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에게 죽음의 의미

지금 박찬국 교수님께서 쓰신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를 읽고 있는데요 하이데거 관련해서는 이전에도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서강올빼미에서 이전에 봤던 글로는 하이데거가 말하는 죽음이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신체적 죽음이 아니라고 했던 글을 봤었습니다. 그런데 박찬국 교수님께서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언급하시고-이전에 제가 서강올빼미에서 봤던 글에서도 이 부분을 언급하시지만- 책 전반적으로 묘사되는 죽음은 신체적 죽음을 떠올릴 수밖에 없게 하는데요

제가 이해한 바로는 하이데거가 말하는 죽음이 신체적 죽음이 아니라 우리가 서있을 토대가 없고 이 세상이 어째서 존재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없는 그런 상태를 죽음이라고 한다고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하이데거가 말하는 죽음은 신체적 죽음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맞나요? 만약 그렇다면 박찬국 교수님께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으로 설명하신 것은 하이데거 철학을 좀 쉽게 설명하시려고 하다가 일어난 작은 오류라고 봐야할까요?

저는 실제로 고등학생 시절 ‘제망매가’를 읽다가 삶의 허망함을 느끼고 여전히 죽음이 너무 두렵고 삶이 참 허망하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데요 제가 경험한 것이나 이반 일리치가 느꼈던 죽음은 하이데거가 죽음으로의 선구와는 맥락이 다른 것인지요, 서강올빼미에서 글을 보고 하이데거가 말하는 죽음은 신체적 죽음과는 다른 것이다!라고 이해하고 공부를 했었는데 몇 개월 전에 제가 수업을 듣고 있는 미학 전공 교수님께 여쭤보니 그 분께서는 신체적 죽음과 연관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여러모로 좀 헷갈려서 질문드립니다 하이데거의 죽음 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요?

하이데거의 죽음 개념: 그 죽음(Sterben)은 그 죽음(Ableben)이 아니다! 제가 읽었던 글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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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의 죽음 개념 관련 논문 중 제가 읽어 본 가장 뛰어난 논문은 윌리엄 블래트너의 "The concept of death in Being and Time"입니다. 저 글을 쓴 이후에 알게 된 논문인데, 죽음 개념에 대해 주석적으로 아주 치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논문을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논문의 핵심 내용은 아니지만, 저 글에서 블래트너도 하이데거의 죽음 개념이 단순히 생의 마지막에 일어나는 신체적 사건 같은 것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우리는 하이데거의 의미에서 죽음이 현존재의 생 마지막에 일어날지도 모를 (혹은 확실하게 혹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어떤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런 사건을 "삶을 다함"(Ableben)이라고 부른다.

We have seen that death in Heidegger's sense is not some event that might (or certainly or necessarily will) occur at the end of Dasein's life. He calls that event "demise" (Ableben). (p.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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