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푸토의 『포스트모던 해석학』 출간

(1) 존 카푸토의 『포스트모던 해석학』이 출간되었네요. 카푸토는 '약한 신학(weak theology)'이라는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신학자이자 『자크 데리다의 기도와 눈물(The Prayers and Tears of Jacques Derrida)』 같은 데리다 연구로도 유명한 철학자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현대 해석학의 흐름을 하이데거, 가다머, 데리다, 바티모, 로티를 중심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의 관점에서 독해하는 내용인 것 같네요.

(2) 대부분의 해석학 연구서들이 슐라이어마허에서 리쾨르까지의 인물들을 다루는 것과 비교해 보았을 때, 카푸토의 이 책은 리쾨르를 넘어서 바티모와 로티의 입장까지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보입니다. 특히, 바티모의 경우에는 가다머 이후의 가장 중요한 해석학자 중 한 명인데도 국내에서는 거의 소개되고 있지 않은 만큼, 이번 번역서가 국내 해석학 연구의 지평을 조금이나마 더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3) 카푸토의 원서가 2018년에 출간되었는데 번역서가 2020년에 나온 것도 조금 놀랍네요. 전문 연구서치고는 굉장히 빨리 번역된 편이니까요. 카푸토가 현재 영미권의 가장 중요한 신학자이자 철학자 중 한 명이긴 해도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다, 애초에 '철학적 해석학' 자체가 매우 전문적인 분야라 연구자들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낯설 텐데도 말이에요. 흥미로운 해석학 연구서가 이렇게나 빨리 번역되어서 해석학 전공자의 입장에서는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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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람이었군요. 전 왜 영국인인줄 알았을까요? 요즘 유명한 제임스 KA 스미스 스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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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제임스 스미스는 카푸토의 신학적 입장이 정치적 자유주의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두 인물은 모두 포스트모더니즘 전통을 신학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많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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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뭔가 익숙해서 카푸토를 어디서 들어봤나 했더니, How to read 시리즈의 키르케고르 편을 저술한 사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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