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는것이 있다면?

a는 10초 동안 x를 무의미하다 느꼈습니다.
a는 주장합니다:
"x는 나에게 10초동안 무의미한 상태였습니다."

b는 반박합니다:
"x는 10초동안 a를 무의미하다 느끼게 하였으므로 무의미하다는 의미가 있는 것 입니다."

a는 반박합니다:
"~f(x) 와 f(~f(x)) 는 다릅니다."

b는 반박합니다:
"~f(x)가 성립한다면, 'g = ~f' 로 정의할 때 'g를 만족하는 대상' 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a는 반박합니다:
"그 논리에 의하면, 'e(p) = p가 존재함' 으로 정의할 때 ~e(y) 를 만족하는 대상 y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므로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모든 y에 대해 e(y) 가 참이라는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b는 반박합니다:
"존재를 논할 때, 존재라는 개념은 상대적이므로, 우리는 항상 존재범위를 서술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y가 가상 세상 w1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 wr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pw.e(po) = pw에 po가 존재함', 'wr =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 'wp = 명제를 표현하기 위한 세상' 으로 정의할 때 wp.e(y) & wr.~e(y) 를 만족하는 y는 wp에 존재합니다.
이 논리를 우리의 토론에 대입하였을 때, 'm.f(y) = y는 m에게 의미있는 대상', 'wa = a의 세상' 으로 정의한다면, a.~f(x) & wa.e(x) 를 만족하는 x에 대해, x는 a.~f(x) 를 만족한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a.~f(x)를 만족하는 x는 ax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a는 반박합니다:
"a.~f(x) -> a.f(a.~f(x)) -> a.f(x) -> a.~f(a.~f(x)) 이므로, 순환오류이며, 성립하지 않습니다."

Q: 이때 b가 놓치고 있는 a의 주장이 틀린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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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쓰인 '무의미하다'라는 표현은 일종의 심리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여기에서 '의미가 있다'는 표현은 실제로 어떤 기능을 수행함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두 표현에서 사용된 단어 '의미'는 서로 다른 뜻으로 사용되었으므로, 만약 술어 f(x)를 'x는 의미를 갖는다'라고 정의한다면, '무의미하다'와 '의미가 있다'라는 표현을 각각 '~f(x)'와 'f(x)'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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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본적으로 @Bleeding 님의 지적이 옳아 보입니다.

복잡한 수식으로 문제가 꼬여있지만, 애당초 A/B 화자는 "의미"(meaning)을 두 가지 뜻으로 쓰고있어서 아마 논증 자체가 건전하더라도 참이 아닐 겁니다.

A가 말하는 "무의미"에서 의미는 일종의 심리적 상태 - 예컨대 "맥아더에게 인천상륙작전은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와 같은 용법이지요. (이런 삶의 의미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여러 해석이 있습니다. valueable일수도, make sense일수도 아니면 이 모든 것일 수도 있죠.)

반면 B가 말하는 무의미라는 "의미"가 있다는 심리적 상태에 대한 진술일수도 있고 아니면 말 그대로 semantic한 값이 있다는 말일 수도 있어보입니다. 후자일 경우, "flower의 의미는 꽃이다." 할 때의 용법일겁니다.

만약 B가 의미를 semantic한 용법으로 썼을 경우, 애당초 이 논쟁은 허수아비 같아보입니다.

B가 의미를 meaning of life의 용법으로 썼을 경우, 같은 것에 대해 둘이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 딱히 모순처럼 보이지 않네요.
게다가 meaning of life조차 @Bleeding 남의 지적처럼 valuable/make sense 등 여러 뜻이 있는걸 고려해보면, 더 그렇습니다.

일단 애매한 서술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좋은 접근입니다.

하지만 a와 b가 말하는 '의미'라는 단어의 뜻은 같습니다. 제가 서술을 애매하게 하긴 했지만, b는 a가 무의미함을 느꼈으므로, 그 느낌 자체가 하나의 의미있는 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b는 x가 정말 무의미하다면, 무의미한 느낌을 받을 수 조차 없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싶어하였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명확하게 작성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말씀해주신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의미'라는 단어가 다의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a에게 '무의미함'은 심적 상태라는 점에 동의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b에게 있어서 '의미'가 어떻게 사용된 것인지 제가 잘 파악을 못하겠습니다.

'a는 x가 무의미함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하는 것은, 1) @Mandala 님의 말씀대로 의미론적으로 그러한 명제가 의미를 갖는다는 말인지, 2) a가 심적 상태를 경험했다는 말인지, 3) 제가 이전에 작성한 대로 a가 특정한 심적 상태를 경험하도록 x가 기능했다는 말인지, 4) 혹은 그 외 다른 어떤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1)~3) 어떤 경우이든 a가 '의미'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의도한 바와는 달라 보입니다. 1)과 3)의 경우는 명백히 다르지만, 2)는 조금 설명이 필요할 듯합니다. b가 의도한 바가 2)라면, b에게 's에게 x가 의미 있다'는 s가 x에 관한 임의의 심적 상태에 있음을 뜻할 것입니다. 그러나 a에게 's에게 x가 무의미하다'는 s가 x에 관한 특정한 심적 상태에 있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이 둘은 부정관계가 아니고, f(x)와 같은 하나의 술어를 통하여 이들을 표현하는 것은 잘못되어 보입니다.

만약 b가 의도한 바가 1)~3) 중 어떤 것도 아니라면, b가 사용한 용법과 동일하게 '의미'라는 단어가 사용된 예문을 보여주시는 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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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라는 단어 대신 '가치' 라는 단어를 넣어보세요

a과 b는 '의미'라는 단어를 통해 어떤 대상이 갖는 가치, 혹은 속성을 의도했으며, a는 'x가 무의미하다'라는 진술을 통해 'x는 어떤 속성도 갖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반면, b는 'x는 의미있다'라는 진술을 통해 'x는 적어도 하나의 속성을 갖는다'라고 주장했다는 말씀이시지요?

그렇다면 f(~f(x))라는 표현이 많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f(x)를 'x는 적어도 하나의 속성을 가진다'로 정의한다면, a가 주장한 바는 ~f(x)가 맞지만, b의 주장은 f(x)이고 그 근거를 ~f(x)로 들고 있을 뿐입니다. f(~f(x))이 뜻하는 바는 '~f(x)'라는 명제가 어떤 속성을 갖는다는 것인데, 이것이 해당 논의에서 사용되기에는 부적절해 보이고, 글을 이해하기 어렵게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외에도 이 글에서 사용된 다양한 표현들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작성해주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다만 여기까지 제가 이해한 바로는, 게시글이 논리학과 존재론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고, 이에 관해 제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서는 이제 말하기 어렵네요 ㅎㅎ

제가 이번 학기에 존재론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데, 존재론에서 배우고 있는 주제들과 조금 맞닿아 있는 것 같아 반갑네요. 더욱이 예전부터 머리 속에서 하고 있던 생각 중 하나가 선생님께서 이야기하신 주제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저는 아무런 속성을 가지지 않는 것이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중학생 때쯤부터 한 것 같습니다.
아무런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속성도 없음"의 속성을 가진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