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토이프의 현대 인식론 입문, 김재권 선생님의 심리철학은 배송중입니다)
건강 문제때문에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1년 휴학을 하게 되었는데, 할 것도 없겠다 책이나 왕창 읽으려고 합니다. 저는 뭔가 머릿속에서 끼워맞추기하는 학문이 실험하면서 실제로 움직이는 학문들보다 매력적이어서, 수학이랑 철학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수학책, 철학책 중에 뭐가 더 읽기 어렵냐고 하면 아무래도 철학책인 것 같습니다. 형이상학 강의, 철학적 논리학, 현대 언어철학 모두 읽는데 절반을 넘기질 못하고 접게 되더라구요. 수학책은 꾸준히 잘 읽히는데, 제일 큰 문제는 제가 철학책 특유의 화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학책에서 주로 사용하는 화법인 “여기 규칙이 있고, 이 규칙을 보면 무조건 이 생각이 떠오를 수 밖에 없어”식의 설명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철학은 “여기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은데, 나는 이거 골라볼 거고 타당하다는 증거가 많으니까 설득력 있는 의견으로 받아들여줘” 식의 논법이라,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사람의 마음이 되어보는 게 많이 어렵고, 이때문에 읽을수록 재미도 점점 줄어들더라구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직접 그 발상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공부하면 참 재미있을 것 같은 학문인데, 혼자 공부하다 보니 의문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 많고 흥미도 점점 사라지는 기분이 드네요. 혹시 저처럼 수학과 철학에 동시에 관심 많으신 회원분들께서 비슷한 고민을 하셨던 적이 있으신 분이 계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