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뉴비의 크리톤 감상문

제가 플라톤의 크리톤을 읽고서 느낀 것들을 올립니다.

글이 좀 난잡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또한 저도 모르는 오류나 제가 오독한 부분이거나, 논리적 비약 등의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관해 비판 부탁드립니다.

"악법도 법이다." 흔히 소크라테스의 사상으로 오해를 받는 문장이다. 이 오해를 톺아보면, 그것이 일본에서 시작한 문장임을, 더 나아가 플라톤의 크리톤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에 관해 개인적인 생각을 나누며 검토하고 싶다.

크리톤에서는 소크라테스는 탈옥을 권유하는 크리톤에게 자신의 정의 원칙을 설파하며, 법률을 의인화한 대상의 말을 들려주며 거절한다. 여기서 흔히 크리톤 문제라 불리는 것이 발생한다. 변론(변명)에서의 모습과 의인화한 법률의 논변이 상충된다는 것이다. 변론에서는 만일 아테네인들이 철학함을 막는다면 그것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나, 크리톤에서는 법률이 법에 따라야함을 설파한다. 나는 이에 관해선 이기백 교수님의 '소크라테스의 삶에서 악법과 불복종의 문제'란 논문을 지지하는 편이다. 내가 이해한 것을 짤막히 소개를 하자면, 변론에서의 철학을 하고 다님을 그만두는 것을 거부하는 모습은 그것이 신에게 받은 사명이기 때문이다. 크리톤에서 법에 복종하는 것은 소크라테스는 70년의 세월 동안 기회가 있었음에도 나서지 않았다는 것, 즉 암묵적 동의를 했기 때문이다. 이 둘이 부딪힐 때, 소크라테스는 더 상위의 것인 신들의 명령을 지키나, 별 문제 없을 때엔 법을 지킨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잘 요약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니 '소크라테스의 삶에서 악법과 불복종의 문제'를 읽는 것이 좀 더 좋아 보인다.

여하튼 악법 문제를 다시 다루자. 그것이 부정의하다면 소크라테스는 진작에 나섰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70년의 세월 동안 아테네에 남아, 영혼의 돌봄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법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요약하자면 소크라테스는 신의 명령이나 정의에 상충하다면 불복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관해 조금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소크라테스를 향해 법률은 소크라테스가 설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변론 자체로도 충분한 설득이지 않던가? 법률에 설득을 안 했을 뿐이다. 소크라테스는 합의 원칙에 따랐던 것이지, 법과 별개로 시민들에겐 불복종했다. 그가 선택한 사형은 이를 잘 드러낸다. 시민들은 추방형을 원했으나, 그는 사형을 택함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니 말이다.

악법의 딜레마에 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것을 악신으로 바꾸면 된다. 신의 명령이 정의와 상충하는 경우는 어떻게 하는가? 예로 오레스테스의 경우가 있다. 오레스테스의 살인은 아이스퀼로스에겐 정의로운 행동이었으나, 에우리피데스에게 이르러서는 부정의한 짓으로 바뀌었다. 살인 자체의 문제를 두고 오더라도, 그것은 신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문제였다. 이 신들의 대립은 에우튀프론의 경건함에 관한 논의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게서 오리무중으로 끝났듯, 이 도덕적 딜레마는 아포리아로 남는 것 같다. 소크라테스는 이에 관해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

참고 문헌:

플라톤의 네 대화 편

소크라테스의 삶에서 악법과 불복종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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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크라테스가 사형판결을 수용한 이유를 조금 다르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시민으로서 이 법질서 속에서 살아왔고, 그 법질서에 참여해 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판결 자체에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오랫동안 받아들여 온 법질서의 판결을 탈옥이라는 방식으로 거부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부정의를 당했다고 해서 자신이 다시 부정의를 행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도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따라서 소크라테스가 사형판결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단순히 ‘악법도 법이므로 복종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법의 권위를 절대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전체에서 견지해 온 정의의 원칙과 자신이 속해 있던 법질서에 대한 책임을 함께 고려하여 탈옥을 거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크라테스가 법을 무조건적으로 절대시한 것도 아닙니다. 『변론』에서 보듯이 인간의 법이나 다수의 명령이 자신의 철학적 사명, 즉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는 원칙과 충돌한다면 그는 오히려 불복종하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법의 권위를 절대화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개인의 자의적인 양심이나 판단을 언제나 법보다 높은 권위로 선언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크리톤』에서 중요한 것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명제가 아니라, 부정의를 당했다고 해서 스스로 부정의를 행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과, 자신이 살아온 공동체의 법질서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함께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봅니다. 더욱이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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