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논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체계적(systematic)' 혹은 '구성적(constructive)' 성향을 지닌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모든 사유가 거대한 건축물처럼 아래에서부터 위로 차곡차곡 쌓아올려져야 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 칸트 같은, 철학사에서 '거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이런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죠.
하지만 형이상학과 윤리학 사이의 연결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철학자들도 많습니다. 현대철학자 중에서는 그 대표적인 인물이 힐러리 퍼트남(Hilary Putnam)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의 유명한 책 제목부터가 '존재론 없는 윤리학(Ethics without Ontology)'일 정도로, 퍼트남은 윤리학이 반드시 '존재론' 혹은 '형이상학'이라는 별도의 철학적 기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니까요.
그래서 윤리학이 형이상학에 기초해야 한다고 볼 것인지, 아니면 윤리학은 형이상학이 제공하는 토대 없이도 성립할 수 있다고 볼 것인지는 그 자체가 철학적 이슈이고, 어느 쪽을 옹호할 것인지는 철학자들 각각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