큰 주제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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