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내가 옳더는걸 증명하는것보다, 남이 틀렸다는걸 증명하는데 혈안이 돼있고, 그걸 즐기는 사람들 같아요.
그리고 그게 즐기면서 철학을 할 수 있는 마인드같기도 하고요.
철학을 배우고, 비판,논쟁,검증하보고 이런 과정에서 나의 틀림에 집중하면 자존감만 떨어지죠. 그럴바에는 그냥 "어, 뭐야 이거 틀렸네, 고쳐야징~ "하고 넘어가고 다시 수리,개선하고 즐겁게 뚜들겨패러 가는게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아닐가요 허헣
증명은 어렵지만 반박은 쉽다. 그렇지요. 수학에서는 P와 NP의 문제라고 하는데 아직은 미해결난제로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식은 전개는 쉽지만 다항식을 인수분해하기는 어렵습니다.
NP와 P가 풀리지 않았다고 하여 수학과 과학이 혼돈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지요. 체계적으로 쌓여 있고 그 체계는 넓어지고 있습니다. 수학에서 회의론은 없지요.
철학은 이성의 자유로운 활동이니 이율배반적인 진술들이 나옵니다. 칸트가 이런 이성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지요.
그렇지만 칸트가 답변 못한 진술들도 현재는 지식의 발달로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이제는 증명된 과학기술, 수학을 고려하지 않는 이성은 사용이 제한되어야 합니다.
그래도 아직 수학 과학이 해소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영원히 남아 있을 문제들이지요. 물질의 심원은 해소되지 않고 남아 있을 겁니다. 사회의 심급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겁니다. 사랑이 중요한지 우정이 중요한지 결정할 수가 없지요. 그렇지만 그 심원과 심급을 인간은 향해가고 인간의 지식영역은 확장되겠지요.
철학도 심원을 단정하거나 심급을 단정하는 한 논쟁 될 수 밖에 없지요. 또한 현재 알려진 지식이지만 더 이해하기 쉽게 지식을 재배치하는 방법도 계속 논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식적인 답변이지만 반박만을 휘두려면 우리의 사고가 회의론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태도를 강조하려 뻘글을 씁니다.
뻘생각을 받아서 뻘생각을 좀 더 이어가 보자면, 저를 포함하여 다수의 철학 전공자들은 '자존감'은 낮고 '자의식'은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언어로 표현하자면, 자신의 작업물이 지닌 정당성에 대해 불안해하고, 그만큼 타인의 작업물이 지닌 정당성에 대해서도 인정하기 어려워하면서도, 철학이 지닌 의미와 의의에 대해서는 세상에 강조하고 싶어하죠. 이렇게 도식화할 수도 있어요.
제가 평소에 뻘생각을 하면서 떠올려 본 도표인데, 이 도표에서 철학 전공자들은 '피곤한 사람'의 유형에 들어갑니다. 자기 합리화를 끊임없이 하고, 별 거 아닌 거에 의미를 부여하고, 비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그러면서도 대단히 비판적이어서 다소 신경질적인 경향이 있죠. 그리고 그 성향이 학계에서는 (a) 어학에 집착하는 모습, (b) 철학자나 텍스트에 집착하는 모습, (c) 논리학에 집착하는 모습, (d) 철학적 테제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계속 비슷한 댓글을 쓰고 지우셔서 이 게시물이 며칠동안 위로 올라오네요. koreanletter님의 말씀처럼 논리를 엄격하게 검토하려 하는 것이 훌륭한 학문적 자세일 수는 있지만, 애초에 이 게시물과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은, 그런 노력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작성된 장난섞인 자조라는 점을 고려해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애초에 정당한 학문적 비판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지금 저희들처럼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도 않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