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조건/충분조건 구분하지 못한다고 아내를 조롱하니, 빡친 아내가 자신이 아는 가장 똑똑한 철학자인 칸트를 논리적으로 비판하더라고요. 너무 웃겨서 여기도 올려봅니다.
아내:
- 인간은 동물이다.
- 동물은 새끼를 낳는다.
- 칸트는 새끼를 못 낳았다.
- 따라서 칸트는 인간이 아니다.
나: ㅋㅋㅋㅋㅋㅋ 그 네 가지 중에서 뭐가 이상한 것 같아?
아내: 칸트가 이상한 것 같아
필요조건/충분조건 구분하지 못한다고 아내를 조롱하니, 빡친 아내가 자신이 아는 가장 똑똑한 철학자인 칸트를 논리적으로 비판하더라고요. 너무 웃겨서 여기도 올려봅니다.
아내:
- 인간은 동물이다.
- 동물은 새끼를 낳는다.
- 칸트는 새끼를 못 낳았다.
- 따라서 칸트는 인간이 아니다.
나: ㅋㅋㅋㅋㅋㅋ 그 네 가지 중에서 뭐가 이상한 것 같아?
아내: 칸트가 이상한 것 같아
"동물은 새끼를 낳는다"라는 Generic 문장을 모든 동물은 새끼를 낳는다는 전칭 양화 문장으로 해석하셨네요. Lasersohn이 비슷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는 generic generalization을 별도의 의미론적 Gen. 양화사로 분석하는 것 대신에, 이러한 문장을 발화하는 언어 사용자들이 엄격한 기준에서 거짓인 전칭 양화 문장을, 참으로 간주하는 느슨한 대화에 참여한다고 제안했는데, 예를 들어 '모기는 말라리아를 옮긴다'는 문장은 모든 모기는 말라리아를 옮긴다는 거짓인 명제를 표현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덜 엄격한 기준에서 이 명제를 단순히 참으로 받아들이는 대화에 참여하기 때문에, 해당 문장을 참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이 논증에 적용하게 된다면, '모든 동물이 새끼를 낳는' 느슨한 대화에서 칸트는 정말로 인간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는지, 아니면 칸트가 새끼를 낳은 것으로 간주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문제가 발생하겠네요(?).
읽다보니 다른 방식의 분석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댓글 남깁니다.
"모든 동물은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정도의 양화 문장으로 바꿔서 해석하는 접근도 흥미로울 것 같네요.
단순한 양상 분석보다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것 같긴 합니다. ‘인간은 새끼를 낳는다’, ‘인간은 암에 걸린다’는 ‘인간은 공중제비를 돌다가 바닥에 고꾸라진 뒤 이혼을 당하고 눈물흘린다’(?)와는 꽤 다른 종류의 명제같아서요.
(1)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식 웃었습니다.
아마 속으로는 grounding과 power 같은 요즘 분석 형이상학에서 부활하고 있는 본질주의? 아리스토텔레스주의? 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전에 세미나 주제로 언급하신 modal naturalism과도 연관된 것도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