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과 의미의 차이에 관해 질문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언어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부생입니다
언어철학을 공부하며 뜻과 의미의 차이가 정확히 무엇인지 확실치 않아 질문 여쭙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단어나 문장의 뜻이 말해진 바, 제시방식에 관한 내용이며, 의미는 조금 더 명제적인 내용을 이야기할때 쓰인다 생각하며 글을 읽고 있습니다.

이 이해로 문제 없을까요? 혹은 뜻과 의미를 같은 의미로써 받아들여도 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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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뜻"과 "의미"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를 알 수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sense", "reference"(bedeutung), "significance", "meaning" 모두 "뜻"이나 "의미"로 번역되는 경우들이 있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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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Sinn'과 'Bedeutung'의 차이를 물어보신 것 같네요. 두 독일어 단어를 우리말로 직역할 때 '뜻'이나 '의미'라고 하거든요. 일상적인 독일어에서는 두 단어가 크게 구분되지 않고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1) 프레게의 철학에서 두 단어가 사용될 때는 일반적으로 '뜻'과 '지시체'라고 번역됩니다. 가령, '샛별'과 '개밥바라기'라는 단어는 서로 다른 뜻을 지니지만 동일한 행성을 지시체로 가지고 있죠. 그래서 "샛별은 개밥바라기다."와 "샛별은 샛별이다."라는 두 문장은 각각 뜻이 다르지만 동일한 진리값을 지닐 수 있는 거고요.

(2) 후설이나 하이데거의 현상학에서도 두 단어가 조금 구분되는 용법으로 사용돼요. 가령, 하이데거는 존재 전체를 가능하게 하는 지평을 'Sinn'으로 표기하고, 개별 존재자가 존재 전체의 그물망 속에서 지니는 의미는 'Bedeutung'으로 표기하거든요. 이기상역 『존재와 시간』에서는 두 단어를 각각 '의미'와 '의미부여'로 변역하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의미'와 '중요성' 정도로 번역하는 게 맥락상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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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이 늦어졌습니다..
현재 한국어 교과서를 읽는중이라 정확한 영어표현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퍼트넘의 의미 외재주의 부분에서 같은 심리 상태에 있어도 지시체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시체의 고정을 담당하는 명제적인 것이라 이해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어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단순히 ‘뜻’이나 ‘지시체’라는 단어의 정의에 대한 내용을 읽으셨다기보다는, 일종의 철학적 입장 대립에 대해 읽으신 것 같네요. 프레게의 뜻/지시체 구분이나 러셀의 기술 이론은 “의미가 지시체를 결정한다.”라는 테제를 따르는 반면에, 크립키나 퍼트남의 지시 이론은 “지시체가 의미를 결정한다.”라는 테제를 따르거든요. 그래서 ‘의미’라는 개념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프레게는 “지시체와 심리상태 사이의 제3의 무엇인가로서 지시체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 정도로 대답하겠지만, 크립키나 퍼트남은 “‘물’의 의미는 (저기 앞에 놓인 H2O를 가리키면서) 물이다.”라고 하겠죠. 전자에서는 ‘의미’라고 일컬어지는 다소 모호하지만 어딘가에 존재하는 층위가 지시체를 설명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후자에서는 그런 층위 없이 지시체가 의미를 설명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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