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공부는 무엇으로 하면 될까요?

슬슬 12월 달이 되가면서 수시 대학 합격이 하나 둘 나오고 있습니다. :grinning:
드디어 제 길고도 길었던 수험 생활 12년이 끝나가네요

그동안에는 간간히 듀오링고로 독일어 공부를 해오고 있었는데
듀오링고는 실생활 위주의 독일어를 주로 가르치다 보니 독일어 문법이라던지
철학에서 다루는 "학문적 언어로서의 독일어"를 접할 기회가 적어 아쉽습니다.

혹시 독일어라던지 타 외국어 공부는 어떻게들 하고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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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에서 쓰는 독일어와 학문적 독일어는 (다른 언어라고 안그렇겠냐마는...) 꽤 다릅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어이고 기초적인 단계에서는 그 구분이 무의미하니 B2수준까지는 어학원 등을 통해 보통의 독일어를 배우는게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경지식이 어느정도 있고 본인이 좀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B1~B2정도 선에서는 더듬더듬 철학 텍스트를 독일어로 읽기 시작하실수는 있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독일어를 배울 어학기관에 많지 않고 그나마도 수도권에 몰려있어서 접근성이 좀 떨어지겠지만, 가능하다면 어학원을 다니거나 대학에서 제공하는 독일어 어학 강의를 수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학원은 그나마 수업이 꾸준히 열리고 강의의 수준과 품질이 유지가 되지만, 대학에서 열리는 교양강의 혹은 독일어 전공 강의는 수강생이 부족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홀로 공부를 하셔야 한다면 Deutsche Welle에서 어학 학습용 뉴스기사를 따로 제공하고 연습문제 풀이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요즘 어학교재가 잘 나오기도 하고, Deutsch Perfekt라고 독일어 어학공부용으로 나오는 매거진이 꽤 구성이 좋은데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걸 활용해서 독일어권 대학에 한두학기 살아보는게 어학 공부에도 좋고 향후 진로에 대해서도 직접 눈으로 보고 진지하게 고민해보기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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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이지만 매 수준에서 다른 고통을 주는 독일어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감히 생각하건대 설령 철학을 위한 독일어 공부라 할지라도 문법과 철학서 독해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최선이 아닌 것 같아요. 괴테 인스티투트와 같은 어학기관을 통해 소위 네 영역 모두를 골고루 공부하고, 어휘도 철학 이외의 어휘에 역시 (암기까지는 아니어도) 친숙해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Rede 님께서 reden해주신 것처럼(…) ‘B2수준까지는’ 학적 언어와 일상적 언어 사이의 ‘구분’이 정말 ‘무의미’합니다. 이 기본적인 사항에 더해, 말하기와 쓰기를 통해 문법 구조를 스스로 응용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문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추게 되더라도 독해 실력이 녹슬기 쉽습니다(직접적 효용). 또 살아있는 언어로서 독일어에 애정을 가질 때에 독해에 대한 학습 효과도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간접적 효용).

일반론을 뒤로 하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첫째, (다른 영역에 비해) 독해와 문법에 비교적 빠삭해졌을 때 자연히 특정한 종류의 자신감이 생기는데요, 이 자신감이 오히려 오만이 되어 독일어 실력 향상 일반--독해 속도 포함--에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둘째, 결코 지금 결정하실 일이 아니지만, 언젠가 ‘당장 독일어권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독일 철학 연구 동향’에도 관심이 생기실 경우 현지의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기에 듣기, 그것도 '실생활'에서의 듣기가 압도적으로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여전히 허덕이는 사람의) 사견이기에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수험 생활을 마치신 데 대해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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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다른 선생님들이 잘 설명해주신 것 같아요.

학교에서 독일어 수업이 교양으로 열리면 참여하시길 추천드리구요. 저는 <독독독>이라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독일어 문법 인강을 들었어요. 찾아보니 여전히 같은 강좌가 열리네요. B2-C1 인강도 들었는데, B2 이상 넘어가면 대단한 문법을 배우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독독독>에서 학습지 서비스도 있어서 잘 활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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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링고 기반으로 아직 A2수준의 독일어를 배우고 있어서 단어 공부를 많이 하는게 먼저 일듯 한데 독어 단어책 같은 것들중에서도 추천해주실만한게 잇나요?

