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콥 타우베스의 『바울의 정치신학』은 그리스도교 신학, 그 중에서도 특히 바울 신학이 어떻게 현대의 급진적 정치철학과 연결되는지를 소개하고 있는 중요한 고전입니다. 타우베스, 데리다, 바디우, 아감벤, 지젝 등은 바울 서신에 담겨 있는 '메시아적인 것'과 '종말론'에 대한 사유가 기성의 규범(율법)과 제도(유대교)와 구별(유대인과 이방인)을 전복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데, 특히 타우베스의 이 책이 이런 연구를 촉발시킨 중요한 저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이 책이 바울 신학에 대한 해설로서는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봐요. 책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예전에 쓴 아래 블로그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재미있는 책이에요. 강의록이라 그다지 어렵지도 않은데다, 당시 독일-프랑스 철학계의 상황에 대해 타우베스가 풀어주는 썰(?)도 흥미로워요. 가령, 레비나스더러 "미디어가 '현자'라고 운운하는 철학자"라고 말한다든가;;; 하는 날 것 그대로의 표현들이 등장하거든요. 저희 학교 S 교수님은 이 책이 타우베스가 지병으로 죽기 직전에 한 강의를 편집한 거라 남 눈치 안 보고 막 던진 말들을 많이 담고 있다고 설명하시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