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참인 발화”에 대한 질문

어떤 철학적 문제 상황이 떠올랐으나, 해당 문제 상황을 설명해주는 문헌으로 무엇을 찾아봐야할 지 막막하여 이렇게 글 올립니다.

먼저 제가 생각한 문제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어 화자와 임의의 언어 x어 화자가 존재한다고 가정합시다.
x어는 한국어의 “해야한다”라는 술어를 “xxx(=도덕적 당위로 인해 해야한다)”와 “xx(=사실관계, 인과관계에 의해 해야한다)”로 두 개로 나누어 사용합니다.
두 언어의 구사자가 같은 존재 y를 목격합니다.
y는 도덕적 당위에 의해 A란 행위를 하게 됩니다.
이것을 보고 한국어 화자는 “y는 A해야한다”라는 발화를 하였고, x어 화자는 “y는 Axxx(A를 도덕적 당위에 의해 해야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발화를 y가 A라는 행위를 이행하는 것만을 목격한 청자에게 제시합니다.

위의 상황에서, 저는 두 가지가 궁금해졌습니다.
(1)x어 화자의 발화가 한국어 화자의 발화보다 “더 참”이라고 말할 수 있나요? 혹은 반직관적이지만 한국어 화자의 발화와 x어 화자의 발화는 동치인가요?
(2)만약 x어 화자의 발화가 “더 참”이라면, 어떤 발화가 “더 참”이라는 것은 어떻게 정의해야 하나요?

항상 공부가 부족하여 질문만 드리는 점 죄송합니다…..

(@chabulhwi 님의 피드백에 맞춰 문제상황을 조금 변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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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abcde 님이 제시한 다음 가정 때문에 두 발화가 동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왜 반직관적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모든 도덕적 행위자 y모든 행위 A에 대해, "yA를 해야 한다."라는 한국어 발화와 "y Axxx(y는 도덕적 당위에 의해 A를 해야 한다.)"라는 x어 발화가 동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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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이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혹시 “모든”이라는 수식어가 지니는 의미와, 이것이 어떤 부분에서 동치관계를 바꾸는 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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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부분에서 저는, 해당 맥락을 모른 채로 두 진술을 듣는 청자를 상정하고 논의를 전개하여서, 두 주장이 동치이기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음, 이 점을 미리 밝혀 주시면 좋았겠군요. 더 자세한 제 답변을 곧 추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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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합니다. 더 엄밀하게 보면 “맥락이 주어지지 않은 청자“ 보다는 ”y가 A하는 현상 자체만 관측한 청자“가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내용에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1)

우선 "해야한다"와 같은 청유/명령형의 문장은 통상 "일반적인 형태"의 의미론 (평서문의 명제를 다루는 것)에서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합니다.

어떤 학자들은 명령문에도 나름의 참/거짓을 판단할 의미론을 만들고자 합니다만 (R.M. 헤어 등) 보편적으로 수용되는 이론은 없습니다.

또한 이런 비-평서문 형태의 문장이 가진 의미를 연구하는 것이 2020년대 지금, 언어철학이 열심히 하고 있는 최신 연구 분야이기도 하죠.

(2)

다만 사례를 읽어보면, 문장을 청유형이 아닌 평서문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한국어 화자 ; A는 X 때문에 Y라는 행동을 했다.
다른 언어 화자 ; A는 X' 때문에 Y라는 행동을 했다.

사실 이러면, 일상생활에서는 질문자님이 말하신 것 같은 착오는 안 생길테지만, 여튼 청자에게 착오가 생긴다 해봅시다.

X가 X'(도덕적 이유)와 X''(다른 당위적 이유)를 포괄한다 가정하면 될 것 같네요.

이 경우, 두 진술은 다 참입니다.
어느 것이 "더" 참인지 같은 것은 없고, 그냥 참입니다. 다만 두 문장의 의미를 다르겠죠. (따라서 일반적으로 두 명제를 동치라 할 순 없을겁니다.)

귤을 "귤"이라는 단어로 지칭하든, "과일"이라는 단어로 지칭하던 상관없듯이 말입니다.

다만 한국어 화자가 가진 단어 X가 좀 더 지칭 범위가 넓을 뿐입니다.

(3)

이 문제들은 전형적인 언어철학 문제입니다.

