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처드 로티, 『철학과 자연의 거울』 새번역 출간

세상에, 이 대단한 책이 새로 번역되었군요! 게다가, 30주년 기념판 번역이라 마이클 윌리엄스의 서문과 데이비드 브롬위치의 후기까지 수록되어 있네요. 석기용 선생님의 번역이니 믿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1979년, 《철학과 자연의 거울》은 미국 철학계에 폭탄처럼 떨어졌습니다. 이 책에서 리처드 로티는 17세기 이래로 철학자들이 마음을 '실재를 반사하는 거울'로 여기며, 심적 표상을 지식의 매개이자 토대로 삼는 사고방식에 망상적으로 집착했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주류 분석철학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노골적으로 표출하여 동료 분석철학자들과 반목하게 된 그는, 결국 20년간 재직하던 프린스턴대학교 철학과를 떠나 버지니아대학교 인문학부로 자리를 옮기기에 이릅니다.

리처드 로티의 철학적 작업은 영미 분석철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는 분석철학과 매우 대조적이라고 여겨지는 소위 대륙철학의 사조를 오히려 강력하게 옹호하기도 하는 매우 유별나고도 독특한 학자입니다. 그의 철학적 관심사는 언어나 진리 등에 있다기보다 사회, 정치, 문화라는 이른바 가치와 당위의 영역에 있습니다. 로티에 따르면 철학의 역할은 체계를 구축하여 철학 이외의 학문과 문화에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공동체 구성원을 교화하고 끊임없는 문화적 대화를 창출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가 이러한 주장을 제기하는 데 영향을 미친 사람들은 (대표적으로) 가다머를 포함한 해석학자들입니다. 이렇게 로티는 이전 철학자들의 선구자적인 통찰과 구체적인 이론들을 놀라운 솜씨로 통합하고, 거기에 끈덕진 철학 문헌 연구를 보탬으로써 《철학과 자연의 거울》이라는 기념비적인 저서를 탄생시켰습니다.

《철학과 자연의 거울》을 오래 기다려 온 독자분들께 마지막으로 옮긴이의 말을 덧붙입니다. "철학을 사랑하고 오늘날의 세계를 만들어 낸 사상의 지형도를 조금은 낯선 시각으로 그려 보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의 일독을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그렇게 힘겹게 까마득한 정상을 딛고 올라섰을 때 그는 인간, 세계, 철학을 바라보는 한 철학자의 빛나는 통찰을 벅찬 가슴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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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에서 나온 예전 버전을 힘들게 구했었는데, 새로 나온다니 반갑네요. 한번 구매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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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판본은 오역도 꽤 있고, 번역이 그다지 정확하지는 않은 부분도 있어서 많이 아쉬웠는데, 믿을 수 있는 석기용 교수님의 번역으로 나와서 정말 다행입니다. 석기용 교수님은 좋은 번역서들을 많이 내신 분이시기도 하고, 로티의 제자인 브랜덤을 전공하신 분이시기도 한 만큼, 국내에서 저 책을 번역하시기에는 가장 적합한 분들 중 한 분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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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반가운 소식이네요.
꼭 브랜덤의 책도 번역이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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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다는 소식 듣고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좋은 역자께서 번역을 해주셨다니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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