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논리학 입문 세미나 (1)

글쎄요. 논의라.... 일단은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서로 많이 알아야 되잖아요. 그래야 논의가 될 수 있습니다. 아리스는 방대한 그의 학문을(300쪽으로 45권 분량) 하나의 법칙 아래 묶어 서술하여 통합을 시도했습니다. 역사상 최초이고 학문을 최초로 구성한 분. 그의 전 분야에 목적론적 세계관이 관통합니다. 시작은 무생물에서 하여 생물, 인간, 윤리 및 사회로 전 분야에 걸쳐 통일된 서술. 즉 물리학에서 시작하여 생물학, 윤리학, 정치학으로 통일법칙을 적용했다는 얘기입니다.

행성궤도론의 문제를 이해하려면 물리학을 전공해야 됩니다. 오늘날 아쉽게도 학문 분야가 너무 세분화되어 철학과 물리학이 완전히 관계없는 것처럼 되어 있는데... 아쉽습니다. 물리학 전공자가 철학에 접근이 반대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 같습니다.

연역추론이 그렇잖아요. 철학자의 로망이 자신이 논증하는게 참이길 원한다는거에요. 물론 모두 아니지만... 여하튼 논증에서 참은 매우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연역을 쓰는데 결과는 ....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제가 그다지 전문가는 아니지만, @Yulisis 님은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글을 쓰시는 데 비해 그에 맞는 출처나 개념 정의를 제시하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1) 모든 학문들을 하나의 원리에 따라 통일시키려 했던 시도는 데카르트 같은 대륙 합리론 철학자들의 특징이었다고 일반적으로 이야기됩니다. 형이상학으로부터 시작되어 의학, 역학, 도덕학으로까지 뻗어가는 '학문의 나무'를 그리려 했던 시도의 대표자가 데카르트니까요. 오히려 아리스토텔레스는 각각의 학문들의 종류가 다르다고 강조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철학사가인 프레더릭 코플스톤의 A History of Philosophy 제IV권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습니다.

We can say perhaps that he [Descartes] admitted a distinction between science and skill, between knowing that and knowing how. But there is only one kind of science; and it does not become differentiated into diverse types through differences of subject-matter. Descartes thus turned his back on the Aristotelian and Scholastic idea of different types of sciences, with their different methods of procedure, and substituted instead the idea of one universal science and of one universal method. He was doubtless encouraged to do this by his success in showing that geometrical propositions can be proved by arithmetical means. Aristotle, who asserted tho t geometry and arithmetic constitute distinct sciences, had denied that geometrical propositions can be proved arithmetically. (F. C. Copleston, A History of Philosophy, Vol. IV, New York: Doubleday, 1994, pp. 70-71.)

(2) 헤겔의 『행성궤도론』에 과학적으로 잘못된 내용이 있다는 비판과 헤겔의 자연철학이 철학적으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엄격하게 구별되어야 할 것입니다. 뉴턴이 연금술에 푹 빠져 있었던 사람이라고 해서 뉴턴의 역학이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3) @TheNewHegel 님이 정확히 지적하신 대로, 논리학이란 전제의 참으로부터 결론의 참이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논증의 '형식'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이 논리학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입니다. (가령, 김광수, 『논리와 비판적 사고』, 철학과현실사, 2007, 39-41쪽이나 이병덕, 『코어 논리학: 논리적 추론과 증명 테크닉』,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19, 13-17쪽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논리학 자체는 논증을 구성하고 있는 개별 명제들의 참/거짓 자체는 탐구하지 않을 뿐더러, 논증의 형식에 대한 탐구만으로는 논증을 구성하는 전제들이 지닌 '내용'의 참/거짓을 탐구할 수가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행성궤도론 읽어 보셨나요?"라든가 "자꾸 이해하시지 못하고 말씀하시는데요."와 같은 @Yulisis 님의 발언들은 문제의 소지가 많습니다. 이 사이트에 댓글을 다시는 분들의 상당수가 해당 분야를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입니다. 물론, 전공자라고 해서 언제나 다 올바른 것만은 아니겠지만, 여러 전공자들이 공통적으로 @Yulisis 님의 글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면, 단정적인 어조로 대응하시기보다는 한번 전공자 분들의 견해를 주의 깊게 염두에 두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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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점점 더 장황해지고 있어요. 논의의 방향도. 다르고요. 제가 무엇을 읽었나요? 하는 질문은 읽어보지도 않고 왜 이러냐는 비아냥이 아니라 무언가를 논의하려면 서로 앎의 배경을 알아야 논의가 된다는 얘기하려한거에요. 그리고 자꾸 얘기의 방향이 빗나가는데... 제가 틸리의 다음 얘기로 재 말을 대신하려고 해요. 대학원생들 모임인지 몰랐어요. 우연히 들어왔는데... 저는 물리학자고 철학은 다년 간 독학했어요. 여하튼 만나서 반갑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학생들을 항상 격려하는 쪽입니다.

