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 <성찰> 질문 드릴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철학책을 거의 처음 읽어보는데요. 제3성찰 부분 읽다가 좀 어려워서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들 답변주시면 너무 감사드리겠습니다 ㅠㅠ

데카르트는 사유를 관념, 의지, 정념, 판단으로 나누고 그중 관념은 그 자체로만 고찰된다면, 그것들은 본래 거짓일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왜냐하면 산양을 상상하든 키메라를 상상하든, 자신이 그중 하나를 상상한다는 것은 다른 하나를 상상하는 것 못지않게 참이기 때문입니다. 의지, 정념도 마찬가지로 내가 무언가를 원하는 것 자체는 참이 아닌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짓일 수 없다고 이야기하죠.

그런데 판단에 대해서는 오류일 수 있다고 합니다.. 판단에서 발견될 수 있는 주되고 가장 흔한 오류가 내 안에 있는 관념들이 내 외부에 위치한 어떤 것과 유사하다고, 혹은 일치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면서요.

제가 의문인 것은 관념은 내용과 무관하게(실재하지 않는 키메라도 상상할 수 있다고 봄) 그 존재 자체로 참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판단은 그 내용을 고려하여(관념과 외부의 위치한 것들과 유사하다고 판단하는 것) 오류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 불공평한 비교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특정한 관념이 내 마음에 떠오르는 것 자체는 참일 수 있겠죠. 그렇다면 판단도 마찬가지로 내 마음에 떠오르는 것 자체는 참인 것 아닌가요???…. 정말 미치겠슴다 ㅠㅠ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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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역시 내 마음에 떠오르는 것 자체는 참이죠. 그러나 판단이 외부세계와 연관된다면 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왜 관념이나 의지는 그렇지 않느냐? 왜냐하면 잘못된 관념a가 머릿 속에 떠오른다 해도, 그것(의 내용)이 외부세계의 대상a와 일치한지 혹은 유사한지 결론 내는 것은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현복 교수님의 번역본 주석에 좀 더 자세히 나와있네요.

59)관념과 정신이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는 차원에서만 그것들은 참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따라서 관념과 외부 대상과의 관계에서 그 진리가 주장되고 있는것은 아니다.(데카르트, 이현복, 성찰, 226p)

하지만 판단 부분에서는 외부대상과의 관계에서 참과 거짓을 구별하고 있는것 같습니다.(어찌보면 판단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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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드립니다.

관념(의 내용)이 참인지 거짓인지 따지는 것은 관념 그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닌 어떤 것(ex)외부대상)과의 비교를 해야 하겠군요. 그리고 그 비교는 판단의 영역이고요. 그래서 관념의 내용은 참도 거짓이 아니며 관념이 정신 안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군요.

감사드립니다. friend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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