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을 죽이는 것과 그 사람을 살릴 수 있음에도 살리지 않는 것은.어째서 다른걸까요?

그 유명한 트롤리 딜레마와도 상충하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어째서 둘은 서로 다를까요?

예를 들어,

1."화가 나는 대로 지나가던 무고한 행인을 찔러 죽였다"

라는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잘 변형해보면

  1. "화를 참지 않고 지나가던 무고한 행인을 찔러 죽였다"

라는 식으로 살릴 수 있었지만 살리지 않은 행위로 변형 가능한 것같은데...

왜 둘은 다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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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화가 나지 않고"와 "화를 참지 않고"는 죽였다는 행위에 대한 사태 판단에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살리지 않았다"는 다 죽어가는 환자를 의사가 봤는데 그냥 지나친다는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말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가짜 문제입니다. 같은 사태를 관련없는 것에 맞춰 과대해석해서 달라진 상으로 판단해서 생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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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에서 썼듯이 살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상태에서 살리지 않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데...
제목을 수정해야겠어요

법에서는 하지 않음으로 생기는 일을 의사와 같이 사회적으로 특정한 일을 함을 기대받는 사람이 그 일을 함이 적정한 때에 그 일을 하지 않아서 생긴 일로 규정합니다.

직관적으로는 이런 일이 있다고조차 말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살릴 수 있음에도 살리지 않은 일이 인과적으로 영향력 있다고 말하는 것은 비직관적입니다.

이 점에서 누군가를 죽인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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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직관적으로는 다르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니 어쩌면 직관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법은 사람들의 직관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거니까요....

직관적으로 옳아 보이는 것을 주장할 때 직관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법"을 근거로 삼는 것은 순환논증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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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상충한다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법인식도 현실인식도 직관이라면 둘이 공존할 수 없으니까요. 저는 그래서 두 가지 직관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사회적, 문화적 삶에 따른 직관과 물리적 삶에 따른 직관입니다.

는 제가 위에 언급한 것처럼 잘못 판단된 예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따라서 나온 결론은 오류를 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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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기"(killing)와 "죽게 놔두기"(letting die)가 구별되는지, 그리고 이 구별이 도덕적으로 차이를 불러일으키는지의 문제는 트롤리 딜레마나 안락사와 관련하여 다루어지는 매우 중요한 철학적 주제입니다. 이 구별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비판하고 죽이기와 죽게 놔두기가 도덕적인 차이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하는 필리파 풋(Philippa Foot)의 유명한 논문 "Killing and Letting Die"가 있습니다. Foot, P. (2002). Killing and Letting Die. Moral Dilemmas and Other Topics in Philosophy. Oxford University Press. Killing and Letting Die | Moral Dilemmas: and Other Topics in Moral Philosophy | Oxford Academic

읽어보시고 이에 대한 견해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생각을 전개하시기를 권합니다. 단순히 단상을 적어 올리는 것보다 관련 주제에 대해 이미 나와 있는 연구 결과들을 비판적으로 참조하면서 물음을 제기하신다면 올빼미에서 보다 풍부하고 유의미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일전에 보셨을, 저도 인상 깊게 보았던 답글을 다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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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점을 좀 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적어도 두 가지 논점이 섞여 있어 보입니다.

먼저 트롤리 딜레마를 언급하셨는데 제가 알기로 트롤리 딜레마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논의되는 바는 '해악을 가하기'와 '해악을 내버려 두기'사이의 어떠한 도덕적 차이가 있는가 묻는 것입니다. SEP의 <Doing vs. Allowing Harm>항목을 참조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말씀의 요지는 행위와 비행위의 구분같은 행위 그 자체에 대해 묻는 것으로 보여요. 이는 트롤리 딜레마를 벗어나는 별개의 큰 물음 같습니다. 이에 관해선 SEP의 <Action>항목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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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와 비 행위의 구분을 통해, 그 구분을 확장함으로써 죽이기와 죽게 놔두기가 실은 같은 거라는 걸 제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1.모든 죽이기는 죽게 놔두기로 변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죽이기와 죽게 놔두기, 둘 중 하나기 때문에

3.모든 '죽이기'가 '죽게 놔두기'로 변형 가능하면 자연스레 쌍방적으로 모든 '죽게 놔두기'도 '죽이기'로 변형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죽이기나 죽게 놔두기는 서로 본질은 같다는 거죠

다만, 죽게 놔두기는 죽이기보다 의미 상 더 간접적인 행위를 보고 말하기 때문에 (서로 본질은 같으나) 죽이기 보다 죽게 놔두기에 책임감을 덜 요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말하는 방식에 따른 뉘앙스의 현실적인 차이 일 뿐, 둘의 본질은 서로 같습니다

