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교에서 진로 발표를 해야 해서 초안을 써 봤는데... 한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철학과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그동안 서강올빼미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왔는데
항상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진로 발표를 위한
개요, 초안을 작성했는데

이게 개념적으로 틀린 부분이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GPT도 사용해 봤지만 별 수확을 얻지 못했습니다..)

전공자 분들께 피드백과 비판을 받고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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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우르고스에서 엔텔레키로

만들어지는 존재(조각하듯 깎는 존재)에서
만들어내는 존재(스스로 발아하는 새싹)로

정해진 도덕의 법(규범적이고 단언적인)을
가르치는 교육에는 4가지 문제가 있다.

  1. 도덕의 문자적 해석, 맥락을 동반한 이해의 결여
    그것이 왜 어째서 미덕으로 여겨지는지
    미덕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맥락과 미덕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문자적으로 도덕을 배우게 된다. 무엇이 왜 어째서 좋은지에 대한 이해 없이는
    그저 그게 좋다는 피상적인 맹목만이 존재할 뿐이며
    도덕은 죽은 것이 된다.

  2. 날개가 아닌 구속
    도덕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도덕과 윤리가 삶의 방식 또는 현명한 선택이 아닌 그저 얽메는 규범으로서 인식되어, 도덕이 욕구에 대한 탄압과 단순한 법으로 전락할 수 있다. 비록 도덕에 규범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3. 도덕의 평가척도화와 멸시 발생
    도덕이 물질의 자리를 대체하거나 병행되어 비교의 척도로 사용될 수 있다. 도덕적 우월감이나 도덕적 열등 대상에 대한 혐오와 비난, 응보주의의 탈을 쓴 "영원히 행복하지 않아야 한다" 라는 저주에 가까운 낙인으로 도덕이 곡해될 수 있다. 이해와 사랑이라는 가치는 사라지고 엄벌과 도덕적 범법에 대한 혐오만이 남아, 도덕 역시 소유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4. 응용력 결여
    1,2번에 말하는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도덕을 문자적으로 답습만 하다 보니 무엇이 미덕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도덕, 미덕을 문자적으로만 이해하고 그 이론만을 알 뿐, 그것을 삶과 여러 사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응용력이 부족하다. 기본개념강의 듣고 수능 수학 킬러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에 따라 규범을 가르치는 도덕보다는
미덕을 스스로 창조하고 그 정당성을 주장하는 능력과 절차를 가르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스스로 생각하는 미덕과 그 미덕이 삶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주장하는 능력, 그리고 상대방과 비판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미덕을 보다 잘 이해하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능력과 그럴 수 있는 공간을 교육이 제공하는 것이 옳다.

이에 가장 특화된 학문은 단연 철학이며, 윤리학 중에서도 윤리의 정당성 자체를 찾아가는 메타윤리학이 그 적임자로 보인다.

토론과 비판적 사고, 형식논리 등의 제작도구, 메타적 성격의 방법들을 가르치는 것이 학생들을 오히려 더 도덕적으로 만들 것이며

적어도 논리와 정당성을 중심 가치와 입법조건으로
여기도록 함으로서 수사적인 것을 경계하고 논리를 중시하도록 할 수 있다.

지나친 낙관론일 수 있으나
절대다수가 발언자가 될 수 있는 민주주의 정보사회의 특징상 정말 많은 의견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시공간을 초월해 그 의견들이 교류하는 공론장의 역할을 맡을 커뮤니티 또한 존재한다.

이런 환경에서 논리를 들어 주장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그에 따라 스스로의 의견을 주장하고 타인의 의견을 합당한 근거를 들어 비판하는 법을 알고 그를 체화한 학생들은 수사적이고 자극적인 것이 아닌 가장 옳은 것을 선택할 것이다.

또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에 대해 깊게 사고할 수 있는 학생들은 서로를 발전시키며, 자신만의 삶의 리듬과 가치를 찾아 비교와 물질적 성공에 따른 사회적 인정의 갈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사회 풍조는 후세의 후세로 갈 수록 상식이자 정론으로 거듭날 것이며, "비판"이라는 구조는 구조를 낳으며 점점 더 고착화될 것이다.

