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함수 관계에 있다"를 어떻게 이해하고 계시나요?

다들 "A is function of B"라는 문장을 보면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직역은 "A와 B와 함수 관계에 있다"일텐데, 도대체 이 '함수 관계'의 정체가 궁금하네요.

저는 "A와 B는 상관 관계에 있다"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그렇다면 상관 관계와 함수 관계는 어떻게 다른가? 특별히 함수 관계라는 단어를 쓸 상황이 있는가? 와 같은 물음이 항상 남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이해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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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에 따라 약간 다르겠지만, (a) 정말로 '엄격한 의미의 함수'라면 B의 값이 하나로 결정될 때 A의 값도 하나로 결정된다는 의미의 표현일 것이고, (b) 다소 '느슨하고 비유적인 의미의 함수'라면 A는 B의 결과라는 의미의 표현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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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주 명료한 기제가 주어지지 않은 이상, 어떤 정해진 기제에 의해 B의 상태에 따라 A의 상태가 결정된다는 뜻으로 대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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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상으로는

(1) f is a function of X

는 f가 X에 대해 정의되는 함수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게 그다지 엄밀한 표현같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다음을 쓰는 게 낫습니다:

(2) f is a function from X into Y

(read: f는 X를 정의역, Y를 공역으로 갖는 함수이다.)

또는,

(3) f is a function on X

(read: f가 X에서 X로 가는 함수이다.)

참고로, (1)을 ‘f와 X가 함수 관계에 있다’라고 쓰는 것은 잘못되었거나, 내지는 불필요한 표현입니다. 함수를 이미 관계로 이해한다면, 즉 f를 ∀x∈X∀y∀z((x,y)∈f ∧ (x,z)∈f ⊃ y=z)인 관계라고 이해한다면, 위 진술은 ‘f와 X는 이러저러한 관계인 관계에 있다’라는 말이 되고, 함수를 고유한 무언가로 이해한다면 그것은 이미 관계라고 보기엔 어려운 무언가가 되는 것 같아서요.

‘상관관계’의 경우 약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보통은 (1) 꼴의 진술에서 X에 들어가는 것은 일반명사입니다. 가령,

일기의 내용은 작성일에 대한 함수이다

와 같이요. 그런데 이를 두고, ‘작성일과 일기의 내용이 상관관계에 있다’라고 하면 원래의 의미를 약화해버립니다. 가령, 일기의 내용만으로 작성일이 특정되고, 한편 같은 작성일에 서로 다른 두 일기가 있을 수 있는 경우 여전히 둘은 상관관계에 있지만,

작성일은 일기의 내용에 대한 함수이다

는 참이고

일기의 내용은 작성일에 대한 함수이다

는 거짓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든 저렇든, f가 X에 대한 함수라는 것은 X 중 하나를 골라내는 것만으로 f의 값이 하나로 확정된다는 말이니까요. 함수라는 것은 단순한 상관관계보다는 강한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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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미 잘 설명하셨는데, 여기에 저도 말을 덧붙일게요.

1. 번역

@car_nap 님이 이미 지적하셨다시피, 번역을 그리하시면 A와 B 중 무엇이 다른 것의 함수인지 알기가 어려워요. "A는 B의 함수이다."라는 번역이 좋고, 이는 "B는 A의 함수이다."라는 진술과 동치가 아니에요.

그런데 @car_nap 님은 "A is a function of B."라는 표현을 "A는 B에 대한 함수이다."라고 번역하는 편이 낫다고 보신 건지 궁금해요. 그 한국어 표현은 "A is a function on B."라는 표현의 번역문으로 쓰는 게 좋지 않나요?

예를 들어, "X에 대한 항등 함수 f"라는 표현은 "the identity function f on X"라는 표현의 번역문이지, "the identity function f of X"의 번역문이 아니잖아요?

"A는 B의 함수이다."라는 표현은 이미 한국어 미적분학 교재에도 나와 있으니, 굳이 이를 피할 필요는 없을 듯해요.

2. 이공계 분야에서의 용법

이 표현은 이공계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쓰이는 듯해요. 일단 수학에서의 보기부터 살필게요.

A. 원의 넓이 A는 원의 반지름 r에 따라 결정된다. rA를 연결하는 규칙은 방정식 A = πr²으로 주어진다. r의 각 양수와 관련된 A의 값이 한 개 있는데, 이에 따라 Ar함수라고 한다.
B. 세계 인구 P는 시각 t에 따라 결정된다. 오른쪽 표는 연도를 나타내는 시각 t에서 세계 인구 P(t)의 어림값(추정값)을 알려 준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P(1950) ≈ 2560000000

시각 t의 각 값에 대응하는 P의 값이 존재하는데, 이에 따라 Pt의 함수라고 한다. (Stewart 2011, 1)

제가 갖고 있는 대학 미적분학 교재의 첫 장에 나오는 보기예요. 변수 x의 값에 따라 변수 y의 값이 딱 하나로 정해질 때, "yx의 함수이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때 x는 독립 변수이고, y는 종속 변수예요.

이공계 분야의 글에서 "A는 B의 함수이다."라는 표현을 마주할 때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어요.

  • A는 그 함수뿐만 아니라 그 함수의 종속 변수를 나타내기도 한다.
  • B 자체가 그 함수의 정의역인 것은 아니다.

간단한 문제를 낼게요.

  1. "y is a function of x."라는 표현에서, x는 이 함수의 정의역인가요? 그리고 y는 이 함수의 공역인가요?
  2. "f is a function from X to Y."라는 표현에서, Xf의 독립 변수인가요? 그리고 Yf의 종속 변수인가요?

위의 두 물음이 헛소리(난센스)로 들려야 됩니다.

3. 일상생활에서의 용법

https://x.com/amanaryan23/status/1952358911622668705

위의 트윗에서, "생산성은 집중의 함수이다."라는 문장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함수의 수학적 정의만 고려하면, 이는 다음과 같이 풀이할 수 있어요.

생산성은 집중을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오직 하나로 정해진다.

근데 원래의 문장을 이렇게만 이해하면 트윗 작성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다 파악한 게 아니에요. 맥락을 고려하면, "생산성은 집중의 함수이다."라는 문장은 다음과 같이 이해해야 돼요.

생산성은 집중을 얼마나 하는지에 달려 있다.

그리고 "You don’t lack time to do more, you just need focus"라는 둘째 문장의 뜻을 고려하면, 트윗 작성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이라고 봐야겠죠.

집중을 잘해야 생산성이 오른다.

참고 문헌

  • Stewart, James. 2011. 미분적분학. 서울: 敎友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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