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혁, "레오 스트라우스와 퀜틴 스키너의 마키아벨리 '시민군'론 해석 고찰"

2장. 스트라우스의 문헌주의적 마키아벨리 해석, 문제의식, 방법론

레오 스트라우스에 의하면, 마키아벨리는 고전 정치철학의 이상주의적 접근이 근본상 잘못됐기에 "의식적으로 사회를 낮추"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스트라우스는 마키아벨리를 따를 경우 근대 사회/정치 병폐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철학의 고전 전통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스트라우스에게 Il Principe 12-14장의 논의는 고대와 당대의 비교 분석이다. 마키아벨리에게서 이전의 전통에 대한 무한한 칭송 등을 볼 수 있다. 이는 스트라우스에게 esoteric한 차원과 exoteric한 차원으로 Il Principe를 읽되 전자가 우위에 있다는 점을 함축한다 (양 독법에 관해 김지훈 2021). 그는 정치와 철학이 불가피하게 갈등한다는 전제 하에 양자의 구분을 주장했다: 철학의 지향은 계속 공동체적 가치와 믿음을 의심한다. 스트라우스에게 마키아벨리는 근대 정치철학과 함께 근대 사회 허무주의 및 상대주의의 창시자였다.

3장. 스키너의 스트라우스 비판과 맥락주의적 마키아벨리 해석

퀜틴 스키너에게 정치적 발화는 대저 "특정 상황"에서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한 "특정 의도에 기반하므로, 정치철학의 고전 문헌에서 보편 진리를 찾는 노력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었다. "철학에서 영속적인 문제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개별적인 질문들의 개별적인 답변만 있을 뿐"이었다.

케임브리지 학파의 일원인 스키너는 스트라우스의 비전적(밀교적) 독해법의 자의성과 모호성을 비판한다. 스키너는 문헌을 의사소통으로 보아 그 맥락과 더 넓은 언어적 맥락을 충분히 조사하여 발화 의도를 밝혀야 한다고 보았다. 그에게 문헌이 작성된 때의 환경과 언어 관습 등도 상당히 이해되었어야 했기 때문에, 그의 마키아벨리 연구는 과거의 사실에 충실한 기록자로서 봉사한다.

스키너는 Il Principe 12-14장이 신군주를 향한 핵심 조언인 한편, 그 어조가 "강하고 격정적"이라고 한다(2000: 35-6). 마키아벨리가 그렇게 글을 쓴 이유로 스키너는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일반적인 주장의 한 형태로서 당대 전통을 따랐기 때문이다. 둘째, 용병에 있어 개인적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용병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4장. 결론: 이분법적 도식을 넘어서서 다원적 관점으로

필자 김민혁은 나탄 타르코프와 쉘던 월린 등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타르코프는 스키너의 관점이 전통과 현재를 단절시켜 새로운 망상으로 유도될 수 있다고 말한다(1982: 708-9). 월린은 시대초월적 문제들에의 관심과 당대 문제들에의 관심이 상보적이라고 본 연구자 중 하나로 (2016: 24), 이러한 관점에서 스트라우스의 접근과 스키너의 접근은 상보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중에서 전통에 있어 월린과 스트라우스는 구분되어야 한다. 그러나 후자에 대한 이해에도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벌린은 스트라우스의 입장이 "절대주의적"이고, 객관적 규준 추구가 인간 지향점의 규준의 가변성에 대한 다원주의적 인식과 상충된다고 보았다. 스미스는 "절대주의"로 보일 수는 있으나 스트라우스와 벌린의 각 입장 간에 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필자의 결론은 대략 두 가지가 있겠는데, 하나는 정치철학의 전통이 열린 성질을 띤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의 문제들이 고전 전통과의 비판적, 주체적 대화로 해결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후자를 위해서는 정치사상의 방법론적 논의들, 정치철학의 목표의 관점의 본질적 다원성 및 논쟁성에의 이해가 필요하다.)

6개의 좋아요

정말 마키아벨리에 폭 빠져 있으신 게 잘 느껴지는 포스트들입니다:joy::joy:

1개의 좋아요

해도 해도 질리지 않아서 지금 '아 이미 세부전공 바뀌어 있는데 나만 모르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rofl:

1개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