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철학과 함께하는 학문

언어철학과 함께 배우면 좋을 집합론, 논리학 등의 학문이 더 있을까요?

글쎄요, 형식 의미론? 언어학과 언어 철학의 분과로 여겨지기도 하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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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철학을 "왜" 공부하고 싶었는지에 따라 답이 꽤 많이 달라질듯합니다.

(자연) 언어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라면, 구문론이나 음운론 같은 언어학을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고

화용론처럼, 언어의 의미가 어떻게 최종적으로 인간에게 가닿는지가 궁금하다면, 인지과학, 심리학, 뇌과학 등의 연구가 좋은 선택인듯합니다.

아니면 철학에서 시작된 관심이라면, 수리철학이나 분석형이상학 등도 매력적인 선택지일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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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철학에서 시작된 관심 같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접하며 언어철학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써주신 글을 보면, 언어철학에 크게 3가지 갈래가 존재하는 것 같은데 언어에서 시작하는 분야 / 언어를 받아들이는 인간에서 시작하는 분야 / 철학에서 시작하는 분야로 나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각 분야에서 다루는 대표적인 주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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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제 말에 대한 잘못된 이해 같습니다.
"언어철학의 3갈래"라기보다는, "언어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세 갈래"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 합니다.

(자연) 언어를 연구하는 언어학은 굉장히 많은 분야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법에 치중하는 구문론, 최소 음소에 대해 연구하는 음운론 그리고 각 언어가 어떻게 의미를 나타내는지 연구하는 의미론 등이 있죠. (물론 더 거대한 역사언어학-비교언어학, 어원론 등등도 있습니다.)

이 중 언어 철학의 관심사는 의미론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의미론"뿐"입니다. 언어철학은 언어가 어떻게 의미를 표현하는지에 관심이 있을 뿐, 문법이나 음운에 대해서는 (대체로) 관심이 없습니다.

"의미"와 관련해서 크게 언어철학/언어학은 3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을 듯합니다.

(a) (고전적인) 의미론 (semantics) ; 언어가 표현하는 "표면적인" 의미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b) 화용론 (pragmatics) ; 표면적인 의미가 "발화자의 맥락" 등등에 의해서 바뀌는 경우 ("참 잘했다."), 이런 복잡한 문맥을 이루는 변수가 무엇이며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c) 응용언어철학 (applied philosophy of language) ; 요근래 부상하고 있는 분야로, 그동안 언어철학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비하 표현 - 비유 /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언어 (리트윗 등등)의 의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 연구합니다.

이 세 분야를 모두 다루는 한국어 책으로는 라이칸의 <현대 언어철학>이 있습니다. (물론 마지막 응용 언어 철학 파트는 라이칸 책이 나온 후로 연구가 훨씬 많이 진행되어서 지금보면 살짝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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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령, 위에서 소개된 라이칸의)를 통해 시작하신 뒤, 관심 있는 챕터의 주제에 관해 공부하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공부를 더 해야 할지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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