저는 마찬가지로 <독독독>에서 나오는 단어장을 사서 봤는데요, 굳이 요즘 시대에 돈주고 단어장을 사야하나 싶습니다. 물론 독어 자격증을 딸 계획이시라면, 해당 시험에 자주 나오는 단어 모음집을 구매해서 보는 것이 좋긴 하겠지만요. 제가 본 단어장 교재는 이하와 같은데, 표지만 바뀐 것인지 내용도 바뀐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A1부터 그 이후 단계까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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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험 생활이 끝나고 독일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말하시는 것을 보니 제 수능 끝나고 직후를 보는 것 같아 반갑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관련하여 제가 아는 것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다른 분들이 추천해주신 것 외로 수도권... 정확히는 서울 남산에 위치한 주한독일문화원의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수도권 외에 거주하신다면 가능한 선택지는 아니겠지만, 제가 다녔을 때는 경기도권에서 새벽부터 나오셔서 같이 수업을 듣던 분들도 계셨기에 근처에 거주한다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개인의 경험에 기반한 글이기에 참고로만 읽어주세요.

먼저 주한독일문화원은 서울 남산에 위치해 있으며, 교통이 꽤 불편합니다. 수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3만원을 내고 온라인 레벨테스트를 봐야 하고요. 레벨테스트는 읽기 문제, 문법 문제를 온라인으로 보고, 듣고 말하기 정도를 줌 미팅을 통해 진행합니다. 그리고 수업료도 굉장히 비싼 편에 속합니다. 제가 다닐 때에는 VAT에 교재값까지 다해서 초집중강좌 1달에 60만원 정도가 들었네요...

주한독일문화원의 가장 큰 특징은 독일어로 독일어를 배운다는 점이며, A1.1(가장 기초반)에 들어가서도 말하기부터 시킨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점에서 굉장한 매력을 느꼈는데요, 한국식(?) 처럼 문법부터 한국어로 알려주기 보다는 독일어로 읽는 법부터 문법, 쓰기, 말하기까지 한 번에 가르쳐주십니다. 또한 독일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시는 강사분들이 한 반의 학생 하나하나를 신경써서 지도해주셔서 돈값은 한다... 라는 감상을 받았고요. 또한 주한독일문화원은 독일어 공인 어학시험을 주관하는 곳이기에 신뢰도도 상당합니다. 같은 반의 학생들(대부분 20대 초반에서 중후반 정도입니다)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라 동고동락하며 전우애...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재미있던 점이었습니다. 이 부분에서의 단점은 사람들이 비협조적일 때 조금 의욕이 꺾인다는 점이긴 합니다.

여기까지가 선택지 중 하나인 주한독일문화원에 대한 소개였고요, 글에 조금 더 집중해보고자 합니다. 글에서 "학문적 언어로서의 독일어"라고 정확히 적어주셨는데요, 저는 언어에는 딱히 분야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어투나 단어의 종류 정도는 다르겠지만요. 원하시는 수준의 독일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철학 분야의 도서를 독일어 원서로 읽으시고 싶다면 간단한 문법과 끊어 읽는 정도만 알아도 단어를 찾아가고 여러 번역서들과 대조하면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독일어로 논문 형식의 글을 쓰고자 하면 그것보다는 더 높은 독일어 수준이 필요하겠죠. 언어 공부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꾸준하고 틈틈히 공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습니다.

다만 공부를 하심에 있어 자뭇 우려되는 점은 제가 듀오링고를 통한 언어 학습에 회의적이기 때문이겠죠. 듀오링고... 저도 구독도 하며 1년 넘게 사용해봤지만 생각보다 언어 학습의 질이 높지는 않습니다. 앱을 켜고 게임을 하는 식의 공부에 집중하다보니 진도가 지지부진하고, 원하시는 "학문적 독일어" 관련한 어휘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저는 유학 생각이 있어 적어도 현지인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에 대해 배우고자 했는데, 듀오링고의 텍스트 음성 변환에 기초한 음성들은 주한독일문화원에서의 학습에 비해 발음이 굉장히 부정확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듀오링고는 간단한 복습용 게임처럼 생각하시고, 공부는 따로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아직 제 독일어 수준에 만족하지 못해서, 앞으로도 여러 방법을 찾아볼 것 같네요. 수험 생활을 마치신 것 정말 축하드리고, 독일어 공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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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독일문화원 관련해서 찾아보니 커리도 좋고 내용도 좋은거 같은데
비용이 참... 비용이 제일 문제네요 :sweat_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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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문법책입니다 이거 끝내고 한 단계 위 C1 문법책 같은 시리즈까지 끝내시면 문헌 독해는 문제 없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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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책은 어느 정도 공부하고 보는 게 좋을까요?

읽을 법만 알고 계신다면 바로 시작해보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