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제가 그다지 전문가는 아니지만, @Yulisis 님은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글을 쓰시는 데 비해 그에 맞는 출처나 개념 정의를 제시하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1) 모든 학문들을 하나의 원리에 따라 통일시키려 했던 시도는 데카르트 같은 대륙 합리론 철학자들의 특징이었다고 일반적으로 이야기됩니다. 형이상학으로부터 시작되어 의학, 역학, 도덕학으로까지 뻗어가는 '학문의 나무'를 그리려 했던 시도의 대표자가 데카르트니까요. 오히려 아리스토텔레스는 각각의 학문들의 종류가 다르다고 강조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철학사가인 프레더릭 코플스톤의 A History of Philosophy 제IV권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습니다.
We can say perhaps that he [Descartes] admitted a distinction between science and skill, between knowing that and knowing how. But there is only one kind of science; and it does not become differentiated into diverse types through differences of subject-matter. Descartes thus turned his back on the Aristotelian and Scholastic idea of different types of sciences, with their different methods of procedure, and substituted instead the idea of one universal science and of one universal method. He was doubtless encouraged to do this by his success in showing that geometrical propositions can be proved by arithmetical means. Aristotle, who asserted tho t geometry and arithmetic constitute distinct sciences, had denied that geometrical propositions can be proved arithmetically. (F. C. Copleston, A History of Philosophy, Vol. IV, New York: Doubleday, 1994, pp. 70-71.)
(2) 헤겔의 『행성궤도론』에 과학적으로 잘못된 내용이 있다는 비판과 헤겔의 자연철학이 철학적으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엄격하게 구별되어야 할 것입니다. 뉴턴이 연금술에 푹 빠져 있었던 사람이라고 해서 뉴턴의 역학이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3) @TheNewHegel 님이 정확히 지적하신 대로, 논리학이란 전제의 참으로부터 결론의 참이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논증의 '형식'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이 논리학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입니다. (가령, 김광수, 『논리와 비판적 사고』, 철학과현실사, 2007, 39-41쪽이나 이병덕, 『코어 논리학: 논리적 추론과 증명 테크닉』,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19, 13-17쪽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논리학 자체는 논증을 구성하고 있는 개별 명제들의 참/거짓 자체는 탐구하지 않을 뿐더러, 논증의 형식에 대한 탐구만으로는 논증을 구성하는 전제들이 지닌 '내용'의 참/거짓을 탐구할 수가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행성궤도론 읽어 보셨나요?"라든가 "자꾸 이해하시지 못하고 말씀하시는데요."와 같은 @Yulisis 님의 발언들은 문제의 소지가 많습니다. 이 사이트에 댓글을 다시는 분들의 상당수가 해당 분야를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입니다. 물론, 전공자라고 해서 언제나 다 올바른 것만은 아니겠지만, 여러 전공자들이 공통적으로 @Yulisis 님의 글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면, 단정적인 어조로 대응하시기보다는 한번 전공자 분들의 견해를 주의 깊게 염두에 두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