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소리입니다

사건 인과와 행위자 인과는 어떻게 다른가?

이 둘이 명백히 구분되는 것이라면, 나아가 그냥 일어나는 것과 행위자가 그 원인으로서 일어나는 것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가?

치좀은 말한다. "행위자 인과는 사건 인과와는 다른 것이다. 행위자 인과는 원초적인 것이다. 그것은 사건 인과로 환원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원초적인 것으로서 행위자 인과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혹시, 치좀은 행위자 자체가 원인으로 갖는 그것은 어떤 비물질적 실체인 것으로 생각하였던 것일까? 아니면, 무언의 힘 같은 것으로 생각하였던 것일까?

후자라면, 그것은 내 생각에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치좀은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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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행위자 인과는 uncaused cause라고들 합니다. 일반적인 인과랑은 다르죠. 일반적인 인과는 uncaused cause는 아니니깐요. 예를 들어, 제가 손을 들겠다고 선택을 한다면, 그리고 제 선택이 일반적인 인과라면, 제 선택은 예전 사건들에 의한 것입니다 (아들 스트로슨이 이렇게 말하겠지요). 그것이 제 뉴런의 움직임이 될 수도 있고, 제가 손을 들어야하는 이유여야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제 선택이 행위자 인과에 의한 것이라면 제 선택의 인과는 없다는 것이 행위자 인과가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사건인과랑 행위자 인과랑은 엄격한 구분이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클라크 논문 첫 단락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행위자 인과하실 거면 (이미 수차례 얘기했지만) 클라크 읽으시는 걸 추천드려요. 구리님이 다루시는 내용들이 클라크 논문에서 다뤄진 내용들인데, 정작 클라크를 안 읽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이래서 저번에 말씀드렸던 과다 규정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만일 결정론이 사실이라면 제 행위는 예전 사건에 의한 것입니다. 예전 사건이 인과적으로 충분하다는 얘기겠죠. 근데 그렇다면 제게 남은 Causal work가 없습니다. 그래서 행위자 인과로 자유의지를 가져가면 비양립론이 따라온다는 말이 많습니다. 제가 예전에 올렸던 클라크 페이퍼가 이에 대한 반박을 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이 같은 경우는:

전제 1: 모든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한다.
전제 2: 행위자 인과는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한다.
전제 3: 행위자 인과는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없다.
결론: 행위자 인과는 오류가 있다.

와 같은 식의 주장을 하고 계시는데, 전제 1과 전제 3이 왜 받아들여져야하는지 모르겠네요. 철학에서는 논증을 해야돼요. 그리고 논증을 하려면 참인 전제들로 참인 결론을 이끌어내야하는 것이지요. 구리님 같은 경우는 전제-결론 식을 쓰고 계시지만 정작 전제들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구리님이 생각하시는 전제들을 적으실 뿐이죠. 그리고 생각하는 전제를 적기만 하는 건 논증이 아닙니다.

그리고 적으실 때 웬만하면 단락 형태로 적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읽기 쉬워요. 문장 하나하나씩 띄어쓰면 뭐가 단락인지 어디까지가 생각 전개인지 알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문장 하나하나씩 띄어쓰는 게 자신의 생각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않을 때 나오는 증상이기도 해요.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이 논문들은 어렵고, 10-20시간씩 투자해도 모자란 논문들이에요. 생각을 전개하시기 전에 일단 논문에서 무슨 내용하는지는 어느 정도 다 파악을 해야돼요. 단락 별로 이 단락이 무슨 내용인지 다 얼추 설명 가능해야됩니다. 물론 어려운 논문들이긴 하지만 자유의지 공부하실 거면 어쩔 수 없어요. 결국 이 논문들을 파악하지 못하면 이 논문들에서 이미 다룬 내용들을 계속 질문만 하게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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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추천받은 논문을 읽고 정리한 후에, 그 정리를 업로드하여 검토를 받는 것이 글쓴이 님의 자유의지-결정론에 대한 관심을 학문적으로 충족해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열심히 답변해주시는 다른 회원들에게도 다소간 소모적인 방식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될 뿐입니다. 많은 문헌을 추천받으셨으니 그것들에 천착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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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추천해주신 것들 전부 다 읽고 싶은데, 제 나름의 사정도 있고 그리고 전부 다 번역이 되는 것도 아니라서요. 아무튼 친절하게 답변해주시고 추천해주시는 것에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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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조언 감사드립니다.

추천 받은 것들을 전부 읽기는 어렵죠. 답변하신 분들도 guri님께서 그렇게 하시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겁니다. 추천받은 논문 여러 개를 이것저것 훑어보기보다는, 하나의 논문을 정해서 꼼꼼하게 읽고 그 논문이 하는 주장과 그 근거를 자신의 말로 잘 정리한 후, 이를 바탕으로 그 논문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방식으로 시작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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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공부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겠습니다. 말씀 감사드립니다.

비결정론을 수용할 경우, 행위자 원인을 도입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철학자들로는 치좀, 오코너, 클락 등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나 행위자 원인이 아닌 사건 차원 원인으로 행위자의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철학자 또한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대표적으로 케인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의 논문을 읽어 보고 싶은데 혹시 알고 계시나요?

아닙니다. 행위자 원인으로써의 자유의지가 결정론과 양립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유의지는 비결정론을 필요로한다라는 것이 이 사람들이 말하고자하는 바입니다. 케인이 자유의지 입문서를 낸 게 있긴 해요. 근데 더 이상의 문헌 추천이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번역 문제는 챗지피티, 구글 번역, 딥엘 같이 번역 앱이 넘쳐나는 시대에 할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