윌리엄 라이칸의 <현대 언어 철학>을 차근차근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올빼미에도 언어철학 관련 자료들이 있으니 검색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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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소개해주신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제가 작성한 다음 린 4 코드를 https://live.lean-lang.org/에 붙여 넣으면 각 증명의 세부 단계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 this code is written in Lean 4

class MoralAgency (MoralAgent : Type u) (Action : Type v) where
  Ought : MoralAgent → Action → Prop
  MorallyOught : MoralAgent → Action → Prop
  OughtByCausality : MoralAgent → Action → Prop
  ought_of_morallyOught {x : MoralAgent} {a : Action} : MorallyOught x a → Ought x a
  ought_of_oughtByCausality {x : MoralAgent} {a : Action} : OughtByCausality x a → Ought x a
  exists_not_morallyOught_and_oughtByCausality : ∃ (x : MoralAgent) (a : Action),
    ¬MorallyOught x a ∧ OughtByCausality x a

namespace MoralAgency

variable {MoralAgent : Type u} {Action : Type v} [MoralAgency MoralAgent Action]

theorem ought_iff_morallyOught_of_morallyOught (x : MoralAgent) (a : Action)
    (h : MorallyOught x a) : Ought x a ↔ MorallyOught x a := by
  simp [h, ought_of_morallyOught]

theorem not_forall_morallyOught_iff_oughtByCausality : ¬∀ {x : MoralAgent} {a : Action},
    Ought x a ↔ MorallyOught x a := by
  intro h
  let ⟨x, a, hnan⟩ := @exists_not_morallyOught_and_oughtByCausality MoralAgent Action _
  have hnmo : ¬MorallyOught x a := hnan.1
  have ho : Ought x a := ought_of_oughtByCausality hnan.2
  exact hnmo (h.mp ho)

end MoralAgency

도덕적 행위자 y가 도덕적 당위에 따라 A라는 행위를 했음을 한국어 청자가 알든 모르든, 그 한국어 청자의 "yA를 해야 한다."라는 진술은 "y Axxx(y는 도덕적 당위에 의해 A를 해야 한다.)"라는 x어 진술과 논리적으로 내용적으로[materially] 동등합니다. 둘 다 참이기 때문이죠. 이는 위의 린 코드에 나온 첫째 정리 MoralAgency.ought_iff_morallyOught_of_morallyOught와 그 증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보기는 @abcde 님이 살짝 잘못 설계하신 듯합니다. 도덕적 행위자 y가 도덕적 당위에 따라 A라는 행위를 했다는 가정은 불필요합니다.

이전의 제 설명에서 '모든'은 보편 정량어(양화사)를 가리킵니다. 위의 린 코드에서, 저는 다음 두 조건을 모두 성립시키는 도덕적 행위자 x와 행위 a가 존재한다고 전제했습니다.

  • x가 도덕적 당위에 따라 a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x는 사실 관계나 인과 관계에 따라 a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제가 이 글을 쓰면서 제 두뇌가 제 팔과 손가락의 근육 운동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제 팔과 손가락을 '움직여야 하지만', 이 행위는 제가 도덕적 당위에 따라 해야 하는 것이 아니죠.

이 전제를 바탕으로, 모든 도덕적 행위자 y모든 행위 A에 대해, "yA를 해야 한다."라는 진술과 "y는 도덕적 당위에 의해 A를 해야 한다."라는 진술이 동치인 것은 아님을 밝힐 수 있습니다. 이는 위의 린 코드에 나온 둘째 정리 MoralAgency.not_forall_morallyOught_iff_oughtByCausality와 그 증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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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제가 착오가 있던 게 맞군요. 오류 있는 문제도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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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참임'보다는 '더 구체적임'이나 '더 강함'이 나은 듯합니다. '더 강함'의 정의는 아래와 같이 할 수 있습니다.

두 명제 pq에 대해, 조건문 p → q이 참일 때만 pq보다 강하다.


위의 정의에 따르면, 거짓 명제(모순)는 자기 자신보다 강하네요. 그래서 이 정의를 더 엄밀하게 서술하려면, "pq보다 강하다."라는 진술을 "pq보다 순전히 강하거나 둘의 강도가 같다."라는 진술로 바꿔야겠군요.

제가 제안한 대로 위의 정의를 엄밀하게 서술하더라도, 거짓 명제가 가장 강한 명제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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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답변 채택이 끝나서 의문이 없으실 것 같아 보이지만, 몇 가지 혼동이 있는 것 같아 몇 자 남깁니다.

(0)
우선 질문을 재구성해보면 다음과 같아 보입니다.

y라는 사람을 보고
한국어 화자는 "y는 A 해야 해" 라고 진술했고
인공어 화자는 "y X A"라고 진술했다.
이 때, 인공어에서 동사 이전에 오는 'X'는 언제나 도덕적 당위를 표현하는 말이다. (그렇지 않은 당위는 'K'를 사용해서 표현한다) 반면 한국어의 '해야 한다'는 언제나 도덕적 당위를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y는 A를 했다. y는 도덕적인 이유에서 A를 한 것이라고 가정하자.

