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1학년입니다. 인식론 수업에서 리딩 과제가 나오는데, 영어로 되어 있어서 지피티에게 번역을 맡기고 있습니다만, 언젠가 영어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번역 보기 전에 독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좀 더 빠르게 영어 실력을 행상하는 법은 없을까요? 독어, 불어도 학습하고 싶은데, 이과 출신이라 외국어를 공부한 경험이 일천하여 막막합니다. 대학에서 스스로 외국어 학습을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은지, 학습 조언을 구합니다.
저랑 상황이 비슷하네요. 저도 이과 출신이었어서 언어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전 Williams - Style: Toward Clarity and Grace를 기본 이론책으로 삼고 조지오웰 책들을 주로 읽었습니다 (소설, 에세이 등). 조지오웰에 질릴 때면 McCarthy - The Roads 같은 걸 읽었었네요.
*윌리엄스 책이 라이팅 책이긴 하다만, (1) 라이팅 실력 기르기와 리딩 실력 기르기의 차이는 크게 없다시피도 하고, (2) 결국에 철학 하실 거면 영어 라이팅 기르는 것도 좋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저는 랩실에 일찍 들어갔어서 영어 논문을 읽고 정리해야하다보니 반쯤 강제로 영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었습니다...번역기랑 사전에 의존하다보니 문법이랑 단어엔 여전히 약합니다만 독해 자체는 예전에 비하면 꽤나 수월해졌습니다.
다만 영어 논문 바로 읽는게 꽤나 허들이 높더라고요. 특히 전공 용어가 영어로 써져있는 것이 익숙치 않아 일반적 인 뜻으로 해석했더니 나중엔 전공 용어로 다시 해석해야하는 경우가 처음에는 꽤나 있습니다.
어제 '아케인' 시즌 2의 1회를 영어 자막을 켠 채로 보다가 다음 대사를 오해했습니다.
If I may? In crises such as these, it's imperative you present a unified front to the public, whatever your personal feelings. (07:58)
"present a unified front to the public"이라는 말은 "대중에게 단합된 모습을 보여 주다"라는 뜻인데, 네이버 영어 사전에서 'a unified front'을 검색한 결과는 거의 다 '통일 전선'이나 '연합 전선'이어서 제가 위의 문장을 완전히 잘못 이해했습니다. 네이버 영어 사전 중 옥스퍼드 상급 학습자용 영한사전에서 명사 'front'의 뜻 목록을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진짜 감정·생각을 감추기 위한) 겉모습[외양]"이라는 뜻이 있었습니다.
없는 것 같아요. 철학 문헌 말고도 다양한 영문을 계속 읽고, 영어 음악이나 영상물도 한국어 번역 가사나 자막 없이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말하기 연습을 할 시간도 있으면 하시는 것이 좋겠죠. 저는 영어 회화에는 시간을 아직 못 내고 있습니다.
영어 잘한다 하긴 뭐하지만 개인적으로 편입영어쪽 공부하고 텝스치니 영어실력이 향상된것 같다는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 공부를 하니 여전히 어려움이 없다곤 못하겠지만 영어 원문도 꽤 읽히더군요.
대학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추천드릴 수 있는 방법은 <말하기>입니다.(아쉽게도 제가 추천드릴 수 있는 조금 더 간단하고 세련된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의심하실 필요는 확실히 없습니다. 실제로 외국어 교수법을 오랫동안 연구하시는 교수님들조차 강조하시는 학습 방법이기도 하고요.
우선 읽고 녹음해 보세요. 그리고 어디 이동하시는 동안에 노래를 듣지 않고, 녹음한 걸 다시 듣습니다. 원문을 외우게 되는 효과도 있고, 외국어 고유의 문법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신기한 효과도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외국어를 잘하는 방법은 가르쳐질 수 없는, 학습자 본인이 오랫동안 끌고가면서 터득해야 하는 <방법적 지식>이라는 교수들의 조언, 다른 올빼미 분들의 이야기를 저도 강조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