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의 감각자료 이론에 대한 공격 질문

“일반적으로 진술된 일반적 신조는 이와 같이 진행된다. 우리는 물질적 대상들(물질적인 것들)을 결코 보거나, 또는 달리 말해 지각하지(또는 감각하지) 않으며, 또는 우리는 어쨌든 그 물질적 대상들을 결코 직접적으로 지각하거나 감각하지 않으며, 오직 감각자료 (또는 우리 자신의 관념, 인상, 감각자료, 감각지각, 지각 등등) 만을 지각하거나 감각한다.” - 오스틴

여기서, 감각자료는 ‘this red’와 같은 sense data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물질적 대상(물질적인 것들) 은 red의 본질(플라톤 이데아 세계에 있는 빨강이라는 실체) 을 의미하는걸까요?

이외에도, 옥스포드 언어철학자들은 카르납이 제시한 감각자료나 현상주의, 혹은 러셀의 논리 원자론 등에 대한 비판을 가했는데,

가령, “예컨대 만일 우리가 어떤 닭이 나에게 반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 그 현상은 명확한 수의 반점을 갖는가? 만일 그 현상이 대상이라면, 그것은 반점을 공유할 수 있는가? 그것은 내가 관찰하지 않는 속성들을 갖는가? 그리고 나는 나의 현상들을 관찰하는가? 이와 같은 난문제들..~”

과 같은 비판을 이해하지 못 하겠습니다.

앞서 질문한 내용과 여기서 의미하는 현상, 반점, 공유, 속성, 관찰 등등의 내용을 쉽게 설명해주신다면 분석철학 이해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철학을 배워본 바가 없어 이러한 초보적인 질문을 올려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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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스틴에 대해 아는 바가 얄팍해서 걸러 들어주셨으면 합니다만,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이라고 칭하는 것은 말 그대로 구체적인 물질적 대상들, 이를테면 사과, 의자, 닭 같은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오스틴은 감각자료 이론을 '물질적 대상은 직접적으로 지각, 감각되지 않으며, 기껏해야 (감각자료를 근거로) 간접적으로나 지각, 감각될 뿐'이라고 말하는 이론으로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비유컨대, 제가 눈으로 직접 코끼리를 보는건 '직접적'으로 코끼리를 보는 것이지만, 10km 떨어진데 밖에서 적외선 센서 탐지한 데이터를 2진법 코드로 출력한 결과물을 읽고난뒤 "코끼리가 있었군!"이라고 알게 되는건 '간접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오스틴은 감각자료 이론이 비슷한 말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이해한게 맞다면, 해당 비판은 "그래서 <닭에 반점이 있다>는 명백한 참을 설명할 수 있냐?"라는 문제제기인 것 같습니다. (근데 이게 현상주의라면 모를까, 감각자료 이론이나 논리 원자론에도 잘 들어맞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적외선 센서 코끼리 예시를 좀더 끌어보자면, 누가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보죠.

나는 오직 데이터만을 믿지. 나에게 있어서 코끼리란 그저 적외선 데이터일 뿐이야. :sunglasses:

제가 이해한대로 위 반론의 패러디를 해보자면,

코끼리 = 적외선 데이터 꾸러미

라고 할 경우,

코끼리는 코가 길다.

적외선 데이터 꾸러미는 코가 길다.

로 치환되어야 할 것 같은데, 이건 말이 안되지 않느냐? 같은 식의 발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쪼록 이쪽에 좀더 잘 아시는 분들께서 계신다면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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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스틴이 감각지료 이론을 직접성과 간접성의 구분을 퉁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논의하겠습니다.

조금 명확하게 바꿔본다면

직접적 지각은 '대상이 어떠함'이라고 기술될 수 있는 지각입니다.
간접적 지각은 '대상이 어떻다고 보임'이라고 기술될 수 있는 지각입니다.

그러면 밑의 문제들은 '대상이 어떻다고 보임'에 따라 나올 수 있어야만 합니다.

  1. 당시에 수는 지각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풍조가 있었습니다. 분석, 종합 구분이 바로 그것이죠. 이것에 따라 보면 '명확한 수'를 갖는다는 게 이상합니다.

  2. 간접적이라면 우리가 본 것을 물질적 대상에 귀속시킬 수 있는지 묻는 것 같습니다. 이는 같은 종의 다른 개체에도 적용될 수 있어야 하는데, 정당화가 필요하다는 것 같습니다.

  3. 지각한 것이 물질적 대상의 전부인지 묻는 것 같습니다.

  4. 오로지 간접적으로만 지각한다고 하면 우리는 물질적 대상을 전혀 지각하지 못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물질적 대상을 관찰하지도 않는다는 역설에 도달한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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