비록 그 비판 자체도 죽은 도덕이 되어 교리처럼 사용될 여지가 있기는 하나, 이미 비판이라는 미덕 자체가 그(맹목)를 부정하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기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일어난다 할지라도 빠르게 진압되어 생명을 되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질문들

  1. 수사적인 것이 존재하지 않고 같은 단어 다른 의미의 괴리도 없는 완전히 논리적인 언어를 만들어서 논리적인 것만이 승리할 수 있는 대화를 만들 수는 없을까

  2. 토론을 할 때 어떤 양식에 맞게 발언해야 하도록 사전에 설계된 탬플릿을 제공해서 최대한 수사적 표현을 배제할 수는 없을까

  3. 토론자들을 전부 블라인드 처리해서 토론 내용 자체만 보고 대중이 판단하게 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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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제대로 이해했는지 심히 의심스러운

스튜어트 밀 자유론
니체의 초인 개념
니체의 노예도덕
미셸 푸코의 판옵티콘
하버마스의 공론장
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
에리히 프롬 소유와 존재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초반에 본
[입법자는 판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막기 위해 최대한 많은 것을 사전에 정해둔다. 그래서 수사학은 곧 힘을 잃을 것이다.] 라는 듯한 문장

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내놓기 허접하고 부끄러운 글이지만, 한번만 읽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개의 좋아요

약간 나이브한(naive) 면이 없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주장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4가지 문제'로 지적하신 내용들은 매킨타이어나 테일러의 덕 윤리가 지적하는 내용들과 유사하네요. 다만, 그 이후의 내용은 덕 윤리를 그와는 꽤나 상반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입장인 하버마스식의 의사소통 이론과 연결시키려 하시는 것 같아서 좀 따져보아야 하는 사안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a) 매킨타이어나 테일러처럼 덕 윤리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순수한 '합리성'이나 무균상태의 '토의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우리가 언제나 우리 자신이 속한 '전통'과 '공동체'를 배경으로만 비판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b) 하버마스처럼 의사소통 이론을 내세우는 입장에서는 전통과 공동체 속에 전제된 기존의 사회적 관념들이 '이데올로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염려하면서, 합리적 의사소통에 근거한 '이데올로기 비판'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거든요.

그 두 입장 사이에 손쉽게 화해하기는 어려운 근본적인 철학적 논쟁 지점들이 있다 보니, 한번 그 논쟁 지점들을 공부해 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아래의 책들 정도라면, 고등학생분들도 충분히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아울러, '질문들'이라고 하신 것들에 대해서 코멘트를 하자면,

이러한 '논리적인 언어'를 만들려는 시도가 20세기 초반 언어철학의 시도였고, 지금은 그 시도가 아주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널리 인정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과거만큼 야심찬 시도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비슷한 시도를 하는 철학들이 꽤 있긴 하지만요.)

이러한 류의 사고 방식이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이론에 흐르고 있습니다. 발화의 종류를 엄격하게 구분해서, 그 발화가 객관적 사실에 대한 것일 경우 '진리'라는 기준에 따라서만 평가되도록 하고, 상호주관적 사실에 대한 것일 경우 '규범적 올바름'이라는 기준에 따라서만 평가되도록 하고, 주관적 사실에 대한 것일 경우 '진실성'이라는 기준에 따라서만 평가되도록 하자는 것이죠. 그리고 이때 토의 참여자들은 엄격하게 '예/아니오'로 결과가 나누어질 수 있는 질문과 대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고요.

이 생각은 롤스 식의 '무지의 베일' 사고실험과 닮아 있네요. 롤스 역시 자유로운 개인들과 그 개인들이 지닌 합리성에 호소해서 정의의 원칙을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죠. 그의 자유주의 정치철학도 기본 전제면에서는 하버마스와 상당 부분 일치하지만, 그 반대편의 매킨타이어나, 테일러나, 샌델 같은 인물들은 '자유로운 개인'과 '합리성'이라는 기본 전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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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YOUN 님의 말씀 잘 새겨듣겠습니다!

테일러와 매킨타이어, 하버마스에 대한 걸 더 조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려주신 책도 지금 읽고 있는 책 다 읽은 후에 꼭 읽어보겠습니다, 좋은 책 추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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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글을 단락 형태로 써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띄어서 쓰게 되면 어떤 문장들이 하나의 idea를 생성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읽는 입장 (또 듣는 입장) 에서는 글이 플로우를 갖고 읽힌다는 느낌보다는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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