'헤겔을 제외하고, 그렇게 방대한 지식을 자신의 체계로 통합시킨 사상가는 고대 중세 근대를 막론하고 없었다. 그의 철학은 학문의 전 범위를 포함한다. ....' 틸리의 얘기입니다. 헤겔은 실패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통합에 성공한 위대한 존경스런 학자입니다.

나이가 있으시니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철학은 독학하기 너무나도 힘든 것 같습니다. 이과는 비교적 독학이 쉬운데, 그 이유는 문제 풀이가 있고, 자신의 답이 맞으면 이해했다는 뜻이죠. 하지만 철학은 그런 게 없습니다 (논리학 같은 경우는 제외하겠습니다.). 옆에서 철학 전문가가 직접 학생이 쓴 글을 읽고, 같이 얘기를 하며 바로 잡아줘야하죠. 그것이 안 된다면, 자신이 뭘 이해하고 있는지, 뭘 놓치고 있는지를 알기가 참 어렵습니다. 물론 크립키같이 독학으로 철학을 마스터하는 경우도 있겠다만... 그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철학을 독학으로 제대로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서강올빼미가 대학원생들을 위한 장이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고등학생도 본 적 있고, 심지어는 철학과 교수님도 글을 쓰시는 것을 본 적이 있네요 (철학 글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대학원생들의 비율이 높을 뿐이죠. 아무튼 나중에 토의할 기회가 생기면 좀 더 끈기있게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Yulisis 님도 철학 전공자가 아니시니,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갖고 토의에 임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틀린 점은 하나씩은 갖고 있고, 틀리는 게 부끄러운 것은 아니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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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반대로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일단 철학을 전공한 분들이 물리학을 공부하기가 쉽겠어요? 반대는 가능한 것 같아요. 관심이 있으니까 철학을 독학한 것이고 물리학 전공이 크게 도움이 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 중에 자연과학이 60% 이상 되는거 아세요? 다들 윤리학과 정치학에 집중하지요. 독학은 가능해요. ^^

안타깝게도 얘기를 장황하게 만들고 방향을 빗나가게 만드는 쪽은 Yulisis 님입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어 표현의 문제도 있지만, 핵심적으로는 (1)주장만 펼치고 있을 뿐 그에 대한 문헌적 근거는 부족하거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2)철학적 언어를 엄밀하게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적 표현으로 바꿔서 말하자면, Yulisis 님은 (1)주장만 펼치고 있을 뿐, 주장을 입증할 실험 결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2)주장을 펼칠 때, 물리학적 언어를 엄밀하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하여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Yulisis님의 주장에 대한 근거 및 주장을 위해 사용된 철학적 언어에 관한 댓글이 따라붙은 것입니다. 이는 논의를 확대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시된 주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논의 범위와 층위를 설정 및 한계 짓는 행위로, 철학계에서 지극히 일상적인 논쟁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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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되풀이되는 "체계"나 헤겔의 자연철학이나 논리학 등의 주제들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분들도 충분하게 지적해주셨고, 저도 이야기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단 한 가지에 대해서만 덧붙이겠습니다.

한 학문에 수십 년 간 몸담으신 학자분이라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어 말씀 드리는 것이 새삼스럽지만, 분야를 막론하고 학문이란 것은 전문적인 훈련 과정을 없이는 해내기가 힘듭니다. 이는 철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리학과 학생들이 수업과 실습을 등을 통해 나의 지식에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고 이해를 체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듯, 철학의 경우도 정통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인도를 통해 내가 어떤 철학을 오독하지 않았는지, 논리 전개에 오류가 없는지 등을 점검하고 훈련받아야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단순 취미가 아니라면) 철학을 독학하는 일에 회의적이며, 여느 학문과 마찬가지로 철학 공부에서도 전문가와의 상호작용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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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학생이면 배우는 단계잖아요. 체득에 힘쓰시기 바랍니다. 나는 철학이 좋아서 독학한 것이고 9년 되었어요. 전문가는 바로 책이 있잖아요. 이 지식으로 책을 두 권 만들었고 지금은 온톨로지에 대해 연재하고 있어요. 지식의 오류를 받아들이려면 지식이 필요해요. 자기 지식을 주장하려 해도 지식이 필요하고, 논지는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유명한 철학자라고 해서 무턱대고 그의 것들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안됩니다. 물론 이것도 지식이 관건입니다. 헤겔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합니다. 그 이유가 있어요. 헤겔의 공헌은 마르크스를 낳게 했다는 것 말고는... 역사철학은 콘 공헌이라고 인정하지만 어쩐지 헤르더의 것을???

