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 대한 본질론

3번 논점에서 거론하신 두 가지 예시들에 대해 사소하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본질 개념은 더 이상 해명하기 어려운 기초적 개념이다.” 이 주장이 참이려면, 다른 개념들을 통해 본질 개념을 설명하는 일이 불가능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와는 반대로 본질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고, 그러한 설명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본질은 하나의 대상을 바로 그 대상이게끔 하는 그러한 속성이다”라는 고전적인 정의가 그 예시입니다. 따라서 본질 개념은 더 이상 해명하기 어려운 기초적 개념이 아닙니다.

해서 저는

가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개념에 대해 다양한 정의 및 논의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어떻게 그 개념의 자명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는지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역사적으로 다양한 교부들이 존재했다는 말은 이들이 각각 제시한 다양한 신학적 주장들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교부를 말하고 있는지 특정하지 않고 단순히 모든 교부들을 뭉뚱그려 지칭한다면, 이는 당연히도 교부들이 실제로 주장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에 더해 교부들이 활동했던 시기는 기독교의 교리 체계가 확립되기 이전이었다는 점, 교부들의 가르침 중 일부(예컨대 만유구원론)는 종종 후대에 이단으로 간주되고는 한다는 점을 정황적인 증거로 예시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제가 무엇을 단정짓고 있다는 것인지, 이 이상의 어떤 입증이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이 있다면, 추가적으로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반적으로 @anon49593252 님은 제가 아무런 근거 없이 무조건적으로 특정한 방식의 글쓰기를 강제한다고 주장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위에서 제시된 주장의 모호성을 해명할 구체적인 전거를 요구했을 뿐이고, 이를 요구하기 위해 저에게 무언가 특정한 입증 책임이 발생한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anon49593252 님께서 제시하시는

라는 요구, 즉 (1) 표준이 무엇인지, (2) 왜 그런 방식이 필요한지, (3) 그것이 철학적 논의를 어떻게 개선하는지 논증하라는 요구는 앞서의 답글을 통해 상당 부분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철학적 토론의 표준화는 (1) 철학 영역 내에서 앞서 제시된 자료들로부터 출발하는 데에서 이루어지며, 이는 (3) 주장에서 사용된 개념들을 명확히 하고 그에 대한 공신력 있는 근거를 보충한다는 점에서 철학적 논의를 개선합니다. 마지막으로 (2)에 대한 논증만이 남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미 @anon49593252 님께서 인용하신 구절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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