질문 1 : 인공어 화자의 발화가 한국어 화자의 발화보다 더 참이라고 할 수 있는가? 혹은 반직관적이지만 두 발화는 동치인가?
질문 2 : 만일 그렇다면 "더 참임"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논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무엇이 도덕적 이유나 당위에 해당하는지는 논점에서 제외하겠습니다.

(1)

우선 y가 A를 도덕적 당위에 의해서 했다고 해서 그 사실이 "y는 A 해야 한다"나 "y X A"라는 진술을 참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너는 거짓말을 하면 안 돼'라는 진술이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참이 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당위 진술을 참으로 만드는 것은 실제로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가령 어떤 사람들은 당위 진술을 참으로 만드는 "도덕적 사실"이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구요, 어떤 사람들은 저런 도덕적 진술은 진릿값을 갖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기능적인 역할을 부여하겠지요) 여기서부턴 메타윤리학적 논쟁의 영역입니다.
즉, y가 A를 했건 안 했건 문제되는 진술들의 참 거짓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2)

두 명제가 둘 다 참이라는 사실은 동치라는 것을 입증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슈퍼맨 그림을 보고 한 사람은 "슈퍼맨은 파란 쫄쫄이를 입었어"라고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슈퍼맨은 빨간 망토를 둘렀어"라고 말하면 둘 다 참인 진술을 한 것일 텐데, 그렇다고 이 두 진술이 동치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두 명제가 논리적 동치이기 위해서는 모든 가능한 상황(혹은 테크니컬하게 얘기하면 모든 해석 하에서) 진릿값을 동일하게 가져야 합니다.
주어진 상황을 미뤄 보면 한국어 문장 "S는 A를 해야 한다"는 인공어의 "S X A or S K A"와 동치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둘은 어떻게 봐도 논리적 동치가 아닙니다.
그리고 논리적 동치 개념은 인식적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서 언어적 사실을 모르는 청자에게 이 두 진술은 동치인가" 하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입니다.

(3)

이와 별개로 문제 세팅에서 의아스러운 것은 여기서 청자의 존재가 왜 필요한가 입니다.
어떤 진술이 참인지, 두 진술이 동치인지 여부는 기본적으로는 제 3자 청자의 존재와 무관한 질문입니다. 즉, 그런 청자를 전제하지 않아도 물을 수 있는 질문이지요.
게다가 청자는 여기에서 언어적 사실에 관한 맥락을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가정되었는데,
그렇다면 그는 한국어와 인공어를 모두 이해하는 청자일 수 없을 테고
그렇다면 적어도 어느 한 쪽 언어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지하기 때문에 아예 그 말을 이해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요?ㅎㅎ

문제를 먼저 꼼꼼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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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가 도덕적 당위에 의해 A를 했다."라는 진술은 "yA를 했고, 그리고 그 행위는 도덕적 당위에 의한 것이다."라고 이해할 수 있지 않나요? 그러면 다음 명제가 참이라고 봐야 하지 않나요?

모든 도덕적 행위자 x와 모든 행위 a에 대해, x가 도덕적 당위에 따라 a를 해야 할 때만 xa를 행함은 도덕적 당위에 의한 것이다.

제가 그동안 논리적 동치내용적 동치를 엄격히 구별하지 않았네요. 좋은 지적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theorem ought_iff_morallyOught_of_morallyOught (x : MoralAgent) (a : Action)
    (h : MorallyOught x a) : Ought x a ↔ MorallyOught x a := by
  simp [h, ought_of_morallyOught]

제 첫째 정리에서, 기호는 내용적 동등(동치)를 가리킵니다.


내용적 동등은 "논리적 쌍조건문"이라고 불리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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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선생님 쓰시는 툴의 문법은 잘 모르니 정확하게 파악했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증명기 언어로 쓰신 문장이

모든 도덕적 행위자 x와 모든 행위 a에 대해, x가 도덕적 당위에 따라 a를 해야 할 때만 x가 a를 행함은 도덕적 당위에 의한 것이다.

이것에 대한 표현이고, "할 때만"이 아니라 "iff"로 읽게 되면

임의의 도덕적 행위자 x와 모든 행위 a에 대해
x가 도덕적 당위에 따라 a를 한다면 오직 그러한 경우에 x가 a를 하는 것은 도덕적 당위에 의한 것이다

라는 문장인데, 이건 그냥 동어반복 같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y가 도덕적 당위에 의해 A를 했다."라는 진술은 "y가 A를 했고, 그리고 그 행위는 도덕적 당위에 의한 것이다."라고 이해할 수 있지 않나요?