철학과 학생이면 배우는 단계지만, 비전공자는 배우지도 않은 단계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9년은 그렇게 높은 숫자가 아닙니다. 애초에 철학 능력과 연수는 크게 상관도 없고요.

책을 두 권 쓰셨다고 했는데, 책 출판은 아무나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정받는 철학 저널에서 출판한 것이죠. Yulisis님은 인정받는 철학 저널에서 출판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으신가요? 예를 들어, Yulisis 님이 헤겔의 자연철학이 근대 물리학을 이해 못해서 생긴 모순이다 -- 이 주장을 Hegel-Studien이라던가 하는 저명한 저널에 한 번이라도 실린 적이 있나요? 아니면 아리스토텔레스의 통합이든 뭐든, 저명한 아리스토텔레스 저널에 실린 적이 한 번이라도 있나요? 비학계 출판사에서 책 몇 권 쓰셨다고 이렇게 주름 잡는 건 아니길 바랍니다. 그럼 너무 실망할 것 같네요.

또, 여기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전 저명한 철학자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스피노자 주의로 유명한 예일 대학교의 마이클 델라로카, 이 사이트에서도 칸트 학자로 가끔 언급되는 토론토 대학교의 닉 스탱 등과 같은 사람들 말이죠. 하지만 이 사람들 중 Yulisis님만큼 자신만만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 안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대화를 할 때 "나는 너와의 대화를 동료의 대화로 취급한다" 와 같은 말들을 하며 본인들을 낮추기 바빴죠. 아무도 "내가 맞으니 내가 말하는 지식을 체득해라" 와 같은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죠. 이는 20대인 저도 아는 사실입니다. Yulisis님도 하루 빨리 이 사실을 체득하는데 힘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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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저널에 논문을 내지 않으셨으면, 철학에 권위가 없으신 겁니다. 하지만 철학에 권위가 없으셔도 제대로 된 논증이 있다면 상관이 없죠. 하지만 논증을 제시하시도 않으셨습니다. 권위 없는 사람이 논증 없이 들어보지도 못한 주장을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 -- 이게 제게 비춰지는 Yulisis님의 모습입니다.

더 이상 할 말은 없을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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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읽지 않고 자꾸 논지를 해라 뭐를 해라 하니 피곤한 거에요. 그럴듯한 포장 속에 글이 숨어 있는 거 모르세요? 그 맛에 취해 있는거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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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isis 님,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다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 "난독증, "글장난", "뭐를 한다" 같은 표현들은 서강올빼미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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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전문가라 했나요? 여기가 헤겔 전공한다고 대단하다는 소리를 들어야하는 곳인가요? 그래야 맘이 편하고 공부안해도 나는 헤겔 전공이니까??? 헤겔 전공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게 내 생각이에요. 시간 낭비니까.. 차라리 칸트를 하세요... 이런 것들은 내 의견이에요. 의견도 못 냅니까? 그리고 전문 용어 써 가면서 학자연 하지 마세요. 학생들이 거기에 먼저 취하는 경향이 있어요. 철학도 얼마든지 쉽게 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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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미 다 정리된 판에 한발 얹는 느낌이기는 하지만, 헤겔의 자연철학 혹은 '자연-형이상학'과 관련해서는 Brigitte Falkenburg라는 학자의 'Die Form der Materie, Zur Metaphysik der Natur bei Kant und Hegel' (1987, Athenäum)이라는 연구서를 참고해볼 수 있겠습니다. 1830년 '엔치클로페디'의 자연철학을 기반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고요, 나름 헤겔의 자연철학과 관련해서도 권위가 있는 책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 길고 길었던 댓글 논쟁과 관련해서는 5장 2절을 참조해볼 수 있겠습니다 (209-230쪽).

이 저자는 베를린 공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빌레펠트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또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는 분자물리학으로 이학박사학위(Dr. rer. nat)까지를 취득한 사람입니다. 영역 간 전문화가 극심한 요즘, 오늘날의 자연과학 연구와 관련하여 자연철학을 연구하는 데에 있어서 흔치 않은 이력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이 돼요. 커리어를 간단히 살펴보면 아직 철학 뿐만 아니라 자연과학 또한 왕성하게 연구하고 있는 분으로 보입니다.

