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간의 행복과 고통의 비율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만의 생각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행복과 고통의 비율은 0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하는 생명체에게 적용된다고 봅니다. 혹시 이것에 관련된 책이나 논문등을 알고 계신 분이 있으시면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
행복과 고통의 합이 '제로'가 된다고 주장한 철학자는 저로서는 한 번도 접한 적이 없지만, 행복과 고통에 대해 일종의 계산법을 제시하고자 한 철학자는 꽤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인물들로는 에피쿠로스, 홉스, 스피노자, 벤담이 있네요.
아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이것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룬 눈문같은 것을 알고 싶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것은, 쇼펜하우어인데 그는 인생은 행복보다는 고통이 많다고 주장하였죠.
사족이지만, 이런 게(?) 있기는 합니다.
미키 사야카 : 결국 내게 소중한 건 무엇이었고, 뭘 지키려고 했던 걸까. 이젠 나 모르겠어. [……] 희망과 절망은 균형(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을 맞춘다고 언젠가 네가 말했었지. 이제야 그 말을 알 것 같아. 확실히 난 몇 명쯤 구하기도 했어. 하지만 그만큼 마음속에는 원망과 시샘이 쌓여서 가장 소중한 친구까지 상처 입히고. [……] 누군가의 행복을 빈 만큼 다른 누군가를 저주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어. 결국 마법소녀는 그런 구조였던 거야.
(<마도카>, Disc 4, 제8화, 2018: 00:44:54-00:45:43; 『마도카』, 제2권, 2012: 140-141)
아 의미심장하군요. 저는 행복과 고통의 합이 제로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이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저는 더욱 더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집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Schopenhauer - On the Suffering of the World에서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관련된 책으로는 Lugt - Dark Matters가 있습니다 (링크:Dark Matters: Pessimism and the Problem of Suffering: van der Lugt, Mara: 9780691206622: Amazon.com: Books). 책 pdf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으시다면 이 사이트에서 "고양이", "어둠의 사이트" 등을 검색하시면 찾을 수 있을 거에요.
추천 감사드리긴 합니다만, 혹시 번역되어 있는 것은 없을까요? 제가 외국어가 안되거든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저의 생각이 거의 논증적이지도 체계적이지도 않아서 우선 다른 철학자분들이 써놓은 것을 반드시 참고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혼자서 이런 것을 붙잡고 있자니 전혀 저의 생각이 발전적이지가 않게 되는군요.
Lugt는 번역이 안 돼있을 것 같습니다. 쇼펜하우어의 저 에세이는 번역이 돼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누구 아시는 분 있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찬국 교수님이 쇼펜하우어 입문서를 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한 번 체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당연히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규정상 처해 있는 상황과 인간의 복잡한 심리적 메커니즘에 따라 아마 미래도 그럴 것이라고 추측할 수만 있을 따름입니다.
일단 매우 감사드립니다. 헌데 저는 쇼펜하우어의 저작과 2차 문헌에 대해서 나름 읽어보아서 그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을 전개해나가는지 대략이나마는 알고 있습니다. 접한지 오래 됐지만서도요.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2013년 판 2부 3장에 "세상의 고뇌에 대하여" 로 나와있는 것 같네요~
추천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쇼펜하우어의 저작과 그에 관련된 것들을 꼼꼼하게 접해봐야 겠습니다.
저는 사실 저의 생각을 좀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면, 인간에게는 그 어떠한 상황과 외부적 조건이 중요하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행복함이나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자신의 마음에 의존한다거나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스피노자 <에티카> 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피노자의 <에티카>의 목표는 어떻게 우리가 결정론적인 세상에서 살아가야하는지 찾아내는 것이고, 결국에는 외적인 상황 등에 구애받지 않을 때 자유롭고,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방향이라고 믿거든요. 1부 2부보다는 3-5부에 원하는 내용들이 많을 것 같아요. 스토아 학파도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저작이 바로 떠오르진 않네요.
말씀 감사드립니다. 에티카는 아주 오래전에 읽어보았습니다. 그의 기본 주장에는 동의하나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저의 결론이었습니다. 물론 스피노자의 후반부의 철학은 좋은 말씀이란 것은 받아들일 수가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만일 전공생이 아니시라면, 본인이 틀리다고 생각한 스피노자의 논증을 요약하고, 그 논증에서 어떤 부분이 오류가 있는지 집어내는 글을 쓰면 도움이 될 거에요. 그렇게 글을 적어서 여기다가 올리면 재밌는 교류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실제로 예전에도 서강올빼미에서 스피노자에 관련해서 생산적인 토론이 몇 번 있었고요.
추가하자면, 고전은 언제 다시 봐도 좋은 게 고전이지요. 한 번 읽었다고 해서 다시 돌아가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오히려 반대지요. 고전은 몇 십번씩 다시 돌아가서 다시 보는 게 고전이에요. 실제로, 예전에 제가 알던 한 교수님은 한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다 뜯어졌어요. 그래서 그 책을 고무줄로 칭칭 감아서 지퍼백에다가 넣고 들고 다니셨지요. 물론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고전을 여러 번 읽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한거에요. 그리고 여기서 여러 번 읽으라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으라는 게 아니라, 더 파고 싶은 부분들을 다시 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반박하고 싶은 스피노자의 논증이 있다면, 책을 다시 펴서 스피노자의 논증을 재구성해보고, 그 안에 어떤 전제를 받아들일 수 없는지와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것이겠지요.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경우도 있지만요)
이에 관련해서 글을 올리실진 모르겠지만, 올리시게 된다면 재밌게 읽을 것 같습니다. 만일 어떻게 해야되는지 잘 모르시겠다면, 전제-결론식으로 쓰고, 그 중에 어떤 전제를 받아들일 수 없는지 전제-결론식으로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또, 스피노자의 주장을 재구성할 때 항상 생기는 문제는, 스피노자의 주장이 앞에 했던 주장들을 기반으로 해서 전개되기 때문에 요약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스피노자 논증을 요약하실 거면 그 자체로 말이 되는 재구성을 하시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쪼록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네. 저는 전공생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 어떤 벽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서강올빼미를 알게 되어 저로서는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한 번 그렇게 노력을 해보아야 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