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에서 하버마스 세미나를 진행한 제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도 참 이상하긴한데, 다들 하버마스 이론 특히 담론윤리(숙의 민주주의) 공부를 어떤 책으로 하셨나요?
곧 경합적 민주주의 관련으로 또 논문을 하나 내서, 다음에는 숙의민주주의 관련으로 논문을 낼 계획입니다. 그래서 숙의민주주의를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려하는데, 기초적인 논의부터 조금은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치는 책을 찾기가 힘들더라구요. 혹시 아시는 책이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가능하면 한국의 것을 추천받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알고 있는 책은 이정도뿐입니다.
저는 정치철학 전공도 아니고, 하버마스에 대해서도 실천철학적 측면보다는 이론철학적인 측면에 더 관심이 있지만, 그래도 하버마스는 워낙 글을 잘 쓰는 학자이다 보니 『의사소통행위이론』 서론만으로도 하버마스가 말하려는 전체적인 그림은 잘 그려졌던 것 같아요. 물론, '생활세계'와 '체계'에 대한 하버마스의 구체적인 사회 비평들은 이 부분만으로 확인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공론장의 기본 조건은 어떻게 갖춰져야 하는지, 우리는 어떤 대화의 태도를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합리성을 위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들은 무엇인지 같은 기본 논의들은 『의사소통행위이론』 서론만으로도 충분히 잘 설명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의 경우에는 『의사소통행위이론』 서론을 먼저 읽고서, 그 내용에 대한 저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버마스를 연구한 다른 글들을 비판적으로 보게 되었네요.
학부 시절에 하버마스를 전공하셨던 선생님의 현대 철학사 강의를 들었었는데, 그때 하버마스와 관련해서 장춘익 선생님의 '동의와 당위'라는 논문을 추천받아 읽고 발표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정말 철학을 처음 접해서 아는 거라고는 철학자들 이름 뿐이었던 수준의 타 전공생이었던 저도 힘겹지만 어떻게든 읽어낼 수 있을 만큼 명료했고, 또 이런저런 자극들로 하버마스를 전공하리라 결심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발표는 그냥 망하고 말았지만요 ㅠㅠ 어떤 단행본에서 읽었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찾아보니 「비판과 체계」라는 유고 논문집에 실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 장춘익 선생님의 논문이군요. 감사합니다. 장춘익 선생님 강연을 듣고 너무 명료해서 놀란적이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