문제가 되었던 뉴턴에 대한 헤겔의 비판과 관련하여 저자의 평가가 섞여 있는 한 구절을 인용해둡니다.

Man kann hegels naturphilosophische Entwicklung seiner Begriffe für Raum, Zeit und Materie wegen der scharfsinnigen Newton-Kritik, die aus ihnen folgt, und ihrer Offenheit gegen Konzepte der heutigen Physik rühmen - dies macht Hegel nocht nicht zu jemand, der den physikalischen Zusammmenhang von Raum, Zeit und Materie, den die Spezielle und Allgemeine Relativitätstheorie aufdeckten, erkannt und deren Grundbegriffe vorweggenommen hätte (221).

"헤겔이 자신이 공간, 시간, 물질에 관해 가졌던 개념들을 자연철학적으로 전개하면서 발전시켰던 것은, 그에 따르는 통찰력 있고 명민한 뉴턴에 대한 비판과 관련하여, 그리고 오늘날 물리학의 구상들에 대하여 갖는 그것의 개방성으로 인해 기릴 만하다. - 그러나 이것이 헤겔을,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이 밝혀냈던 저 공간과 시간과 물질 사이의 물리학적 연관관계를 인식하고 또 그 근본개념들을 선취했던 이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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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의 저작을 재미있게 의미깊게 읽어본 학생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좋아하시는(?) 부분이나 전공을 알리시는 부분에서 추측하였는데 프로필의 성함을 보니 맞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지성을 매우 존중한다’고 저자 프로필에 항상 쓰시지요. 그런데 이글의 토론에서 건전하게 논쟁하려고 하는 분들을 <학생>이라는 신분과 젊은이의 착각 정도로 오도하시는 것은 전혀 그러한 태도로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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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과 관련된 선생님 의견에 일부 동조하는 사람이라도 선생님 의견의 개진 방식이 이곳 취지와는 다른 것 같네요. 철학은 주장을 열거하는 일이라기보다는 논증을 통해 정당화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철학을 하려는 자라면 제아무리 지식이 많고 학식이 깊은 자라도 근거를 요구하는 초보자에게 그만큼의 논거를 제시해야만 하는 고단한 책무가 주어지지요. 말씀처럼 이곳에는 철학도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면면은 다양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주장에 대해 성실히 근거를 제시하고 혹은 상대의 주장을 논증으로 재구성하여 비판하는 과정이 기본적인 의사소통 방식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논증은 철학에 있어서 일종의 공용어인 것이지요. 철학의 시발이라 할 플라톤의 묘사대로 이름에서만 같지 그 이름을 통해 이해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토론의 시작이니까요.
철학도라면 말씀처럼 텍스트를 직접 읽어서 그에 대한 지식을 많이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그런 텍스트를 어떻게 읽고 있는지 설명하고 또 나아가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논증하는 연습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기에 철학적 설득을 시도하는 자의 입에서 나오는 “당신 이것 읽어는 봤어?”는 큰 의미가 없는데, 그것은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이 기본적인 것도 때로는 논쟁의 대상이 되긴 합니다. 그런 때는 그러나 매우 조심해야겠지요, 자칫 상대를 지적으로 완전히 무시하는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앞서 길게 답글을 달았던 다른 선생님들도 율리시스 선생님처럼 말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그들이 저렇게 공들여 길게 답한 이유는 선생님의 의견처럼 화려한 언어로 무지를 치장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것이 그들에게 익숙한 소통 방식이며 그렇게 해서야만 일말이라도 의미가 전달된다고 믿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선생님께서 지식을 나열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것은 상관없습니다만 다른 철학도들의 노고를 전혀 이해 또는 인정하지 못하면서 여기에서 기본적인 토론을 기대하시는 것은 무리입니다. 이곳에서의 토론은 물리학에서의 토론과 사뭇 다릅니다. 그곳에서 어떤 것을 물리적 사실로 성립시킬지가 데이터와 수식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여기서는 그러한 사실의 정당화, 그 원래 의미에서의 연역Deduktion이 주된 주제이니까요.
부디 건설적인 토론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를 존중해야겠지요. 철학사적 지식을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철학해보려고 한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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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이 정지된 회원이지만 프로필에 이름이 나와 있어 검색해보니 아래 링크의 저자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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