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요약문에 들어가기 앞서, 미리 일러둘 내용은 다음 두 항목으로 요약된다.
(1) 각 장과 절의 제목에 쓰인 대괄호'[ ]'는, 논문 원본의 제목을 그대로 옮겼다. 또한, 내용의 문단 안에서 쓰인 대괄호 '[ ]'는, 인용한 논문 원본의 쪽수를 명기한 것이다. 인용문 사이에 쓰인 '[ ]'는 이해를 위해 삽입한 구절이다.
(2) 용어: 요약의 대상이 되는 논문은 헤겔의 보편(Universal, das Allgemeine), 특수(Particular, das Besondere), 개별/단독(Individual/Singular, das Einzelne)을 다룬다. 전 문장에선 개별/단독으로 병기했으나, 이하에선 저자를 인용할 때(이때 다음과 같이 병기, '개별[=단독]')를 제외하곤, '개별' 대신 '단독'으로 표기한다. (즉, 이하 ‘단독’) 왜냐하면 철학의 보편적 용례에서 '보편'과 '개별'은 대립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혼동을 피하기 위해 저자가 사용하는 '개별' 대신 '단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러므로 이를 3항으로 표현하면 이러하다. "보편-특수-단독".
1 [들어가기] - 서론
1.1 헤겔이 다룬 '논리학'의 시기별 구분
논문의 연구대상은 헤겔G.W.F Hegel의『논리학Wissenschaft der Logik』이다. 『논리학』 초판은 1812년 '존재론'·1813년 '본질론', 그리고 1816년 '개념론' 세 권으로 완간되었다. 이후, 헤겔은 『논리학』을 정리하면서 1817년에 『엔치클로페디Enzyklopädie (...)』의 1부에 축약해놓았는데, 이 둘을 비교하여 전자는 '대大논리학', 후자는 '소小논리학'으로 구분한다.
1826년 초판이 품절된 뒤 헤겔은 2판·3판 개정을 시도했으나, 1부 '존재론'과 2부 '본질론'만 부분적으로 수정하였고, 3부인 '개념론'은 개정하지 못했다. 다만, 헤겔의 사후 논리학은 편집자가 보충 및 해설을 했다.
이처럼, 『논리학』은 초판(1812~1816) 이후, 그 축약판(Enz1817)과 강의록(Enz1830·VL1831) 등을 거치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갱신해온 대형 저작이다. 특히 '개념'장은 『논리학』 전권에서 주체적 자기 전개를 보여주는 핵심으로, 보편·특수·단독의 변증법적 구조가 완성되는 무대이다.
특히 1830년판(Enz1830)과 1831년 베를린 강의록(VL1831)은, 상기했듯이 헤겔 사후 편집자들의 보충·해설을 포함하며 헤겔 사유의 발전상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여기서 저자는 WL III(초판 개념론), Enz1830(1830년판 개념론), VL1831(1831년 강의록 개념론)을 상호 비교함으로써, '특수 개념' 서술의 총체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1.2 '개념론' 장의 위치 및 '개념'의 사변적 의미
『논리학』은 1부 존재론Sein, 2부 본질론Wesen, 3부 개념론Begriff으로 나뉘며, 전권의 구획은 둘로 나뉜다. 이 중 하나는 존재론과 본질론이 포함된 '객관논리'이며, 나머지 하나는 개념론이 포함된 '주관논리'이다.
이 구분에서 주관논리는 『논리학』 내 개념·판단·추리 단계에 해당한다. 따라서, 주관논리로서의 '개념론'은 주체적 전개를 통해 보편–특수–단독의 변증법이 완결되는 곳으로, 헤겔 논리학의 정점이다. 헤겔은 "논리는 신의 표상[=서술]" -〈WdL I, GW 11, Einl., S. 15〉이라 말하며, 개념Begriff을 사변적 이성speculative Vernunft의 활동으로 파악한다.
다시 말해, 개념은 단순한 명제나 범주가 아니라, 자기전개의 과정을 통해 '독자적(=즉자대자적) 존재'와 동일시되는 사변적 통합체이다. 따라서 하나의 개념이 스스로를 사변적으로 구현하며, 자기모순을 통한 진전하고(=자기전개), 이는 보편-특수-단독 3항을 이룬다.
(지양: 외적 대립 → 내적 간극)
1.3 '보편'과 '특수'의 관계: '개념은 늘 보편이자 특수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서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통상적으로 개념은 보편적인 것이라 한다. 하지만 보편적이기만 하고 특수하지 않은 개념도 없다." - [69p] 보편과 특수라는 양자의 개념은 보편은 규정성을 지니지 않은 무규정적 보편이고 특수는 규정된 특수로서, 서로에 대한 대립자이자 상대항으로써 지양 이후 단독이라는 개념을 이룬다.
헤겔은 개념이 보편이자 특수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이 한 장의 종이'를 더 엄밀히 지시하려 해도, 각각의 모든 종이는 '이 한 장의 종이'이기에, 나는 오직 보편적인 것만을 말했을 뿐이다." -〈PhG, GW 9, §§ 110, S. 796–798.〉
보편은 특수를 존립하게 하는 형식이고, 특수는 보편을 규정토록 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보편적인 것은 또한 특수한 것으로서 규정성을 지니며, 이로 인해 개념은 보편 개념인 동시에 특수 개념이다.
2장에서는 '보편성'과 '특수성'의 관계를 고찰하고, 3장에서는 '통상적 개념(=추상적 보편)'과 '규정된 개념(=구체적 보편)'을 비교하며, 4장에서는 이러한 두 보편을 그 결합 방식을 통해 각각 '오성적 결합'과 '이성적 결합(=단독)'으로 나열 및 비교한다. 결론에서는 각 장의 논의를 결합하여 보편-특수-단독 3항에서 특수가 가지는 기능 및 지위를 해설한다.
즉, 이 논문은 보편과 특수 개념 양자를 대비함으로써 그 둘이 어떻게 단독 개념으로 나아가는지를 고찰하며, 본 요약문은 이 의도를 포착하고자 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 네 항목으로 정리된다.
(1) 보편과 특수 사이의 관계 고찰: 보편 개념과 특수 개념 사이의 관계를 고찰함으로써 이들이 서로를 매개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2) 전통적 '추상적 보편'에 대한 비판: 자기구별(=자기부정) 이전의 보편이 지닌 외적 통일(=오성적 결합)로서, '본질규정'을 제시한다. (부정)
(3) 헤겔의 '구체적 보편'에 대한 해설: 보편의 자기구별로 산출된 특수와의 내적 통일(=이성적 결합)로서, '규정된 개념'을 제시한다. (부정의 부정, 자기부정의 순간)
(4) 보편-특수-단독에서 특수가 지니는 위치: 특수 개념이 어떻게 보편 개념을 매개하여 자기관계적인 통일(=단독)을 이루는지를 고찰한다. (지양, 자기부정에서의 전환)
단, 여기서 (3)과 (4)는 즉각적인 차이로, 관점의 최소차이이며,
따라서, 실질적으론 동일한 단계이다.
[여담]
다들 아시겠지만, '엔치클로페디(=철학강요)'로 번역되는 원래 제목은 이러합니다.
"철학적 학문의 백과사전 강요"
"Enzyklopä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im Grundrisse"
아마도 헤겔은 사변적 깊이가 네이밍 센스와 반비례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