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화난 데카르트의 디스글

"며칠 전, 나는 나를 공격하는 두 소논문을 받았다. 하나는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것이었고, 하나는 은밀하고 간접적인 것이었다. 나는 전자에 대해서는 별 걱정이 없는데, 왜냐하면 그 안에 담긴 괴이한 노력은 단지 쓸모 없는 트집과 누구도 믿지 않을 비방 무더기일 뿐이라, 오히려 그 저자에게 내가 감사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고로 그가 나를 비판해준 것이, 나에게 찬사를 보낸 것보다, 오히려 내 글이 참되다는 것을 확언해주는 꼴이 되었다."

  • 「프로그램에 대한 주석」(AT ⅧB 342)

철학자들이 얼굴 시뻘개져서 공적인 글에 감정표출하는 텍스트들이 왜 이렇게 재미있을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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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데카르트 편지보면 그런 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철학자는 피히테인데요. 피히테가 자신이 칸트의 철학을 이해했다고 말하고 다니다가 칸트가 피히테의 저작을 읽고 부정을 했었거든요? 그랬더니 피히테가 다음과 같이 말했네요:

Yet all of the recognized experts on Kant's philosophy who have expressed an opinion on this topic — be they friends or foes of the Wissenschaftslehre — have unanimously affirmed just the opposite; and, at their suggestion, this has even been asserted by Kant himself, who must surely understand his own philosophy better than anyone else (Introductions to the Wissenschaftslehre, 52)

그래도 수위로 따지자면 쇼펜하우어가 원탑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