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어 문제에서의 오류?

놓쳤다기보다는 epoche님이 제시하신 입장이 게티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여러 가지 시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당화'는 철학에서 여러 가지로 논란과 논쟁이 많은 주제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믿음을 가지는 것이 '허용되는' 상황에서, 혹은 어떤 믿음을 우리가 '믿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그 믿음이 정당화되었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저 지문의 표현대로라면, "내가 그것을 믿을 좋은 이유를 가지고 있다(I have good reason to believe it)"라는 것이 "그것은 정당화되었다."라는 말과 거의 동치라고 할 수 있죠.

게티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주목하는 포인트가 바로 이 정당화 조건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epoche님처럼 위의 사례가 제대로 정당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a) 거짓으로부터는 정당화가 되지 않는다는 '거짓 접근 방식'이나, (b) 믿음을 상쇄하는 다른 요인들이 없어야 정당화가 이루어졌다고 보는 '무상쇄자 접근 방식'이 이 입장을 취하죠.

또 다른 입장에서는 애초에 '정당화' 자체를 지식의 조건에서 제거하려고 합니다. (c) 참을 만드는 사실로부터의 인과적 연결에 의해 획득된 믿음이라면 별도의 정당화 없이 지식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인과적 접근 방식'이나, (d) 참을 생산하는 성향이나 기계 등으로부터 획득된 믿음은 정당화가 불필요하다는 '신빙성 있는 지표 접근 방식'이라는 것이 이런 입장이죠.

말하자면, epoche님의 입장은 게티어 문제에 대한 '거짓 접근 방식'에 가깝습니다. 마침 인터넷을 뒤져 보니 이 입장을 만화로 정리한 포스트가 있네요!

9개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