그렇게 이해하더라도 인용하신 제 말이 특별히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도덕적으로, y는 A를 해야 한다'라는 진술과 'y는 A를 도덕적인 이유에서 했다'는 다른 내용을 표현합니다.
전자는 y가 A를 했음을 함축하지 않지만 후자는 함축하지요.
하지만 y가 A를 했다는 사실이 둘 중 어느 진술도 참으로 만들진 않습니다.

'material equivalence'는 보통은 '실질적 동치'로 번역합니다. 때때로 '질료적 동치'라고도 하는데 저는 그냥 '실질적 동치' 혹은 '단순 동치'로 씁니다.

for any proposition p, q, p and q are materially equivalent iff biconditional p<->q is true

따라서 사실 p와 q가 단순히 둘 다 참이라고 해서 실질 동치가 언제나 성립하는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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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가 원문을 꽤 '의역'해서 코드를 작성했거든요.

'if and only if'는 "…일 때 그리고 그럴 때만"이라고 번역해야 함을 알고 있지만, 저는 이 표현이 약간 불만스러워요. "p일 때만 q이다."라는 진술은 "p일 때 q이다."라는 진술과 "p가 아닐 때는 q가 아니다."라는 진술을 모두 함축한다고 볼 법하지 않나요? 그러나 저의 이런 생각은 많은 논리학 교재에서의 설명과 다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제 문장에서 '할 때만'을 '할 때 그리고 그럴 때만'으로 고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y가 도덕적 당위에 의해 A를 했다."라는 가정이 주어져 있으면, 이것에서부터 "yA를 행함은 도덕적 당위에 의한 것이다."라는 진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위의 제 주장 (ㄱ)에 따라, "y가 도덕적 당위에 따라 A를 해야 한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지만 이는 제가 @abcde 님의 질문을 이해한 방식이고, @Raccoon 님의 이해 방식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 동치'도 좋은 번역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래 답변에 나온 "수학의 원리[The Principles of Mathematics]" 인용문을 보고, 이 용어를 '내용적 동치'로 번역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Two kinds of implication, the material and the formal.

아니죠. @Raccoon 님이 인용하신 영어 문장의 설명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두 명제 pq가 모두 참이면 쌍조건문 p ↔ q가 참이므로 두 명제는 내용적으로 동치입니다.

theorem iff_of_true' {p q : Prop} (hp : p) (hq : q) : p ↔ q :=
  ⟨fun _ ↦ hq, fun _ ↦ hp⟩

#check @iff_of_true'
-- output: @iff_of_true' : ∀ {p q : Prop}, p → q → (p ↔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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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가 도덕적 당위에 의해 A 를 했다."라는 가정이 주어져 있으면, 이것에서부터 "yA 를 행함은 도덕적 당위에 의한 것이다."라는 진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위의 제 주장 (ㄱ)에 따라, "y 가 도덕적 당위에 따라 A 를 해야 한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제가 계속 지적하고 있는 건 이 추론이 안 된다는 겁니다.
'철수는 도덕적인 이유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로부터 '도덕적으로, 철수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가 따라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건 형식적 증명의 문제가 아니라 개념 이해의 문제입니다.

두 명제 pq 가 모두 참이면 쌍조건문 p ↔ q 가 참이므로 두 명제는 내용적으로 동치입니다.

아 그렇죠 충분조건이긴 하니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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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래서 아래의 말씀과 달리, @Raccoon 님은 제 주장 (ㄱ)을 동어 반복으로 여기시지 않을 듯해요.

그리고 저는 "철수가 도덕적인 이유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라는 진술을 "철수가 거짓말하지 않았다. 이는 도덕적 당위에 따라 철수가 거짓말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해한 진술이 다음과 내용상 동등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 철수가 거짓말하지 않았다.
나. 도덕적 당위에 따라 철수가 거짓말하지 않아야 한다.
다. (가)의 이유는 (나)이다.

그렇지만 원래의 진술을 제 방식과 달리 이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철수가 거짓말하지 않았다. 이는 도덕적 당위에 따라 자신이 거짓말하지 않아야 한다고 철수가 믿었기 때문이다."라고 이해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제 주장 (ㄱ)을 저도 그리 강하게 고수하고 싶진 않습니다.


댓글을 적고 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위의 제 설명을 주장 (ㄱ)보다 더 설득력 있게 서술한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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