죽이는 것과 죽게 놔두기는 본질적으로 같은 행위지만, 일상에서 보통 죽이는 것은 직접적인 형태로, 죽게 놔두기는 주로 간접적인 형태로 쓰기 때문에 그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죽게 놔두기와 죽이기는 서로의 문장을 변형하는 것 정도로도 같은 의미가 되니 둘의 본질은 같습니다( 반례가 있다면 꼭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다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어째선지 죽이기를 죽게 놔두기보다 직접적이라고 직관적으로 여겨,마치 둘이 서로 달라보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거죠 착시라는걸 이해해도 착시현상을 풀 수 없듯이요

문득 든 생각은 현실에서 완벽한 직접적인 관계는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류는 사회,과학을 완벽히 이해할 능력도 아직 부족하며, 자신의 답을 확실할 능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당장에 사람을 찔러 죽인다는 것도 세분화 해 전개를 해본다면
간단하게나마 이상적인 전개방식은
칼로 찌른다 - 칼이 박힌다- 피가 난다- 죽는다 입니다

'죽는다'의 직접적인 관계의 사건은 저런 단순한 전개에서조차 칼로 찌른다가 아닌 '피가 난다'입니다

칼을 찔렀다해도 안박힐 수도 있고 피가 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무엇보다 이 이전의 과정들이 다 실현된다 하더라도 죽지 않을 수도 있다는거죠

그 깊이가 다를 뿐...,인간의 이해 수준에서는 모든 것이 간접적일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1)

질문자님 논의에는 모호한 점이 많습니다. 예컨대

이라 말씀하셨지만,

이리 설명하실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형이 되는지, 그럼에도 정말로 의미가 동일한지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없으셔서 (반례든 뭐든) 논의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2)

다만 이 문제는 질문자님께서 어느 순간부터 "죽이기"를 두 가지 의미로 쓰고 계신듯합니다.

(i) (어떤 방식으로든 죽음에 일조하는) 죽이기

(ii)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구를 죽인다' 할 때 쓰는 매우 적극적인 방식의) 죽이기

죽이기 (i) = [죽이기 (ii), 죽게 놔두기]

정도로 정리하면 논의가 깔끔해질듯합니다.

다만 그래도 여전히 죽이기 (ii)와 죽게 놔두기가 정말 동일한지 전 미심쩍습니다.

(3)

사실

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적극적 죽이기와 죽게 놔두기가 모두 죽음에 일조하는 행위로서, 광의의 죽이기다, 라는 주장이라면 동의합니다.

다만 논의상에 등장하는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고려하면, 둘이 동일한 윤리적 무게를 지닌다, 라는 주장 역시 (암묵적으로)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적극적 죽이기와 죽게 놔두기가 윤리적 무게가 같다는 주장까지 하신다면, 저는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물론

처럼 (적극적인) 죽이기도 사실 어디까지 범위를 정해야할지 모호하긴합니다. (모호하다는 점에서 죽게 놔두기와의 명확한 구분이 어려운 지점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적극적인 죽이기와 죽게 놔두기가 같다는 것은 지나친 주장처럼 들립니다.

적극적인 죽이기와 죽게 놔두기의 폭넓은 케이스를 제가 나열해볼 때니 이들 모두가 똑같은 윤리적 무게를 가지는지 고민해보시면 될 듯합니다.

(a) 칼로 찌르면 A가 죽는 것을 명확히 알고, A를 의지를 가지고 살해함.
(b) A를 돕지 않으면 살인마가 A를 죽이는 것을 명확히 알고, A를 돕지 않음.
(c) 굶주린 아프리카 아이 C에게 구호금을 주지 않으면, C가 굶어 죽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고도 구호금을 보내지 않음.
(d) 희귀병 치료제 개발에 자금 지원을 하지 않으면, 희귀병 환자 Q가 죽는다는 것을 알고도 자금 지원을 하지 않음.
(e) 지금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이 낮아지고 몇은 더 빨리 죽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도, 탄소배출을 줄이지 않음.

(위 사례는 모두 어떻게든 죽음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죽이기 (i)에 모두 해당합니다. 다만 (a)만 통상 저희가 말하는 적극적인 죽이기 (ii)에 해당되고 나머지는 죽게 놔두기일겁니다.

제 직관으로는 죽게 놔두기 (b)는 어쩌면 죽이기 사례 (a)만큼이나 윤리적 책임이 있을 수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례들에는 그만큼의 윤리적 책임을 요구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볼 때, 죽이기-죽게 놔두기라는 단순한 구분보다는, 분명한 의도성/확률에 대한 개인의 인식/다른 선택지가 있는지/윤리적 고려대상과 행위자의 관계성 등등이 윤리적 책임을 판단하는데 더 중요한 요소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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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가정하에.)
1.죽게 놔두기 = 살리지 않기
2.살리지 않기 <-> 살리기
3.살리기 <-> 죽이기
4.죽이기 = 죽게 놔두기

인 것같아요

•<-> 의 의미:서로 정반대의 뜻이라는 것을 뜻함

죽게 놔두는건 또 하나의 살인의 방식이라고 생각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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