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근 3년 사이 철학에 큰 관심을 갖고, 작은 커뮤니티에서 의견 교환이나 토론도 가볍게 진행하며 철학서들을 읽어보는 중인 아기 올빼미(옳은 호칭일까요..?) 입니다.
한참 고민중인 주제라 조금 질문이 난잡하고 두리뭉술할 수 있다는 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 < 서 론 > ----------------------------------------------------------
현재 미국에서 철학과와는 아주 큰 관계가 없어 보이는 컴퓨터 과학(명제의 참/거짓 증명이라는 점에서 철학-논리학과 큰 연관이 있다고 혼자 생각중입니다)을 전공중이고, 올해 학부생 3학년 과정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칸트 <순수이성비판> 번역서와 니체 <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등의 번역서를 읽다가, 호기심에 독일어도 공부할 겸 니체 독일어 아카이브에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ChatGPT/papago의 도움을 받아 혼자 읽어보는 중인데, 문장들도 너무 아름답고 재미와 흥미도 느끼고 있어서 독일어로 된 전집을 다 번역하면서 읽고, 몇번 더 재독을 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독일 철학자들의 서적과 철학에 푹 빠져서 있는데, 이왕 독일어를 공부하는 김에 독일 대학에 입학이 고민이 되어서, 이미 재학중이신 올빼미 분들이 계실까 하여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 < 본 론 > ----------------------------------------------------------
질문을 조금 나누어보자면:
독일 대학에 철학/인문계 관련으로 입학을 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독일어 실력의 객관적 지표를 알 수 있을까요?
미국 4년제 학사과정 졸업 후에 독일 대학의 다른 전공 학부생으로 입학이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두가지로 나뉠 것 같습니다. 이 밖에 제 시야가 좁아 놓치고 있는 부분도 혹시나 알려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질문 칸을 보면 다들 철학적 성취도 높고 관련 주제에 대하여 주로 질문하시는 것 같아서 조심스레 질문 꺼내봅니다.
독일 대학에 대해서 잘은 모릅니다만... 일단 학부에서 철학 복수전공/부전공을 해보시고, 미국이나 독일 석사를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컴싸를 하시면서 철학 학과에 들어가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컴싸가 엔지니어링 학과에 배치돼있는지, 혹은 카 모 학교처럼 컴싸 스쿨이 따로 있는지에 따라 달릴 수도 있겠다만, 주로 엔지니어링/컴싸 스쿨이 인문자연보다 입결이 높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은 없을 거에요.).
독일철학이라고 무조건 독일대학을 갈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 미국도 독일 철학 괜찮게 해요. 오히려 미국 대학에서 독일철학을 하되, 교환학생 등을 독일로 가는 방법도 괜찮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의견 제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당장 오는 학기부터 철학 수업을 몇개 들어볼까 고민중에 있습니다 (과제폭탄 때문에 수강신청 없이 듣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드네요 ㅠㅠ). 결정적으로 독일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학비에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대학 학비가 너무 쌔서 빨리 학사졸업하고 독일 가서 전공살려 파트타임/프리랜서 하면서 철학 관련 학과에 들어가볼까 하는 조금 낙관적인 이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기 올빼미라는 표현이 너무 귀엽습니다. 와앙. 반갑습니다.
우선 밥벌이가 어느 정도 보장된 길이 있는데, 철학으로 진로 변경을 고려 중이라고 하시니, 제 지나온 길이 떠오르면서 눙물이 나면서 정말 철학을 업, 진로로 잡으시라고 쉽사리 권하기는 쉽지 않은 그런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철학이 나의 운명(?)이다 싶으시면 하셔야죠 뭐.
우선 독어는 텔크나 데에스하 또는 여타 시험들에서 요구되는 레벨을 달성하시면 되는 것이겠구요. 예컨대 C1 레벨이든지요. 막상 대학 수업 들으러 가보면, 자격증이 있어도 수업 내용과 대화가 들리려면 한 1년은 고생할 각오는 해야 해요.
그리고 독일에서 물론 학부부터 시작하실 수 있겠으나,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석사 입학을 위해 요구되는 크레딧 만큼의 철학 수업들을 미국 학부에서 이수하시고 나서, 독일에서 석사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다시 학부부터 하려면 시간과 공이 많이 드는 게 사실이지요. 그리고 독일 석사 과정 커리큘럼이 학부랑 그다지 다를 것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미국 학부 전공을 살려 독일에서 파트 타임을 하신다는 계획은 좋은 것 같아요. 뭐 세금 문제가 있긴 해도, 생계 유지 수단이 있으시다니 참 잘 된 것 같아요. 독일에서 구직하고 워크 비자 받아서 일하면서 독일에서 대학 입학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그런데 위에서 다른 분이 말씀해 주셨듯 요즘 영미권도 대륙 철학을 활발히 연구하고 성과도 좋다고 하니, 영미권에서 계속하시는 것도 좋겠지요. 비용이 역시 문제이겠지요?..
영미권 펀딩은 정말 학교마다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짠 학교도 있고, 반대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주는 학교도 있고... 심지어 펀딩의 양이 학교 랭킹이 아닌 학교가 얼마나 부자인지에 대해 결정되는 거라 굉장히 arbitrary한 것 같습니다. 반면 독일은 변수가 확실히 적지요. 상황에 따라 잘 선택해나가야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