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고민

안녕하세요. 평상시에 많은 분들이 양질의 글들을 남겨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고민이 하나 생겨서 질문드리고 싶은데요.

저는 인생의 동기가 호기심이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자는 것이 삶의 가치관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호기심만 충족하다 보니 인간관계나 일에 있어서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기 힘들고 단기적으로 끝나버리다 보니 허무함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생각을 해보니 제가 호기심이라는 하나의 관점에만 매몰된 것 같았어요. 어쩌면 큰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나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는 행위나 모두 내 삶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그 중요성이 동일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살을 빼고 싶다, 숙취가 없는 삶을 살고 싶다, 방이 깨끗했으면 좋겠다 등과 같은 일상적인 욕구들을 하나하나 그 자체로 존중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보면 그나마 허무함이 덜 하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해 보려고 하는데 혹시 이와 관련된 철학적 태도나 사상이 있을까요?

저도 철학 초보자로서 깊은 조언을 드릴 능력은 안 되지만,

저는 이 말을 <단순 말초적인 호기심만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면서 더욱 자극적인 사태로 시선을 옮겨간 끝에 “이것도 저것도 아무런 자극을 주지 못한다,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절망 상태>로 이해했어요. (물론 이는 철학의 용어로 제가 다시 옮긴 번역입니다) 그래서 글쓴이님이 이런 위기 의식을 가지고 계신다면, 진득한 의미 없이 자극을 찾아 부유하는 얄팍한 삶 대신 타인과 사태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책임감 있는 삶을 보여주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추천드립니다. 하이데거의 <현존재>가 바로 이 얄팍한 삶을 비본래적 삶으로 보고, 분석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하이데거의 철학이 글쓴이님이 느끼는 허무감을 철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1개의 좋아요

저는 철학도가 아니지만,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삶의 철학에 대한 시리즈("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를 들고 오겠습니다.

'구습을 깨자!' 같은 것과 관련된 철학 고전으로 저는 아마 이이의 『격몽요결』을 들 것 같네요. 현대 뇌과학적인 책이라면, 앨릭스 코브의 『우울할 땐 뇌 과학』이 있을 테고요.

다만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고민에 대해서는, 거창한 철학적 태도나 사상을 찾기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하시는 게 어떠한가 생각합니다. 님 주변 사람들이야말로 님의 구체적인 상황을 알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철학 고전들은 구체적인 얘기보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를 하게 되니까요...

3개의 좋아요

감사합니다. 하이데거는 생각도 못했는데 한번 큰틀에서라도 살펴볼게요!

1개의 좋아요

사실 내면의 얘기를 주위 사람에게 해본적이 없는데 조언해주신대로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좋은 서적들도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1개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