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편입 면접을 보는 데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제가 편입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학과 교수님의 관심분야가 분석철학, 언어철학이더라구요.
학부생이니까 아무래도 높은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실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제가 철학에 관심이 있어서 개론서 수준의 책을 몇권 읽거나 한 것밖에 없어서 고민이 많습니다. 분석철학 쪽은 스티븐 P.슈워츠의 <러셀에서 롤스까지 분석철학의 역사> 반 정도까지밖에 되지 않습니다. 괜히 야매로 아는 척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제가 관심 있는 분야로 말씀드리는 게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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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솔직함이 가장 나은 전략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상대가 전문가인 이상, 어설픈 과장/설명은 a) 상대로 하여금 나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b) 그 결과, 실제 내가 어렴풋이 아는 것보다 더 모른다, 판단하게 만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또한 학부 편입이시라면, 학부 교수님이 그 분만 계신 것도 아니고....여러 분과가 있을 것이기에 좀 더 범용적인 질문을 하실 것 같은데, 그런만큼 좀 더 범용적인 답변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제 이야기는 (편입 면접을 경험해보지 못한) 일반적인 답변이기에, 보다 정확히 아는 분이 있다면 그 분 이야기도 들어보심이 어떤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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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Mandala 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아마 분석철학을 전공하시는 교수님이라고 해도, 입학이나 편입 면접에서 분석철학의 전문적인 지식을 갑자기 요구하시지는 않을 겁니다.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철학이 얼마나 분과에 따라 차이가 큰 학문인지를 누구나가 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개인적으로 슈워츠의 책은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책에 나온 지식 정도로도 분석철학의 고전적 쟁점을 둘러싼 어지간한 내용은 다 커버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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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분석철학 쪽으로 관심을 내비치는 수준 정도면 충분할까요? 이렇게하면 그래도 가산점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분석철학’이라는 분야 자체를 너무 신경쓰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교수님이 묻는 질문에 대해 분명한 주장과 근거를 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Mandala 님의 말씀처럼, 어설프게 분석철학 지식을 내비치는 것보다는,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하게 구분해서, 자기 주장의 논지와 이유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 있게 비춰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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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 그렇게 준비해봐야겠네요

위의 말씀들이 전적으로 맞습니다. 다만, 어떤 공부를 해 오셨는지 알지 못해 도움이 될 만한 첨언 하나를 남깁니다.

‘분석철학’이라는 분야가 실재하는지를 차치하고서라도, 이른바 분석철학자들의 철학에 관한 접근은 문제 중심적인 편입니다. ‘비분석적’ 학파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철학을 문제들로 나누지만, 이 문제들을 규정하는 방식에 있어 분석철학자들이 더 관심이 많고, 또 잘 규정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적어도 어떤 문제가 철학의 문제이며 그 중에서도 어떤 세부 문제인지 이해하는 것은 분석철학자들과 대화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점에 재한 자신의 이해가 부족하다 여겨지실 경우 주제 중심의 철학 개론서를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장 고전적인 것은 러셀의 《철학의 문제들》(“철학이란 무엇인가”로 번역되기도 합니다)입니다. 호스퍼스의 《철학적 분석은 어떻게 하는가?》와 네이글의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보다 근래에 쓰인, 역시나 표준적인 입문서입니다. (후자가 좀 더 가벼워요.) 최근 출간된 책으로는 《청소년을 위한 철학 핵심 가이드》가 잘 쓰인 책입니다.

이 책 중 하나를 읽어보시는 것은 비단 ‘분석철학’뿐 아니라 다양한 철학적 흐름을 간명히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면접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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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졸업 면접/대학원 면접이 아닌 편입 면접이잖아요? 철학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는 지식을 뽐내는 자리보다는 열정을 보이는 자리일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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