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라스 문헌 질문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과학철학과 관련하여 셀라스에 관심이 생겼는데요, 셀라스 입문 텍스트로 어떤 것을 읽어보아야 할지 여쭙고 싶습니다. 좀 살펴본 바로는 deVries et al.의 knowledge, mind, and the given이 있는 것 같던데 정확히 어떤 텍스트가 중요하고, 또 어떤 텍스트가 입문용으로 적절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1. 1차 자료(셀라스의 글)를 읽기 전 읽어보는 것이 좋은 2차 자료가 궁금합니다.
  2. 1차 자료를 읽는 순서가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3. 요구되는 배경지식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인식론, 언어철학, 과학철학의 개론서를 살펴본 적이 있지만 다른 분야는 잘 알지 못합니다. 심리철학을 공부해본 적은 없고, 대륙철학 관련해서는 ‘주요 개념들을 들어본 적이 있다’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칸트의 직관/개념 구분이 무엇이고, 초월적이라는 것이 경험의 가능 조건을 가리키는 용어라는 점, 기존의 초험적 형이상학은 현상과 물자체를 혼동한 데서 오류를 가진다는 칸트의 주장 정도를 알고 있습니다. 셀라스의 2차 자료도 읽기 전에 제가 공부해야 할 분야가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7개의 좋아요
  1. 셀라스에 대한 훌륭한 입문서로 DeVries, Willem A. (2005). Wilfrid Sellars. Mcgill-Queen's University Press 가 있습니다. 평이하면서도 핵심을 딱딱 찔러줍니다. 그러나 셀라스를 보기 "전"에 읽는 것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차 자료를 읽으면서 이해가 안될 때 이 책을 같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2. 순서라기보다는, "Empiricism and the philosophy of mind"이 가장 유명하다보니 아무래도 이 책을 타겟하는 것이 괜찮을 듯 싶습니다. "Science and Metaphysics" 역시 유명하고 좋은 책이지만, 칸트에 익숙하지 않다보면, 셀라스와 칸트를 이중으로 이해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3번 질문과도 연결되겠네요.)
  3. 기본적인 인식론, 언어철학, 과학철학적 지식이 있다면 셀라스 독해를 시도하는데 선험적 문제는 없으리라 봅니다. 다만 셀라스의 글쓰기가 워낙 괴랄하여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제 개인적 경험으로는, 셀라스가 상당부분 5-60년대 당시의 철학 (비트겐슈타인, 행동주의, 감각자료 이론, 길버트 라일 등)과 대결하고 있는 반면, 저는 이 시대의 지적 조류에 무지하다보니 셀라스가 무엇을 비판하는지조차 감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셀라스를 직접 읽으면서 이해가 안될 경우 1번의 책과 병행해서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2개의 좋아요

@Herb 님께서 잘 답변해주셔서 몇 가지 부수적인 정보만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1. deVries의 책 Wilfrid Sellars 외에도, 셀라스에만 집중하는 책은 아니지만, 셀라스를 포함한 이른바 피츠버그 학파에 대한 길지 않은 해설서가 있습니다.

2. 일차 자료를 읽는 순서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도 「경험론과 심리철학」(Empiricism and the Philosophy of Mind)이 괜찮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논문은 셀라스의 논문 중 셀라스의 전반적인 철학적 입장을 가장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논문이라는 평가가 있기 있기 때문입니다. 이 논문은 로티의 서론과 브랜덤의 해설을 첨부하여 단행본으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더불어 로티의 서론도 「경험론과 심리철학」이 지니는 가치 및 영향을 잘 서술한 글이라, 본문을 읽기 전에 로티가 덧붙인 서론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https://www.hup.harvard.edu/books/9780674251557

3. 이미 @Herb 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셀라스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철학적 배경이 필요하지는 않지만(인식론이나 언어철학 개론서를 살펴보셨다고 하니,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글 자체가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앞서 언급한 로티도 서문에서 셀라스의 글쓰기 스타일을 대놓고 괴랄하다(idiosyncratic)고 말합니다.) 이 중 특히 난해해서 진척이 어려운 부분에 맞닥뜨렸을 때, 해당 단행본의 뒤편에 실린 브랜덤의 해설이나, 말씀하신 Knowledge, Mind, and the Given을 참조하시면서 진행하시면 독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브랜덤의 해설은 정확한 독해인지에 대해 논란이 좀 있는 편이고, 저는 드브리스와 트리플렛의 책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경험론과 심리철학」을 읽으면서 요약 정리한 글들도 있기는 합니다. 그 중 첫 번째 글만을 첨부하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wndyd75/222657887715

10개의 좋아요

두 분 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참고해서 공부해보겠습니다 ㅎㅎ

2개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